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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월 마을탐방인터뷰
민 ․ 관 ․ 학이 힘을 합해 만드는 교육 공동체
– 남구 온마을학교 주민주체형 학교 <독서치료연구회>를 만나다
남구 온마을학교는 2016년 시작되었다. 남구에서 처음 시도하는 사업이면서 인천광역시 전체에서도 최초로 운영되는 마을학교이다. 2016년, 총 21개의 마을학교가 운영되었으며 2017년 올해에는 35개 마을학교가 남구 마을 곳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남구 온마을학교는 민 ․ 관 ․ 학이 교육공동체를 형성, 마을의 다양하고 우수한 교육자원을 발굴하고, 학교 밖 교육활동을 지원함으로써 공교육을 보완하고자 하는 뜻에서 만들었다. 학교와 마을이 하나 되는 ‘아이들이 행복한 남구교육 공동체’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남구 온마을학교에서도 주민주체형 마을학교 –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동아리에서 직접 운영하는 마을학교- 중 하나인 <독서치료연구회(김은미 ․ 김은화 ․ 황은주 님)>를 만나 그동안에 활동 이야기를 들었다.
Q. 독서 심리 프로그램은 언제 시작되었고 동아리로 어떻게 모이셨나요?
김은미 – 작년 독서치료연구회에 있는 소모임에서 알게 되어 일 년 동안 모였습니다. 그리고 올해 년 초에 남구 온마을 학교를 알게 되어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Q. 남구 복사꽃어린이도서관에서 아이들을 만나는 독서치료프로그램을 하셨는데 아이들과 어떤 내용으로 만나오셨나요.
김은미 – 독서 치료에는 3단계 원리가 있어요. 동일시, 카타르시스, 자기 통찰이나 성찰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자기 성찰 단계라 할 수 있는데요. 수업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적용을 하는 시간에 나만 힘든 게 아니었음을 알게 됩니다. 책 주인공이 상황 속에서 겪으며 나타내는 생각, 행동, 특히 감정들을 보면서 스스로도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결국에는 자존감과 자아 긍정성을 높여주는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아이들을 만날 때 활동이 지루해지거나 인지 쪽으로 가면 싫어하는 표현이 금세 드러나요. 책이 주는 긍정적인 에너지들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줘야 아이들이 잘 받아서 적용할지가 고민이지요. 그동안 12차시 수업을 하면서 동적인 활동과 정적인 수업을 적절히 하면서 아이들을 만나왔어요. 항상 다른 책으로 만나지만 더 깊이 이야기하는 책도 있고 살짝만 이야기하는 책도 있어요. 한 시간 반 수업하면서 30분에서 40분 정도는 책 읽고 이야기 나누기, 30분에서 40분 정도는 책 읽고 활동하기 후 소감 나누기를 하는데 중간 중간에 아이들 분위기가 산만할 때나 다운 되었을 때 상황에 어울리는 게임을 하면서 수업을 합니다.
Q. 활동하시면서 어려운 점이 있으셨다면 어떤 게 있으세요.
김은화 – 초등학교 1학년에서 3학년까지 통합수업을 하는데 학년이 섞여 있어서 유치원을 갓 졸업한 1학년 친구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몰라 어려워하는 점이 있었어요.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데 저희도 조금 어려웠어요. 그리고 안전문제가 있어요. 아이들이 천진난만하다보니 에너지가 많아서 책상이나 이런데 부딪혀서 다칠까봐 걱정이 돼 이야기를 합니다.
황은주 – 아이들이 독서치료수업이니까 감정을 발산해야 하는데 수업하는 장소가 도서관이다 보니 아이들도 눈치를 보고 자제를 시키는 점이 있기도 합니다.
김은미 – 저희가 책을 읽어줄 때 선생님 근처에 올 수 있는 아이들은 한정적인데 서로 밀치고 자리를 자치하려고 하다 보니 정작 중요한 것을 놓쳤을 때가 아쉬웠어요.
Q. 전에 이야기해주신 독서치료의 3단계가 어떻게 적용되어 수업이 진행되는지 궁금합니다.
김은화 – “내 말 좀 들어 주세요”라는 책이 있어요. 우리들은 아이들을 쉽게 판단해요. 너는 왜 이렇게 느리니 또는 시끄럽니, 산만하니 이렇게요. 그런데 이 책에서는 아이들을 대변해줘요. 아이들은 엄마에게 계속 부정적인 자극을 받았는데 책을 통해 활동하면서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해요. 동시에 간접경험인 책을 통해 나와 같은 애들이 있는데 책 속 주인공은 이렇게 이야기 해주네 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끼지요. 책은 참 무한한 힘이 있는 것 같아요.
김은미 – 어떤 상황이 왔을 때 이렇게 한번 해봐야겠다는 것을 일깨워 줘요. 적용을 하면서 안 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다시 한 번 해 보자는 힘을 수업을 하면서 주려고 노력하지요. 다시 도전하는 힘을 실어주는 것입니다.
Q. 수업하시면서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요.
황은주 – 전 아이들이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는 것을 이번수업을 통해 알게 되었어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면 책의 내용을 좀 더 자세히 들으려고 책상 위까지 올라와 선생님 옆으로 다가와요. 책의 내용에 귀를 기울이고 눈빛을 반짝거리며 집중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정말 좋았던 거 같습니다.
김은미 – 수업 중에 아이들이 책이 재미있다고 할 때 기분이 좋아요. 책 안에 모든 것이 들어 있는데 아이들이 그걸 다 가져가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거든요. ‘너하고 내가 이 책을 가지고 통한거야’ 라는 마음이 들기도 하고요.
김은화 – 오히려 하기 전에 제 조바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해주고 호응해주는 게 너무 예뻐요. 오히려 저희가 사랑을 주러 왔다가 사랑을 받고 있었어요.
Q. 기억에 남는 친구나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황은주 – 수업에 들어오려고 보니 칠판에 아이들이 “선생님 하트, 사랑해요”라고 써놓고 “제작 누구누구”라고 적어 놓았어요. 그리고 “도서관 수업 너무 좋아요, 재미있어요”라고 말할 때도 있고요. 항상 먼저 와서 우리를 맞이해주는 아이들이 있어 많은 힘이 되기도 했습니다. 자기 간식인 초코파이랑 젤리 같은 것을 선생님 드시라고 칠판 위에 올려놓기도 했는데 그 마음이 너무 예뻐서 가슴이 따뜻했던 기억이 있네요.
김은미 – 한 친구는 스킨십을 좋아해서 항상 안기는 아이도 있었고 발표 잘 하고 적극적인 친구도 있었어요. 수업을 하다보면 목표치를 잘 따라주는 아이도 있었지요. 수업에 애정을 많이 드러내는 친구가 기억에 가장 남을 것 같아요.
Q. 남구 온마을학교에서 활동하시면서 동네 일상에서 변화한 점은 무엇인가요.
김은미 – 여기 동네를 다니다가 보면 아이들이 “선생님” 하면서 인사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 친구가 먼저 나를 알아봐서 엄마한테 선생님이라고 이야기하고 그럼 그 때 제가 봐서 “ 나 맞아, 안녕! 빨리 인사해도, 괜찮아.”라고 말했지요. (웃음) 아이들을 동네에서 마주치게 되면서 선생님을 반가워하며 아는 척을 할 때 더 많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황은주 – 수업이 거듭될수록 아이들을 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진 거 같아요. 예전에는 공공장소에서 예의가 없거나 거칠게 행동하는 아이들을 보면 저 아이는 문제가 있다는 생각으로 봤는데 이제는 저 아이가 왜 이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을까로 접근하는 것으로 달라졌어요.
Q. 온마을학교는 마을에서 아이들을 함께 키우자는 의미인데 지역에서 어떤 활동을 더 하고 싶으세요.
김은미 – 수업이 끝나면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어머니들께 서로의 색깔을 지켜낼 수 있게 해달라고 말씀드렸어요. 어머니뿐만 아니라 저도 조력자이지요. 아이들에게 자기를 지킬 수 있는 마음이 생기게 도와주는 일을 하고 싶어요.
김은화 – 이름이 온마을학교잖아요. 아이들과 연계하면서 많이 배우고 체험을 할 수 있는, 에너지를 나누는 사이가 되고 싶어요.
황은주 – 독서치료프로그램에 처음 참여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깊이 있게 수업이 진행된 거 같아요. 수업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기회가 된다면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Q. 향후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김은미 – 올해 2학기를 준비하고 있는 중이에요. 내년에는 차시를 조금 줄이고 다른 재능을 가지신 분들도 모이게 하고 싶어요. 온마을 학교가 아이들에게 주는 다양성을 충족시키는 수업을 하고 싶어요.
김은화 – 어머니들이 이 프로그램을 좋아하시더라고요.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똑같은 수업을 하고 싶어요. 독서 프로그램은 365일 할 수 있어요. 모든 책이 다양하고 그 책을 통해 놀이를 할 수 있거든요. 이 프로그램이 계속 이어져 갔으면 좋겠어요.
남구 온마을학교의 주민주체형 학교는 모두 4개이다. “주인공”(주고받는 인천시민 공정거래 나눔), “꿈항아리”, “한세종리더십연구회”, “독서치료연구회”이다. 주민주체형 마을학교에 선정되어 마을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남구의 동아리이다. 각 동아리는 남구평생학습관에 동아리 등록 후, 남구온마을학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주민주체형 학교 이외에도 독특하고 흥미로운 교육 콘텐츠를 보유한 기관 및 단체와 함께 하는 ‘기관․단체형’, 거점 공간을 활용하여 많은 인원 수용 및 다양한 프로그램이 용이한 ‘거점형’ 마을학교를 운영 중이다.
2017년에는 지역주민, 학교 선생님, 각 동 ․ 주민센터, 지자체 공무원, 교육청 장학사가 함께 모여 마을교육을 함께 논할 수 있는 ‘온마을학교 네트워크’를 통해 청소년에 대한 다각적인 시선의 접근으로 – 집 안에서의 청소년, 학교 안에서의 청소년, 지역 안에서의 청소년- 청소년 문제 및 교육에 관한 심층적인 논의를 할 예정이다. 마을과 더불어 성장하는 아이들과 동네 어른들이 선생님이 되어 만나는 남구 온마을학교가 마을공동체의 텃밭이 되길 바란다.
글 홍보담당 / 사진 남구 온마을학교 독서치료연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