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업데이트 : 31/10/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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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카페 빙고 + 건축재생공방

  아카이브 카페 빙고 + 건축재생공방                                      이의중 님을 만나다   2016 마을탐방인터뷰에서는 중구 중앙동에서 <아카이브 카페 빙고>를 열고 <건축재생공방>을 […]
Written by: doog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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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카페 빙고 + 건축재생공방

                                     이의중 님을 만나다


  2016 마을탐방인터뷰에서는 중구 중앙동에서 <아카이브 카페 빙고>를 열고 <건축재생공방>을 하는 이의중 님의 <빙고>를 만들기까지와 마을의 옛스러움을 지켜나가는 이야기를 1부(10월), 2부(11월)로 나누어 소개하고자 한다.

  1부는 자본이 마을에 들어오게 되면 어떤 결과를 낳게 되는지 인천과 군산 등의 사례를 통해 그리고 <빙고>를 만들면서의 이야기를 통해 듣는다. 2부에서는 <빙고>를 통해 지키고자 하는 가치와 우리 세대에서 또는 다음 세대에서 마을의 건물을 어떻게 바라보고 유지 ․ 보존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한다.


자기소개와 살던 동네 이야기를 해주세요.


20여년 유년 생활과 청소년기를 보낸 동네의 재개발을 보며

– <건축재생공방>을 하고 있는 이의중이고, 제가 <건축재생공방>을 하게 된 동기부터 이야기하자면 그런 게 있어요. 저는 어렸을 때 우리나라 집합주택 1세대인 주공아파트에 살았고, 70년대에 지어진 동네, 잠실에 살았어요. 20년 정도 유년생활을 보냈는데 어느 날 재개발을 하더라고요, 그 안에 학교, 공원, 나무들도 있었고 친구들도 그 안에서 만났는데 한순간에 학교까지 싹 없어졌어요. 그런 공간들이 다 없어지면서 상실감을 느꼈습니다. 친구들이랑 오랜만에 한번 가보자 했는데 마침 철거를 하고 있던 시점이어서 마음이 아팠어요. 부모님과 주변 어른들은 땅값이 오르고 재산가치가 높아지니 개발됨이 좋다 라고 말씀하셨지만 그 당시 저에게는 큰 충격이었고 상실감은 생각보다 컸어요.


컴퓨터 파일이 싹 지워지듯 없어지는 건축보다는

  그 때가 대학교 재학 중이었는데 건축과를 다녔지만 사실 건축에 대한 큰 뜻은 없었어요. 그 때 동네의 재개발을 보며 고쳐 쓰는 건축을 했으면 좋겠다. 한 번에 컴퓨터 파일이 지워지는 것처럼 싹 없어지는 게 아니라 기억들이 남아있는 것들을 지켜가고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건축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건축을 그런 쪽으로 생각하면서 취업을 하려고 알아보던 중에 당시 2004년에는 외관은 그냥 놓아두고 안에는 새로 고치는 인테리어 디자인이 굉장히 유행했어요. 첫 직장으로 한남동 유엔 빌리지에 나름 이름 있는 회사에 들어갔는데 일을 하다 보니 또 다른 한계를 느끼게 되었어요. 비포 애프터 성형이 확실해야지만 성과가 좋은 것으로 정해져 있고 기존의 것은 제하고 모두 트렌디하고 핫한 것으로 바뀌어야 잘 나가는 사무실이 되더라고요. 거기에서 1년 을 일하고 이것도 좀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 때 고민과 방황을 했어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주위에 선후배들과 연락도 하고 고민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일본 같은 경우에는 오래된 건물을 잘 보존하고 그 안에 유지하면서 새로운 젊은 시도와 움직임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처음에는 여행을 가보자 였어요.


  또 하나는 어떤 식으로 공부할까, 고민을 하다 보니 우리나라는 동아시아 지역에 있잖아요. 동아시아 지역은 중국도 그렇고 일본도 그렇지만 목조건축을 중심으로 발전된 목조 건축기술이 있어서 지금 목조건축으로는 어떤 기술이나 보존 ․ 복원 ․ 재생을 어디에서 배울 수 있을까 보니 일본과 부합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그래서 일본에서 학교를 나오고 경험을 하다가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그 후 연구기관에 있으면서 우리나라에서 하는 건축 재생사례들을 보게 되었어요. 그 중에서도 유독 인천 같은 경우에 지역이 갖고 있는 역사적인 자원과 자산이 있는데 이것들이 사장(死藏)되고 있는 것 같아, 먼저 현장으로 뛰어들어 건축적으로 그런 가치를 알리는 일들을 하면 나중에 보람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개인적으로는 미래의 일거리라고 생각되어 그래서 인천으로, 연고가 없지만 2015년부터 시작하게 되었어요.

2015년에 1월에 회사를 만들었고, 그 때부터 계획을 준비하고 처음으로 한 작업은 빙고(氷庫)이고 8월 정도에 공사가 마무리되었고 9월 달 쯤에 정식으로 오픈했어요. 최근에 일주년을 맞이해서 소소하게 이벤트도 했습니다.



  <아카이브 카페 빙고>를 알리는 입간판이 골목어귀에 있는데 처음에 저는 여기까지 찾아오는 게 쉽지는 않더라고요. 좁은 골목에 위치한 얼음 창고에 카페와 작업실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인천 말고 타 도시에 후보지가 있었을 텐데 여기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일본에서 돌아와 연구기관에서 일하면서 북촌에서 활동을 했어요. 도시 연대에서 아는 형과 친구들과 사회적 기업 만들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고요. 한옥지킴이 분들과 같이 하기도 하고 목공하시는 분들, 장인 분들과 같이 했었지요.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아직 힘이 없고 사회적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은 상태에서 공간의 옛날이 주는 옛스러움을 트렌드로 엮어서 상업적으로 들어가면 동네가 급속도로 망가지더라고요. 북촌에서 논문도 쓰면서 계속 지켜봤는데 몇 년 사이에 서울시가 보수하는 것을 지원하고 천 억 이상의 돈이 들어가 보수가 되고 마을이 정돈되니까 상업이 바로 들어가더라고요.


내가 씨앗을 뿌려 나무가 될 수 있는 터전 만들기

  북촌이 그런 자본들이 한번 훑고 가면 더 이상 뭔가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는 동네가 되어버리는 거예요. 금액 자체가 너무 뛰어버리니까. 저처럼 젊거나 새로 시작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어렵잖아요. 조그마한 한옥에 들어간다고 하고 20평짜리에 들어가려고 해도 7-8억이 넘으니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고. 그렇다고 거기에서 일을 열심히 하면 어떻게 보면 좋지만 우리들에게 보상이 오는 게 아니라 고스란히 건축주에게 가는 것에 대한 반발심도 있었고. 그래서 주인의식을 갖고 내가 들어가 뿌리를 계속 내릴 수 있는 터전이 필요하겠다, 씨앗을 뿌리고 나무가 되어서 그러려면 좋겠다. 일정 기간 동안은 동네의 지가나 이런 것들이 급속하게 움직이는 트렌디한 동네 같은 경우에는,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시내에서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후보지를 봤을 때는 군산도 봤었고, 목포, 부산도 봤었어요. 대표적으로 그런 동네들은 부산은 관 주도로 굉장히 열심히 했어요. 그래서 관련된 기업들이 자리를 먼저 잡았어요. 나름대로 부산에 지금 남아 있는 건축물과 경사면에 지어진 건축물은 의미가 있지만 그것 자체가 굉장히 퀄리티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도시는 매력적이어야지 경쟁력이 있고 지속가능하고 사람들이 계속 살고 싶어 할 텐데 눈으로 볼 때는 부산의 경관들이 굉장히 보기 좋을 데가 있어요. 페인트만 칠해도 효과를 금방 볼 수 있기는 부분이긴 한데 건축적인 측면에서 시멘트 블록 같은 걸로 피난 이후에 지어진 건축물이기 때문에 자재에 대한 질이나 건물을 지을 때의 퀄리티가 그렇게 높지 않아요. 빠른 시간 내에 저비용으로 대단지를 만들려고 했고 피난민들이 살기 위한 주거이기 때문에 경사지에 되어 있어서 처음에는 어떨지 모르지만 지속적으로 할 때 건축 작업으로 퀄리티를 높이는데 쉽지 않은 부분이 있겠다라는 판단을 했고 과연 이게 우리나라는 한옥이 정체성의 정도(正道)이다 라고 전부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 안에 살았고 가장 오랫동안 사용했던 목재를 이용한 나무 기술을 가지고 하는 건축은 보편적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목포나 군산 같은 경우에는 같이 고민했었습니다. 목포는 한옥도 많이 남아있고 근대적 건축물이 많이 남아있어요. 군산은 근대건축물이 밀집되어 많이 남아있었는데 제가 생각해 두는 차에 벌써 바람이 불었어요. 그런데 이제 자본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니 영역이 너무 좁은 군산 같은 경우는 한 번에 훅 물살을 타더라고요. 특히나 전주 한옥 마을에서 재미를 보신 분들, 자본들이 모여 동네의 지가(地價)가 확 올라가고 그런 부분들을 봤어요. 뭔가 갑자기 올라가는 데는 물론 빨리 성장을 하겠지만 재미있는 시도를 할 수 있는 타이밍 부분이 날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후보지에서 제외가 되었어요.

  인천 같은 경우, 서울이랑 근접하지만 근접하면서도 버려진 땅이었고. 서울에서는 인천을 마음속에서 왠지 조금 기피하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하지만 그래도 역사가 있는 것들이 연결되어 있고 1호선이랑 가깝고 그 끈을 놓지 않는 것이 있어요. 여기 인천 같은 경우에는 산업시설들이 굉장히 많이 있는 것을 봤어요. 사실은 그 마을이 바뀌는 것들은 주민들을 통해서 동네가 아기자기하게 바뀌는 것도 있지만, 크게는 산업이나 기업이 같이 움직여야지 조금 더 굳건해지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자본이 훑고 가면 더 이상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는 동네가 되어버려요.

 인천은 신포동이 “젠트리피케이션 오네.” 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래도 그렇게 크게 다른 지역에 비해서 서촌 같은 경우, 두 세배는 금방 뛰니까. 평당 오 천만원 하면 주거로 사용할 수 없잖아요. 사람이 살 수 없는 마을이 되어버려요. 돈을 가진 사람은 그 시절에서는 돈을 벌 수 있겠지만은 길게 봤을 때는 마을로서는 매력을 떨어뜨리는 일이거든요. 사람들이 생활하고 커뮤니티가 있고 마을을 꾸미는 이런 모습이 아기자기하게 설켜 있어야 하지 상업적으로 리모델링을 깨끗하게 해서 똑같은 간판 걸고 하게 되면 지금 당장 일 이년은 깨끗해 공무원의 성과가 잘 나오지요. 그러나 마을로 봤을 때는 굉장히 힘든 거지요. 지가가 크게 떠올랐던 곳은 젠트리피케이션을 겪으면서 이대나 홍대라든지 땅값이 세게 떨어지는 상황인데. 그런 것들은 우리 세대가 아니라 우리 다음세대가 타격을 받을 수도 있는 것인데 그런 부분에서 인천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는 아직 시간도 있고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 정착하면 임대방식이 아니라 매입을 하던지 아직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기대를 갖고 있어요. 임대해서 어쩔 수 없이 작업하는 것이 보편적이겠지만 조금 더 생각하면 마을로 봤을 때는 아무래도 소유하면 청소를 한 번 하더라도 더 하고 건물을 고칠 때도 “당장 페인트만 칠해서 대충 쓰면 돼.”가 아니라 잘 고쳐서 오래오래 쓸 거니까. 이런 마음가짐으로 오래오래 쓸 겁니다. 동네에서 도로를 새로 깔면 또는 간판 개선 사업을 하면 세 들어간 집이라면 내가 받을 수 있는 것은 받아야지, 페인트칠하면 그거 해야지 이렇게 된다고요. 자기가 쓰는 동안에는 자기가 누릴 수 있으니까. 그런데 본인이 소유자가 되고 마을에 사는 사람이 되고 그 길을 누리는 사람이 되면 쉽게 결정을 못 할 거예요.


백년 된 건물에서 후대에 이어 이백 년, 삼백 년 된 건축물들이 있는 마을로

 도시에서 원도심이 매력 갖는 매력을 어디에 있다 보시나요.


  공간들이 가지고 있는 것은 현재 살고 있는 개개인의 추억, 위로를 받는 장소가 될 수 있는데. 지금 시점에서 우리가 보면 그렇지만 길게 보자면 지금 이 마을에는 한 백여 년 정도 가까이 된 건물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우리가 이걸 잘 지켜서 다음 세대에 넘겨지고 그게 잘 지켜지면 이백 년, 삼백 년 된 건물이 많이 남아있는 마을이 되는 거예요. 건물이 가꿔지고 사용되어지고 생활의 때가 묻기도 하고 생활에서 변형이 되겠지만 사람들은 아직은 백 년 가지고 소중함을 모르는 것 같아요. 그러나 이백, 삼백 년이 되면 선대에 대한 존경심이라든지 애정이라든지 유럽의 다른 마을처럼 이런 게 커뮤니티도 더 강해지고. 그래서 다른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매력을, 사람을 모을 수 있는 그런 매력적인 마을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 시작한다고 해도 지금 콘크리트로 송도신도시를 만들어도 백 년, 이백 년 뒤에는 어떻게 될까 생각을 하면 사실 답이 안 나와요. 인구감소와 경제활동의 저하는 가속화되는데 강제공조에 의지한 유리빌딩들은 유지보수조차 어려워 질것이고 콘크리트의 풍화 때문에 오십 여년에 다시 부수고 지어야 할 텐데 다음 후대들은 몇 억씩 돈을 내야하고. 개발하는 시행사 경우에는 지금 50층으로 지었으면 70층을 지어야지 개발 이익이 나올 테고, 후대는 그만큼 부채를 더 많이 가져가게 되고. 지속가능하는 게 조금 어려워진 상황이 되잖아요. 여기는 덜 개발해도, 덜 개발한 만큼의 부가가치는 우리가 후대에게 계속 남겨주는 것이 될 수 있잖아요. 지금 내가 다 빼먹는 게 아니고 이것은 우리가 조금 빼먹고, 다음 세대도 잘 먹게 물려줄 수 있는 것이. 마을 자체가 본인의 부동산 개인 소유가 아니라 마을 자체와 마을 전체가 자산이 되고 애향심이 생기게 되고. 도시나 마을 자체도 그렇게 되고 관에서 정책이나 법으로 지켜지는 것이 물론 초기에 필요하지만 그런 것보다 커뮤니티에서 지켜져야 할 부분이 앞으로도 더 커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될 수 있는 싹은 있는 거지요.



2부 (<빙고>를 통해 지키고자 하는 가치와 우리 세대에서 또는 다음 세대에서 마을의 건물을 어떻게 바라보고 유지 ․ 보존해야 하는지)는 웹진 30호(11월)에 이어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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