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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는 올해 미추홀구의 통두레 사업으로 참여한 마을공동체이다. 주안동에 사는 학부모들이 모여 공동육아를 하면서 미추홀구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김지영 님, 심혜화 님, 이유경 님, 이정은 님, 임혜선 님, 조성희 님, 한은영 님까지 총 7명의 엄마들로 ‘토박이’ 회원 구성이 되어 있고, 회원들은 회원들의 아이들과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을 같이 돌보고 있다.
‘토박이’ 회원들이 뭉치게 된 계기는 아이들이었다. 주안초등학교에서 같은 학년이나 같은 학급 친구들로 만난 아이들 덕분에 학부모인 엄마들도 서로 소통하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하여 같이 활동을 하고 견학을 다니면서 여러 아이들을 같이 돌보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그렇게 아이들과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중에 올해 활동 공간을 얻고 미추홀구 통두레 사업에 참여하여 ‘토박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더 확장하게 되었다. 물론 그 전에도 관계가 있는 아이들하고도 같이 놀며 돌보고 했지만, 새롭게 얻은 공간 안에서 예산을 지원받으면 더 많은 아이들을 같이 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박이’는 아이들과 같이 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여러 활동들을 진행했다. 그러나 일정한 공간이 없어서 주안도서관이나 주안4동 주민센터의 도움을 받아 공간을 빌려 활동을 진행했다. 그러던 중 주안4동에서 경로당으로 활용하려고 했으나 방치되었던 건물을 활동 공간으로 쓸 수 있게 되면서 더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게 되었다.
‘토박이’의 활동은 크게는 아이들을 같이 돌보는 공동육아다. 아이들을 그냥 돌보는 것뿐만이 아니라 아이들이 재밌게 놀고 성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같이 기획하고 운영한다. ‘토박이’ 회원들인 엄마들이 가진 재능들을 기부하여 아이들에게 유익한 내용들을 알려주고 같이 소통한다.
이렇게 ‘사랑방’이라는 공간을 마련해서 함께 뛰놀고 배우다보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동네에 퍼지기 마련이다. 이것에 대해 처음에는 근처 주민들 중 어떤 어르신은 시끄럽다고 불만을 가지기도 했다. 그러나 어른들이 많은 동네에 아이들 웃음소리가 계속 들리고, 더럽게 방치되었던 건물들이 깨끗해지면서 관심을 가지고 다가오는 주민들도 생겼다.
‘토박이’의 심혜화 님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근처 주민들도 얼마든지 자유롭게 오고갈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사랑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생각은 토박이의 회원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수박을 들고오는 주민 분도 있었고, 가끔 사랑방이 뭔지 궁금해서 오신 분들에게 “커피 한 잔 하고 가시라”고 권하기도 한다.
이렇게 활동을 하다보면 여러 가지의 기쁨과 감정이 들기 마련이다. 한은영 님은 “주말에도 활동을 해야하니 힘들 때도 있다”고 했지만 “아이들이 즐거워하니 그런 부분들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정은 님 또한 “혼자 아이를 키우면 한계가 있는데 많은 엄마들이 재능기부를 하니, 혼자서는 할 수 없었던 다양한 경험들을 아이들이 하게 되어 유익한 점들이 많다”고 공동육아의 장점을 말했다. 심혜화 님은 “아이가 셋인 엄마를 보면 힘들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그만큼 아이를 키우는 노하우도 풍부해서 배울 점들이 많다”면서 아이들뿐만 아니라 엄마들 사이에서도 배움과 교류가 이루어짐을 설명했다.
공동육아를 함으로써 얻어지는 효과는 생각보다 다양했다.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엄마들이 모여 회의하고 계획서를 짜는 것을 어깨 너머로 보고 스스로 강의계획서를 작성하는 아이도 있다. 또한 스마트폰을 내려놓지 못하던 아이들이 점차 또래친구들과 어울리는 재미를 알게 되었다. 아이들 간 갈등이 있을 때는 아이들끼리 서로 갈등을 조정하고 이해하며 화해하기도 한다. 혼자서는 배우거나 경험할 수 없는 일들이 함께라서 가능했다.
‘토박이’의 향후 목표는 올해 세워둔 계획을 잘 실행하는 것, 그리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과 더 같이 어울리는 것이다. 조성희 님은 “학교나 학급 안에도 조손가정이나 한부모가정 등 돌봄의 손길이 조금 더 필요한 아이들이 있다”면서 “그런 아이들까지 품어보고자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실제로도 그렇게 돌본 아이들이 학교에서 알아보고 인사를 하기도 한다. 그렇게 같은 동네에서 본 아이들은 한번 더 눈길이 가고 관심이 가게 되니 지역의 다양한 아이들을 품어볼 수 있다.
다만 활동을 하면서 아쉬운 점은 행정의 적절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재 거점 공간인 ‘사랑방’이 현재 관리되고 있다고는 하나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건물이다보니 아직 안전 측면에서 부족한 점들이 있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 행정의 지원이 있다면 아이들과 더 마음 놓고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회원들은 생각하고 있다.
토박이 회원들의 말처럼 ‘토박이’는 소소하게 마을공동체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특출나지 않아도 이렇게 사람들과 연결해서 하는 소소한 공동체나 활동들이 지역 안에서 다양하게 이루어진다면 조금 더 나아가 개인주의나 이기주의 같은 지역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된다. ‘토박이’의 사례는 우리에게 여러 생각할 점들을 말해준다. 같이 어울릴 때,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즐거운 경험들을 한다는 것이다. 사람과 어울려야 그 안에서 희로애락이 발생한다. 같이 힘을 합칠 때, 그리고 공동 생활을 할 때 우리는 더 즐거운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글 홍보담당 / 사진 ‘토박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