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업데이트 : 26/09/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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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변화를 만드는 연결고리

교육의 변화를 만드는 연결고리 <교육공동체 고리> 인터뷰 Q) ‘교육공동체 고리’ 모임 이름에 담긴 의미가 궁금합니다. 김미경 : 부모로서 자녀교육에 대한 […]
Written by: doog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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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변화를 만드는 연결고리

<교육공동체 고리> 인터뷰


Q) ‘교육공동체 고리’ 모임 이름에 담긴 의미가 궁금합니다.

김미경 : 부모로서 자녀교육에 대한 여러 고민이 있는데, 학교와 학생, 학부모의 중간 입장에서 연결점을 찾는 고리 역할을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엄마들이 가진 재능이 많은데도 그걸 표현할 자리가 많이 없었거든요. 엄마 이전에 가지고 있었던 재능보다 엄마로서의 재능을 살리고 싶었어요.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한 재능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아이의 눈높이로 그림책을 본다던가 하는,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한 공부를 하는 거죠.


김효정 : 이런 공부는 체험을 통해서 얻어지는 거니까 글로 배운 전문가보다 더 전문가라고 할 수 있어요. 엄마들이 만나서 경험을 나누다 보면 더 풍성해지잖아요. 같이 공부도 하고요. 이런 걸 통해서 대상을 보는 시선을 바꾸고, 삶의 태도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살펴보고 싶었어요. 이런 걸 탐구하고, 표현할 길이 참 없어요. 사회적으로 인정도 안 해주고요. 그런 진정성 있는 자리를 만드는 고리가 되고 싶었어요.



Q) 그런 바람을 가지고 모임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학교교육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었다던가 하는 것이 있으셨나요?

김효정 : 자녀를 키우는 입장에서 보면 부모들은 같은 처지에 있으니까 교육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가지고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그럴 사람이 많지 않았어요. 하물며 제가 어딜 가서 교육을 받더라도 내용에 대한 피드백을 나누고 싶은데 얘기할 사람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늘 그런 대화를 나눌 사람들 찾았던 것 같아요.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의외로 쉽게 만나지질 않아요. 내가 아는 것을 어디서 풀고 싶은데 주부와 아줌마로서 자리가 없기 때문인 것 같아요. 우연히 말을 꺼냈다가 관심 있는 사람들을 하나 둘 만나게 되었고, 모임을 갖게 되었죠. 우리끼리 해도 될까? 하고 조심스럽게 시작했는데 놀랍게도 사람들이 수다 떨러 와서 이야기를 나누고 공유하다 보니 점차 나아진다는 기대를 갖게 했어요. 사회에서 주어지는 자리라던가 장이 열리지 않아서 힘든 부분이 있지만, 우리가 자립해서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더라고요. 나무가 성장하듯 조금씩 커가는 게 아닐까 해요.


김미경 : 엄마가 언제나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걸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우리가 도시에서 조금만 욕심을 내려놓으면 경쟁에서 이기는 것만이 아이들을 잘 키우는 것은 아니란 걸 알 수 있어요. 그런 가치관 안에서 바람직하게 키우고, 그걸 위해 열심히 하는 어른의 모습이 아이들에게도 훨씬 교육적일 거라 생각해요. 제 자신에게도 만족스럽고요. 멀리 내다보기보단 지금 이런 모임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에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만나고 있어요.


백주현 : 저희는 아이가 셋이에요. 3년 6년 터울이다 보니 내내 아이만 키우며 살았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나’로서의 자리가 없었죠. 자녀에게는 “이렇게 해. 저렇게 해” 라고 말하면서 나는 제대로 하고 있는 건가? 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집에만 있다가 우연히 학교의 학부모 동아리활동을 시작하고 언니들을 알게 되었는데, 지금 하는 일들이 버거운 부분도 있지만 소통하고 나누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교육적인 부분도 알게 되고, 아이를 대하는 방법이 이런 것도 있구나 하게 돼요. 큰아이는 시행착오를 겪어가면서 키웠지만, 이런 소통들로 하여금 발전하는 계기가 돼서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유순형 : 맞아요. 아이만 키우다 보면 내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할 데가 없고, 남편과도 일상적인 대화 외에 내면적으로 나를 살펴보거나 풀어낼 기회가 없었어요. 엄마들은 아이가 자랄수록 옆집 엄마들하고 친해져요. 그래서 모두 똑같은 일상을 살기 때문에 이런 대화가 가능할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대부분 오늘 저녁에 뭘 먹을지, 애들 교재가 어떻고, 우리 남편이 어쩌고저쩌고 와 같은 일상적인 대화뿐이에요. 거기서 이런 얘길 하면 되려 나만 이상한 사람이 돼요.(웃음) 저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 이면에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낼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한 거죠. 근데 우리 애 유치원이 어떤가에 대해서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공감하고 싶은 마음을 내비치면 사람들 표정이 전부다 “왜 저런 이야기를 하는 거야?” 하는 표정이에요.(웃음) 소통의 부재를 많이 느꼈죠.

우연히 도서관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 물 만난 고기가 됐어요. 독서회를 만들어서 책을 매개로 이야기를 하니까 일상만 나누던 사람들이 다른 모습으로 보이는 거예요. 서로 깊이 알게 되는 계기가 됐죠.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 그런 부분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 한번 소통의 자리를 만들어보자. 그동안 중요한 문제지만 놓치고 외면했던 것들, 시급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일상이 바빠서 포기했던 것들을 같이 풀어보고, 공감대를 넓혀 보자. 그렇게 <교육공동체 고리>가 시작됐죠. 지금은 시작 단계라 같이 할 수 있다는 자체에 감사하고, 서로 믿고 회원 간에 지향이 어떤지 맞춰보는 중이에요. 대표로서 고민이 있다면 나중에 우리가 만든 교육 콘텐츠를 사업화해보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Q) 그렇다면 ‘고리’ 회원들은 어떻게 연결된 건가요?

김효정 : 같은 고민을 하던 사람들이 만난 거예요. 그러다가 누군가가 고리가 되어서 사람들을 연결시킨 거죠. 이 안에서 각자의 캐릭터대로 역할을 하고 있고요. 부평구 어울림센터에 공간을 빌리면서 다른 분들이 찾아오게 되었는데, 새로 오신 분이 우리더러 너무 순수해 보였다고 하시더라고요. 어딜 가든 나와 걸맞지 않은 곳에서 부담감을 가진 채 있는 것보다 내게 어울리는 자리에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아줌마들끼리 모여서 자연스럽게 지내다 보니 이 자리에 계속 오고 싶어지는 거고, 누구나 와서 편하게 이야기 나누다가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게 너무 좋아요. 잠시 주부라는 걸 잊고 나로서 만나는 거니까요.


유순형 : 건너건너 아는 사람끼리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좋지만 사실은 정말 내용만 보고, 우리 소식지만 보고 오시는 분들을 기다리고 있어요. 그럼 되게 기쁠 것 같아요. 우리 관계망 이 아니어도 같은 뜻을 가지고 공감하는 사람이 그냥 왔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우리가 주로 다니지 않는 곳에 소식지를 가져다 놓고 있어요. 동네 빵집, 저 멀리 계양구의 도서관 등에 시도는 하고 있어요. 사업이 끝날 때까지 한분이라도 오시면 너무 반갑고 좋을 것 같아요.



Q) 공감하는 분들이 분명히 있을 텐데 만나기는 참 어렵습니다.

함께할 마음을 낼 수 있는 사람은 준비가 되어야만 가능한 걸까요?

김효정 : 어디든 그 자리에 일부러 가서 앉아있는 사람들은 호기심이 있어서 참여하고 있는 거예요. 고리에 있는 분들도 내면의 호기심이 있으니까 오는 거지 시간이 남고 공짜니까 오는 게 아니거든요. 의사가 있으니까 오는 거죠. 소통할 수 있는 수다거리가 생겼을 땐 이야기보따리를 풀 수 있어요. 우리 역할은 사람들이 이런 자리를 알게 하고, 올 수 있도록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고리가 되는 거죠. 그러다 보면 처음엔 작은 목소리여도 함성으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요?


유순형 : 우리의 공통점은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사람들이라는 거예요.(웃음) 우리가 왜 교육공동체라는 말을 하냐면 엄마가 바뀌면 아이가 편안해질 수 있거든요. 하지만 그냥 바뀌자! 라고 하면 잘 안 바뀌어요. 교육을 통해서 나랑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나다 보면 혼자서는 하지 못했던 것들을 시도할 수 있게 돼요. 선배 엄마들의 ‘조급해하지 않아도 괜찮아’ 라는 한 마디에 자기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거죠.


백주현 : 맞아요. 아이가 먼저 바뀌는 경우는 없더라고요. 내가 바뀌어야 아이도 바뀌어요. 우리에겐 그런 계기가 필요한데, 고리가 그런 계기를 마련하는 자리가 된다면 좋을 것 같아요.



 

Q) 고리에서는 학생과 학부모의 역할모델을 고민한다는 부분이 있는데

각각의 역할이 어떻게 바뀌는 게 좋은 건가요?

유순형 : 어떤 일이건 전제나 답이 너무 없어서도 안 되겠지만, 답을 정해놓고 가는 것 또한 안 된다고 생각해요. 사실 학부모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엄청나게 많은 교육들이 열리고 있어요. 평생교육기관, 교육청, 학교를 통해서 엄청나게 많이 하거든요. 그 교육들이 우리에게 실효성이 없는 이유는 답을 정해놓고 방법을 알려주기 때문이에요. 다양한 교육이론을 전달해 줌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이지 못한 이유는 정해진 틀 이외의 내용은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죠.

누구에게나 내 자식을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하지만 내 자식 잘 키우겠다고 남의 자식에게 해가 되면 안 되잖아요. 그럼 어떤 형태여야 할까요? 이건 현장을 보지 못하면 깨닫지 못해요. 잘 키우겠다고 아이에게 가르쳤는데 우리 애가 가르친대로 잘 했더니 그 여파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은 직접 봐야지만 알 수 있거든요. 그때서야 자식을 잘 키운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고, 시각을 넓힐 수 있어요. 그래서 학생과 학부모의 역할모델에 대해서 답을 정해놓고 하기보다는 이런 마음을 놓치지 않고 가는 거예요. 여기 오는 사람들은 적어도 나 혼자 진정한 삶을 살겠다는 것 보다는 아내로서, 부모로서, 엄마로서의 내 역할을 잘 하고자 오는 분들이라는 믿음이 있어요. 우리의 역할 모델은 그 사람들과의 이야기 끝에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은 그걸 만들어 가는 과정 중의 일부라고 할 수 있겠네요.


 


Q) 고리에서 하고 있는 ‘책걸음 여행’, ‘우리는 학부모’, ‘고리 소식지’ 사업이 궁금해요.

김효정 : 책걸음 여행은 살아있는 책읽기 수업이에요. 파브르라는 사람이 식물을 바라보는 관점, 철학 등을 자녀교육에 비유해서 읽는 거예요. 식물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아도 자녀들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다루고 있죠. 학부형과 아이들이 함께 생태 체험을 하는 과정도 있고, 마지막 강의는 내가 살아온 모습은 어땠는지 표현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식물 생태 인문학’ 정도로 말할 수 있겠네요. 교육 중에 느꼈던 건 식물은 정말 말없이 죽었다 살았다 하는구나. 내 삶도 누군가에게는 관심이 없는 주제겠지만 꾸준히 열심히 살아가야 하겠다. 그런 거예요.


유순형 : 파브르가 인생을 살았던 자세, 식물/생명이 자기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사는 여러 전략과 방법을 통해서 우리 삶. 아이를 돌보고 키우는 우리의 자세 이런걸 보고 있어요. 텍스트는 생태지만 엄격히 말하면 생태를 위한 것은 아니에요. 인문적인 내용을 내포하고 있는 거고요. 자연스럽게 자기 이야기를 하는 거죠. 학술 용어가 아닌 친근한 용어로 대상을 분류했던 파브르를 보면서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객관적인 시각도 중요하지만 나의 시각, 나의 이야기로 세상을 보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거죠. ‘우리는 학부모’는 내면을 들여다보는 글쓰기, 생활 글쓰기를 하고 싶었는데 쉽지 않아서 발도르프 부모교육을 하기로 했어요. 다양한 부모교육 이론 중에서도 예술활동을 통해 잠재의식을 겉으로 드러낼 수 있는 점이 좋다고 봤어요. 우리가 이런 경험을 해보고, 생활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높은 것 같아요.


김효정 : 일반적으로 강의를 준비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거든요. 공모사업을 통해서 강의를 하게 되면 많은 사람이 함께 공유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시도하게 되었죠.


백주현 : 소식지는 말 그대로 고리 활동이나 전하고 싶은 이야기들, 생활 글을 싣는 소식지에요. 글쓰기는 고통스럽지만,(웃음) 결과물을 볼 때는 뿌듯하죠.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어서 더 좋아요. 공감할 수 있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가 주로 실려요. 소식지를 통해 새로운 분이 오신다면 보이지 않던 고리가 말 그대로 유형의 것이 돼요. 교육 같은 것들은 무형의 것이고, 추상적인 것이잖아요. 소식지는 눈에 보이고, 읽을 수 있는 거라 바깥과 만나는 고리가 될 수 있어요. 꼭 해야 된다고 생각을 했죠. 조용히 살아오던 사람들에게 이런 걸 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에요. 용기를 내서 해 보는 거죠.


Q) 고리가 앞으로 만들어 내고픈 교육공동체의 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미경 : 사람들 간에 의견이 맞을 때는 좋지만, 부딛힐 때는 내가 피할지, 마주 보고 넘어갈 지 고민하게 돼요. 새로운 걸 할 때마다 내게 물음표를 던지고, 스스로 해결점을 찾는 과정이 다른 회원에게도 동기부여를 갖게 해서 함께 소통하고 같이 갔으면 좋겠어요. 엄마들끼리 공동체 사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발돋움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의 성향에 따라 다양한 부분에 의미를 두는데, 각자 자기만의 의미를 다 가져가면서 마무리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부모들에게 소통의 장이 사실 많지 않아요. 이런 교육을 함으로써 우리가 생각했던 소통의 장이 많이 원활해지길 바라고, 아이들에게 좀 더 자유롭고 정서적인 풍요로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김효정 : 교육적인 부분에서 나중에 어떨지 그려지는 상은 아직 없어요. 이제 시작이니까요. 내가 이렇게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한다면 자녀들이 그 모습을 보고 배우겠지. 그리고 나도 교육을 통해 아이들을 더 사랑하고, 내 욕심만으로 키우진 않겠지 하는 생각을 하죠. 하면서 느끼는 건 아빠들을 교육하고 싶다는 거였어요. 아빠들은 얼마나 하고 싶을까? 우리가 아빠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할 수만 있다면 아빠들이 고민거리를 꺼내놓고 듣고 싶어요. 남자들은 술자리 외에는 이런 이야기 할 데가 없는 것 같아요. 내가 교육을 통해 발전한다면 아빠들도 바뀔 수 있게끔 욕심내고 싶어요.


백주현 : 부모와 아이가 같은걸 했을 때 받아들이는 게 달라요. 아이와 부모가 함께할 수 있는 수업의 자리도 있으면 좋겠어요. 오늘 교육도 그랬지만 부모만 만나는 자리, 아이만 교육하는 자리가 아니라 같이 하면 아이들만 해도 연령이 다르면 동생은 형에게 배우고, 형도 동생에게서 창의력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집에서 아이와 대화하는 시간도 부족해요. 아이는 끈임 없이 내게 말을 걸지만 내가 차단하는 건가?(웃음) 공통 주제가 있으면 교류와 소통이 될 듯해요. 그런 욕심이 생기네요.


유순형 : 우리가 변화를 만들어 낼 수는 없지만 단초를 제공하는 일을 하고픈 마음이 있어요. 이건 사회적인 것, 정책적인 부분을 건드려야만 가능한 일인데요. 공립학교일지라도 학교가 다 제각각이이에요. 나는 이 주소지에 살기 때문에 이 주소지에 해당하는 학교를 보낼 수밖에 없는데, 학교에 따라 운영과 내용, 분위기가 천차만별이에요. 병원은 다니다가 바꿀 수 있지만 학교를 바꾸는 건 제도적으로 어렵거든요. 내가 그 동네 살지 않아서 내가 원하는 교육을 못 하고, 다른 동네를 부러워하는 게 아니라 좋은 것들은 차용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고 싶어요. 영국에서는 교육의 당사자가 부모와 학생이라고 하는데 한국에서 학부모는 주체가 아니에요. 당장 우리가 주체가 되는 것보다 학교가 유연해지도록 뭔가를 하고 싶어요. 아주 먼 이야기이고,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보이지 않지만, 학부모 활동을 통해 해보고 싶어요. 사실 마이크를 쥐어주지 않으면 목소리 내기가 어려워요. 마이크부터 달라고 해야 하니까요. 교육이 무엇인가? 에 대한 개념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선생님도 편하고 학생에게도 도움이 되는 그런 현실을 만드는 일에 일조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게 학교협동조합이 되었든 마을기업이 되었든 뭐든간에 공공의 이름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하고 싶어요.


김효정 : 교육의 주체가 아이와 학부모여야 하는데 제도 속에서 오랫동안 이 상황을 당연시하고 살아온 것 같아요. 아이들은 학교 안에서 시루 속 콩나물처럼 자라면서 먼저 자라면 뽑혀나가고… 그러다 끝나는 게 안타깝고 불쌍하다고 느껴요. 12살인 작은 애가 “엄마! 엄마 때는 학원이 없었어? 정말 안다녔어?” 하고 묻더라고요. 세대 차이는 있겠지만 저땐 피아노, 주산, 미술, 태권도 정도였거든요. 아이가 “그땐 진짜 좋았겠다. 매일 놀았겠네?” 라고 하더군요. 요즘 애들은 나가서 놀려고 해도 놀이터에 친구가 없어요. 전부 학원에 가 있어서요. 항상 종이만 보고 문제집만 풀면서 살다가 대학에 가도 직장이 없다는 소리나 듣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에요. 고등학생 아이는 정말 대학은 가야해? 하고 묻더군요. 아이들이 벌써 그런 질문을 던지다니. 비싼 등록금 내고 대학 다녀도 졸업하면 같은 현실인데 그럴 필요가 있느냐더군요. 그런 계산을 다 해놨더라고요. 저희 집만 그런 건지. 아님 다른 집 아이들은 그걸 얼마나 잘 숨기고 키우는 건지.(웃음) 정말 안하는지 궁금해요. 그래서 여기 와서 떠들고 있어요. 앞으로는 바뀌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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