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업데이트 : 22/08/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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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피어나는 마을, 마을이 살아나는 교육 <진강산 마을교육공동체>

우리는 진강산 자락에서 살아요 진강산 마을교육공동체(전민성, 김옥심, 유상용)   <진강산 마을교육공동체- 이하 진동>는 타 지역의 공동체와는 달리 양도면이라는 농어촌지역의 학부모들이 […]
Written by: doog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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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진강산 자락에서 살아요



진강산 마을교육공동체(전민성, 김옥심, 유상용)


  <진강산 마을교육공동체- 이하 진동>는 타 지역의 공동체와는 달리 양도면이라는 농어촌지역의 학부모들이 중심이 되어 만들어진 공동체이다. 양도초등학교와 동광중학교의 재학생 학부모와 산마을고등학교의 협동조합 학생들, 그리고 대안교육 특성화 학교인 산마을고등학교의 교육 콘텐츠가 결합하여 탄생하였다. 한편으로는 <자람도서관>이라는 작은 도서관이 몇 년 전에 양도면 소재지에 개관하여 지역의 거점이자 한 축으로서 공동체의 산실 역할을 맡았고, 양도초의 계절학교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운영으로 도시지역의 학생이 양도면 지역으로 전학 오면서 형성된 학부모 모임이 공동체의 밑거름이 되었다. 또한, 산마을고등학교 안성균 교장 선생님(현 진강산 마을교육공동체 대표)의 마중물 역할과 지역과 호흡하려는 산마을고등학교의 교육철학이 그동안의 자양분을 한데 묶어내는 계기가 되었다.

  2015년 인천 교육청의 ‘연합학부모회 공모사업’에 산마을고, 동광중, 양도초 학부모회가 ‘진강산마을학교’라는 이름으로 선정되어 6회에 걸쳐 마을학교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였고, 그 역시 역량과 자연이 직접적으로 작용하여 2016년 4월에 ‘진강산마을교육공동체’라는 이름으로 설립되었다.


 – <진강산마을교육공동체> 이름은 어떻게 지으셨는지, 마을교육공동체가 어떻게 결성되었고 그동안 활동하신 내용을 일러주시겠습니까.


유상용 – 교육공동체는 관내에 양도초등학교, 조산초등학교, 동광중학교, 마침 산마을고등학교까지 양도면인데 지역이 넓혀져 화도초등학교까지 넓어졌어요. 양도면이 진강산 둘레인데, 진강산의 북쪽, 서쪽, 남쪽이 여기 양도면이어서 ‘진강산’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 5월에 모인 호혜시장  씨마켓 모습


전민성 – 자연에서 아이들을 잘 키워보자라는 마음을 가진 학부모들이 강화도에 들어오셨어요. 진강산 둘레자락에서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잘 키울까, 라는 교육의 고민이 자연스럽게 모이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인천 교육청에서 연합학부모회 공모사업에 선정되어서 무엇을 해볼까라는 고민을 함께 했어요. 각 학교 학부모회들이 같이 모여 네 꼭지 정도를 프로그램처럼 해 보자라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5월에 호혜시장 씨마켓(sea market)을 열어 건평항에서 지역의 삶에 필요한, 생활, 문화, 예술, 교육의 요소들을 함께 만들고 나누고 즐기기 위한 공간으로 마을장터를 기획, 우리끼리의 마켓은 물론, 강화에 펼쳐져 있는 물적 인적 자원을 활용해 멋지게 열어보았어요.


  그리고 8월 26일 ‘잡식가족의 딜레마’ 영화 상영은 물론 황윤 감독과의 대화를 열어 100명 정도의 학부모 및 아이들이 모여 영화에서의 의미를 찾아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고즈넉한 가을에는 함민복 시인을 초청해서 ‘시 낭송의 밤’을 열었습니다. 시인이 직접 낭송하는 자작시와 시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며 사이사이에 학생들의 자작시 낭송과 악기를 함께 하여 콘서트처럼 해봤고요. 산마을고등학교에서 ‘천문학 콘서트’도 열었습니다. 강화 지역의 천문학자 이광식 선생님을 모시고 천문학과 인생의 의미에 대한 강의와 영상을 함께 보고, 천체 망원경으로 달 표면을 관찰하는 시간도 가졌어요.

  작년을 계기로 우리가 가진 교육역량과 소신 또는 가치관이 출발점이 되었고, 올해는 해보자 보다는 어떻게 해 볼까가 올해인 것 같아요. 진강산 둘레에서 마을과 교육, 공동체 세 가지를 중심으로 잘 풀어보자 그리고 공동체를 어떻게 잘 키워볼까라는 고민을 가진 분들이 모여 올해 4월에 총회를 열었어요. 30-40명이 자리에 모여 마을, 교육, 공동체를 칠판에 동그라미를 그리고 함께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마인드맵으로 의견을 모았어요. 올해 계획이 그 자리에서 다 나오고 재능 가진 분들이 자발적으로 이런 걸 할 수 있겠다라고 재능기부를 약속하셨어요.


   
▲ 4월에 열린 총회에서 마인드맵으로 여러 생각을 모으는 모습

강화도에는 아이들만의 아지트가 필요해요


유상용 – ‘사랑방’이라고 공간이 따로 있는데 오래된 집을 십시일반 품앗이해서 수리하고, 텃밭도 하면서 만들어 가고 있어요. 매주 일요일 4-6시에 함께 작업을 합니다.


전민성 – 일요일에 공동 작업을 하면서 사랑방에서 엄마들끼리 한 이야기가 있어요. <응답하라 1988>을 보면 쌍문동 아이들이 택이 방에 모여서 뭐든지 하는 아이들만의 공간이 있잖아요. 우리 사랑방도 평일에 어떤 날은 아이들만의 공간이었으면 좋겠어요. 강화의 특성상, 친구 집이라도 멀어서 차를 타고 가거나 엄마아빠가 데려다줘야만 하고 약속을 잡아 만나야 해요. 도시에서는 피시방을 가든 롯데리아에서 햄버거를 먹든 할 수 있는데 여기는 지리적인 한계 상 갈 데가 없어요. 어른들이 침범할 수 없는 공간, 뭘 하든 상관없이 택이 방처럼 그런 꿈을 가지고 있어요.


– 강화도만의 지역적 특성이 <진강산 마을교육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요?


전민성 – 강화는 어디를 둘러봐도, 산, 논, 바다도 있고 지리적인 요건이 다 갖춰져 있어서 행복해요. 양도초등학교는 지리적 환경을 활용해서 아이들과 많이 놀아요. 양도초등학교스러운 이야기지만 아이들의 일상이 모내기도 매일 하는 거고 감자, 고구마 심기, 천연염색하기, 순무김치를 담그거나 오이소박이 담기 등 이런 걸 아이들이 다 알아요.

손만 뻗으면 인적자원도 많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에요. 김중미 작가, 짱뚱이 오진희 작가, 검정고무신 이우영 작가, 캘리그래피 하시는 분등 인적자원이 풍부하고 함께 하려는 마음까지 정말 풍부해요.


  한계는 아이들이 차를 타고 만나야 하거나 부모가 데려다 줘야 만나든가 하며 배울 수 있는 것들은 읍에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진강산마을교육공동체>가 탄생하지 않았나 싶어요. 여기는 양도면에서 읍까지 차를 20-30분 타고 가야 하는데 여기에서는 뭘 배울 수 있는 여건이 안 되기 때문에 오히려 <진강산 마을교육공동체>에서 해소해보자, 우리끼리 해 보자 이런 챙기게 하는 힘이 된 것 같아요.


 –  <진강산 마을교육공동체> 일을 하시면서 힘드셨던 점은 무엇이었고 극복해야 할 점을 말씀해주세요.


김옥심 – 저는 사람간의 간격 같아요. 공동체에 대한 상이 서로 다르고 어디부터 어떻게 해야 될지 사람마다 다 달라서 간격을 어떻게 좁힐까, 공동체가 잘 될 수 있는 고민할 지점이 아닐까, 아직은 정신없이 일만 해서 서로 설레는 과정이라 올해 끝나고 나야 극복해야 할 것이 나올 것 같은데요. (웃음)


전민성 – 외부에서 <진강산마을교육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우리가 이렇게 관심을 가질만한 단계인지 이런 생각들이 들어요. 내부에서 일반 <진동> 회원들이 봤을 때는 그만큼은 설레는 곳인가 아니면 열심히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들까 그런 생각을 했을 때는 함께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격차와 간격을 줄여야겠다라는 마음이 들어요.


유상용 – 지금은 아이들 교육 때문에 강화에 이사 왔는데 살다보니 관계도 깊어지고 활동을 하면서 인간적으로 친해지고 있는데 뿌리를 내려 보려는 사람들이 생긴 것 같아요. 교육에서 시작은 했지만 마을과 공동체로 조금씩 마음이 커가는 중인 것 같습니다. 공동체를 다져가는 과정이 열 가족 정도는 더 긴밀하게 하지만, 다른 분들과 어떻게 행사를 만들어서 누구를 기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해 나가는 과정을 어떻게 만들어갈까?’ 라는 게 지금부터 마음을 써야 할 것 같아요.


살이 붙여지고 사람이 붙고 그것들이 결실을 맺어 그 힘으로 즐겁게 이어져갑니다


유상용 – 준비 위원회나 운영위원회에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의견을 내고 고집을 부리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는 분위기보다는 누가 이야기하면 잘 들어주고 차분히 생각해가고 대체로 자연스럽게 많이 형성된 분위기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전민성 – 저는 굉장히 감사할 일이 운영에 같이 계신 분들이 품이 굉장히 넓으세요. 젊은 혈기들은 각자 역할이 있는 것 같아요. 그 분들이 가진 품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해 보자’라는게 젊은 혈기들인데 무슨 문제가 생겼을 때는 ‘존중해주자’라고 해 주세요. 젊은 혈기끼리 첨예할 수 있는 분위기일 수 있지만 여기는 나이의 스펙트럼이 넓어요. 그래서 장점이 될 수 있는 기획할 수 있는 품이 잘 어우러졌다는 느낌이 들어요.


– 앞으로 <진강산마을교육공동체>의 지향점은 어떤 게 있을까요?


 


마을지도를 만들어 동네 마실 가는 길 풍경

전민성 – 저희가 씨마켓도 그렇고 <진강산마을교육공동체>도 그렇고 처음에는 내 아이를 잘 키우자는 꼭지였어요.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거든요. 산마을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강화에서 어떻게 살아볼까를 고민하는 아이들이 있고 저희 운영위원회에서도 그 친구들이 운영위원으로 들어와요.


  그러면 마을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하시는 분들도 있고 우리처럼 우리 아이들을 재미있게 즐겁게 강화에서 키워볼까 하는 마을공동체와 교육 축이 잘 어우러져야 할 것 같아요. 마을은 마을대로 잘 만들어 가야하는데 예로, 저희가 지금 하는 프로그램 중에 하나가 동네 마실입니다. 말 그대로 지역에서 마을들이 한 달에 한 번 <진동> 사람들을 초대해서 동네 소개를 해요.


  마을지도도 만들어요. 그래서 코스별로 마을지도를 직접 그려 아이들이 소개를 해요. 인산리 때는 붕어빵을 만들어서 봉사하시는 학부모가 계셨거든요. 붕어빵 만들어서 같이 먹고 이 마을에서 나고 자라신 할머니께 마을 이야기를 들었어요.

 마을 ‧ 교육 ‧ 공동체가 첫해라서 그렇지만 계속 이 고민들을 잘 연결해서 가져가야 하는 고민을 하고요. 씨마켓도 교육‧ 문화‧ 예술이 함께 하는 장터가 슬로건이라서 마을도 그렇고 씨마켓도 그렇고 앞으로 이 축은 변하지 않을 거예요. 마을과 사람이 꽃피는 것을 잘 지켜나가야 하는 게 설레는 것 같아요. 내년에도 이렇게 해야지 라고 방향을 못 박아두고 박제시키기보다는 어떻게 만들어 갈까가 먼저일 것 같아요.



아이들이 강화도를 떠나지 않고 잘 살 수 있는 마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전민성 – 지난번 운영위에서도 고민이 나왔어요. 씨마켓도 그렇고 아이들이 떠나지 않고 이 마을에서 살고 가꾸어나가고 우리도 강화스럽게, 또는 우리만의 지속가능한 마을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무엇을 만드는 것을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유상용 – 아빠들끼리 사랑방 품앗이를 하면서 최근에는 아이들 일자리라든지 지역에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이야기가 슬슬 나와요. 산마을고등학교에서 산마을협동조합을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자체적으로 만들어서 주로 학생들이 운영을 합니다. 그 중에서 한 학생이 진동 회의 때 참가하는데 졸업 후에도 자기가 하고 있는 지역 내 활동을 멈추지 않고 지역에서 어떻게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이런 생각도 하고 있다 해요. 거기에 부응해서 어른들로서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도 앞으로 생각할 일이지요.


김옥심 – 씨마켓에서도 시도를 해 보려는 방향이에요. 현재 산마을고등학교 아이들도 이번 7월부터 판매만 하지 않고 이 마을을 소개할 수 있는 마을소개영상이나 아이들이 꾸준히 찍어나가고 기록할 수 있는 것과 판매하는 꼭지, 이 친구들과 그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다보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찾을 수 있고 우리가 토대를 만들어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산마을고등학교도, 씨마켓이 그런 씨앗의 역할을 할 수 있지요.



  8월 4일, <진강산마을교육공동체>와 함께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의 내용은 더 생생하고 즐거웠지만 인터뷰 현장의 모습을 다 그리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아이와 함께 어떻게 하면 즐겁고 재미있게 지낼까를 고민한 학부모들은 강화로 이사했다. 쉽지 않을 결심이었을 것이다. 아이들 교육에서 결과보다는 과정을 깨치고, 이제는 교육의 범주에서 더 나아가 마을과 공동체를 품에 안아 꾸리기 위해 진강산 자락에서 살고 싶은 또는 살맛나는 마을로 자리매김하는 <진강산마을교육공동체>를 만나 소중한 시간이었다.





· 사진 : 홍보담당 양지나

사진 : <진강산 마을교육공동체>, 안성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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