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업데이트 : 31/10/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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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을 초월해 즐겁게 어울리는 ‘송도 서유당사람들’

<2019년 10월 마을탐방인터뷰> 국적을 초월해 즐겁게 어울리는 ‘송도 서유당사람들’ Hello, Songdo!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인 ‘송도 서유당사람들’이 반갑게 건네는 인사다. 왜 […]
Written by: doog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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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마을탐방인터뷰>

국적을 초월해 즐겁게 어울리는 ‘송도 서유당사람들’

Hello, Songdo!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인 ‘송도 서유당사람들’이 반갑게 건네는 인사다. 왜 하필 영어 인사일까 의아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영어를 정말 잘하는 마을공동체 주민들이라서? 하지만 의외의 반전이 있다면 이번 주인공들은 영어를 잘 못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 인사를 하는 데에는 뜻깊은 이유가 있다. ‘송도 서유당사람들’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현 님(Gloria, 글로리아)과 김경선 님(Jacob, 제이콥)을 만나 그 이유와 함께 서유당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번 인터뷰 취지에 맞게 김현 님과 김경선 님을 부를 때 각각 그들의 영어 이름을 써서 글로리아와 제이콥으로 소개해보려고 한다.)

○ 서유당 사람들 속에는 외국인도 있다

‘송도 서유당사람들’은 서유당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마을공동체이다. 서유당 자체는 10평 남짓한 작고 아담한 북카페이다. 따뜻한 조명과 함께 많은 책들이 카페의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있는 공간이다. 좋은 원두로 직접 로스팅을 해서 만드는 커피의 맛도 매우 좋다. 그러나 서유당의 진정한 모습은 커피의 향보다도 사람의 향이 더욱 진하게 날 때 발견할 수 있다.

서유당 안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어울리면서 다양한 모임과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과도 즐겁게 교류를 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외국인을 그냥 외국인으로서 대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로서, 그리고 송도에 사는 마을공동체 주민으로서 마주본다. 같이 교류하기에는 언어의 장벽도 있을 것 같고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서유당에서는 오히려 즐거운 모임을 꾸준히 가지고 있다.

○ 외국인들과의 소통, 공동체 활동의 확장

외국인들과 어떻게 어울리게 되었는지 궁금해서 질문을 하자 글로리아와 제이콥은 “송도국제도시에는 외국인들도 많이 있는데 외국인들은 외국인들끼리만 어울리고 있다”면서 “외국인들과 같이 한두 명이라도 같이 어울리고 싶어서 교류를 시작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외국인들과 직접 접하면서 영어를 사용해도 좋을 것 같다는 기대도 한몫을 했다.

외국인들과 소통을 하려고 하면 가장 큰 문제이자 걱정은 서로 다른 언어의 사용이다. 실제로 글로리아와 제이콥에게서 의외로 “영어를 거의 못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물론 영어로 간단한 대화는 할 수 있지만 번역기의 도움이나 다른 손짓이나 발짓이 필요한 경우가 훨씬 많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분은 “영어를 못해도 충분히 외국인 친구들을 사귈 수 있고, 가까이 있다보니 유창한 실력이 아니라도 충분히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유당의 외국인 친구들 또한 “중요한 것은 영어를 능숙하게 말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어떤 콘텐츠를 갖고 있는가이니 주눅들지 말라”고 이야기해주었다. 그렇게 시작하고 어울리다보니 영어 이름도 만들게 되고 외국인 친구들과도 훨씬 더 재미있는 일들을 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가지고 이야기를 할 때, 한국인은 평소 쓰던 말투로 소프트 아이스크림이라고 말을 한다. 외국인은 처음에 그 말을 듣고 무슨 말인지 이해를 하지 못해 고개를 갸우뚱하지만 곧 알아차린다. 그 후에는 절대 지적하지 않고 ‘이건 이렇게 발음하면 돼’라는 친절한 태도로 원어민의 발음을 들려준다. 그렇게 서로 이야기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워나가는 기회를 만드는 것. 그리고 국적이 달라서 생기는 생각과 시선의 차이를 발견하게 되는 것도 하나의 재미이다.

이런 배려들과 재밌는 경험들은 외국인 주민들이 계속 서유당에 찾아오게 만들었다. 글로리아의 말처럼 어떤 거창한 것들을 주는 것도 아닌데도 자연스러운 모임 속에서 피어나는 따뜻하고 편안한 감정이 커뮤니티를 지속시키고 확장시키는데 도움을 주었다. 외국인들에게도 긴장감 없이 편하게 모임을 가질 수 있는 곳이 서유당이었던 것이다.

○ 우리 동네 돌아보기.. HM활동과 송도문화지도 제작

‘송도 서유당사람들’은 2019년에 인천광역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사업에도 참여하여 마을 활동을 했다. 내용은 크게 두 가지이다. 내국인들과 외국인들이 같이 동네를 걸으며 새로운 사람들에게 인사하고 때로는 환경 운동도 하면서 교류 활동을 지속하는 HM활동과, 그런 활동을 바탕으로 기록하고자 하고 동네를 담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송도 문화 지도’를 만드는 것이다.

HM(Helloing Walking Seeking Green peace Movement)라고 이름붙인 이 활동은 내·외국인으로 구성된 주민들이 만나 송도동을 산책하면서 공간, 사람, 환경을 찾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들에게 인사도 건네면서 동네를 돌아보는 활동이다. 이 활동은 매주 1회 진행이 되었는데 세밀하게 계획한 대로 행동하기보다는 그날그날 만났을 때 같이 하고 싶은 활동들을 진행했다. 볕이 좋으면 공원에 가서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교통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는 사고 현장으로 가서 추모도 했다. 주변 청소도 같이 하고 축제도 진행했다.

송도문화지도 만들기는 HM활동을 기록하고 싶다는 마음으로부터 진행되었다. 글로리아는 “각자가 삶을 누리는 공간, 주로 활동을 하는 공간을 문화지도에 표현했다”고 말하면서 “춤·노래 이런 것들만 문화라고 생각하는 의견도 있지만 결국 우리의 삶 자체가 이미 훌륭한 문화”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유당에서 만든 초기의 문화지도를 보면 내·외국인 사람들이 송도에 살면서 발견한 모습들이 정감있게 그려져 있다. 그야말로 ‘HM활동’을 통해 주민의 시선으로 바라본, ‘나와 이웃이 살고 있는 삶의 공간’으로써의 송도가 녹아들어 있었다.

송도문화지도에 대해서 한 외국인 분이 “지도를 멋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지도 자체로도 소중한 것이다. 우린 전문가가 아닌데 왜 멋있게 하려고 하느냐. 그냥 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라고 의견을 냈을 때, 글로리아와 제이콥은 “I Agree.”(나도 동의해.)라고 말했다고 한다.

○ 작은 카페 서유당 속에서 더욱 커지는 서유당 사람들

제이콥은 농담식으로 “서유당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동네를 같이 돌아다니느라 카페 문이 닫혀있을 때도 있고, 꽤 자주 서유당 공간 안에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만큼 서유당은 맛있는 커피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커뮤니티 공간으로서 살아있다.

주민 간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려면 이런 활발한 공간도 필요하지만 주민들의 참여도 필요하다. 제이콥은 ‘용기’와 ‘주민자치’가 중요하다고 보았다. 외국인을 포함한 서유당사람들이 인사를 건넬 때 받아주고 그 교류 안에 참여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주민 스스로 힘을 합쳐서 마을의 일을 해결하고 마을을 만들어나가는 주민자치가 필요한 것이다. 그럴 때 마을 속 관계는 더욱 단단해진다.

마지막으로 글로리아와 제이콥은 입을 모아 “서유당을 우리 둘이 운영하는 둘만의 공간이 아니라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같이 만들어가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주시는 것이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어를 거의 못하는 사람들이 국적, 나이, 성별을 초월해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니 상상도 못했던 관계망이 생겼다. 이는 어느 특정 개인만 노력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공동체를 구성하는 사람들 모두가 어울리고 확장해서 만들어낸 의미있는 결과물이다.

○ 마치며…

이번 인터뷰는 외국인들도 우리 마을에 정주하고자 하는, 하나의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특히 ‘블루칼라’인 외국인뿐만 아니라 ‘화이트칼라’인 외국인들에게도 사회적 동물로서 살 수 있는 교류의 기회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지는 기회가 되었다.

무엇보다 ‘송도 서유당사람들’이 던지는 메세지는 마을공동체의 주체로서 외국인까지도 고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단순히 돌봐야 하는 마을의 약자가 아니라 같이 어울리고 교류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구성원으로 다가갔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송도국제도시라는 이름에 맞춰 ‘송도 서유당사람들’은 주민 스스로 성장해가고 있다. 만약 어느 날씨 좋은 날에 공원에서 Hello, Songdo!라는 인사가 들려온다면 같이 용기를 내어 웃으며 인사를 건네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렇게 될 때 더욱 즐거운 날들이 계속 생겨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글 홍보담당 / 사진 ‘송도 서유당사람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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