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ble of contents
조용하던 골목과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다..
인천 나눔의집은 대한성공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기관으로서 가장 가난한 지역에서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그들의 어려움을 같이 풀어주자는 취지로 설립된 곳이다. 인천 안에서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며 같이 살아온 지가 올해로 29년 째다. 옛날엔 송림동에 있었고, 화수동으로 옮긴 이후에도 여전히 지역 주민들의 행복을 위해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한 고민을 가지고 새로운 마을 활동을 시작하려는 움직임 가운데에 인천 나눔의 집 원장인 김돈회 신부님과 실무를 맡고 있는 허선희 선생님이 있다.
사람이 빠져나가는 마을, 활력도 생기도 잃어가는 골목
인천광역시 동구는 인천 내 다른 지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된 곳이다. 그러다보니 주변에 개발이 된 곳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사를 갔다.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인천 나눔의 집이 현재 소재하고 있는 화수동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이나 노동자들만 마을에 남았다. 김돈회 신부님은 “주변이 개발되면서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가속화되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거의 어르신들 외에는 남아있지 않은 그런 상황들이 계속되어 지역이 공동화, 슬럼화되는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허선희 선생님 또한 “마을이 너무 조용하다보니 낮에 거리를 지나가도 조용하고 밤이 되면 인적이 없으니 골목마다 분위기 자체가 굉장히 썰렁하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빠져나가 인적이 사라지고 썰렁해진 골목. 이것이 화수동의 현재 모습이 된 것이다.
답은 마을공동체.. 벼룩시장으로 소통의 첫걸음을 시작하다
마을에 사람이 줄고 조용해졌다고 해도 화수동 역시 마을 주민들이 그들의 삶을 이어나가는 소중한 공간이다. 마을 주민들도 마을 안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인천 나눔의집은 그것을 이루기 위한 방법으로 마을공동체를 떠올렸다.
허선희 선생님은 “마을이 살아나야 거기서 살고 있는 사람들도 살아갈 맛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옆에서 말을 듣고 있던 김돈회 신부님도 “사람들끼리 서로 소통해서 인사도 해보고 이야기도 나눠보고 해야 마을공동체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우리가 마을공동체 사업을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인천 나눔의집은 올해 마을공동체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일상에서 만나는 화려한 수요일’이라는 사업으로 벼룩시장을 기획해서 매 달마다 열어서 마을 주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마을 주민들은 골목 안에서 열린 이 화려한 장터에 호기심을 가지고 모여든다고 한다. 가만히 앉아있던 주민들을 한 곳으로 모아보겠다는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한 것이다.
벼룩시장을 운영하면서 아이들이 소소한 물건들을 들고 나와 물건들을 거래하면서 생긴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도 있고, 자원 순환을 통해 경제 교육도 되는 것도 있지만 인천 나눔의집은 그것을 부수적인 효과라고 말했다. 벼룩시장을 계기로 사람들이 모여서 재미있어하고 그들이 한 두 번 더 이야기를 나누고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주민 분들이 더 많이 모이고 직접 물품을 가지고 나와 서로 나누는 과정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벼룩장터의 향후 계획이다.
어르신들과 젊은이들이 같이 사는 마을 문화를 정착시켜야
인천 나눔의집이 마을공동체 공모사업을 하고 화수동 내에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는 밑바탕에는 나눔의집 정신이나 마을 주민들의 행복 외에도 세대 소통에 대한 고민도 자리잡고 있다.
허선희 선생님은 “화수동에 어르신들이 많아 거기에 걸맞는 사업을 시작했지만, 분명히 이곳에는 젊은이들도 같이 살아가고 있다. 젊은이들도 같이 마을에서 어울려 살아야 한다. 어르신들과 젊은이들이 같이 어울릴 수 있는 공동체 문화가 형성되어야 하는데 그런 지점들에서 어떻게 소통을 이끌어낼지 고민이 많다”고 이야기했다.
마을공동체는 나눠야 행복해져…
마을공동체에 대한 생각을 묻자 김돈회 신부님은 복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복지라고 하면 먹고 마시고 입고 사는 문제를 채워주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우리도 지금 독거 노인들에게 반찬을 나눠주는 그런 사업들을 하고 있다. 물론 그런 것도 필요하지만 복지가 집안에 홀로 있어도 먹고 마시고 활동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지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을사업은 그런 복지와는 다르다. 사람이 혼자 집에 틀어박혀서 복지혜택을 받는 것이 과연 행복할까라는 생각을 했다. 사람은 같이 살고 나눌 줄 알아야 행복해질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본다. 내가 가진 것들을 얼마 되지 않아도 서로 나눌 수 있고, 이웃에 대한 관심이나 고민들을 방 밖으로, 마을로 확장시키는 것. 그것이 마을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이유인 것 같다”고 마을공동체에 대한 생각을 들려주었다.
‘나눔의 집’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나눔으로써 사람들의 행복을 일구려는 마음이 인터뷰 내내 가득 묻어나왔다. 항상 사람이 중심에 있으면서 혼자이기보다는 옆에 있는 사람과 같이 살아야 하고, 같이 살기 위해서는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인천 나눔의집에서 하는 벼룩시장도 나눔과 행복의 한 방법인 것이다.
허선희 선생님은 인터뷰 말미에 누구든 문화축제를 즐길 권리가 있다고 했다. 벼룩시장이 앞으로 더 잘 운영이 되어 화수동 골목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키는 ‘골목 축제’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글 홍보담당 / 사진 인천 나눔의집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