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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어서는 나, 이웃을 향한 고운 시선으로
– 연수1차 아파트 자생단체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을 만나다
11월 1일과 2일, 행정자치부 주최 ‘2016 공동체 한마당’ 전국 경진대회가 전라북도 전주시에서 열렸다. 연수1차아파트 자생단체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 (대표 : 고영철)은 친환경 녹색마을 만들기 사업 외 6개 사업을 진행하여 인천광역시 우수공동체로 선정되어 인천시 대표로 참가하여 행정자치부장관 상을 받았다.
연수1차아파트는 영구임대아파트단지로 1000가구 중 602가구가 기초생활수급자이며, 저소득층을 포함하여 장애, 알코올, 한 부모 세대 등 취약 계층이 모여 사는 곳이다. 그러나 마을을 보다 따뜻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 모여 공동체를 꾸리고자 하는 곳이기도 하다.
–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소개부터 해주세요. 마을 안에서 어떤 활동을 해 오셨나요?
우리 마을은 인천광역시에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조성한 영구임대아파트 단지로서 이웃과의 단절은 물론 알코올 중독 등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 살아오는 것을 숙명처럼 여기고 살아왔었습니다.
그러던 중, 2012년 임차인대표와 통장 등 5인이 모여 마을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자생단체를 만들어 해결해 보자 하여 2012년 12월 27일 만들어졌습니다.
처음에는 단지 내 60퍼센트 이상이 기초생활수급자인 단지의 특수성으로 인해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고민을 했어요.
연수시영1차아파트는 영구임대아파트 단지로써 거주하는 1,000가구 중 600여 가구가 기초생활수급자이며, 저소득층 포함 장애, 알코올, 독거세대 등 취약 계층이 밀집하여 생활하고 있습니다.
입주 조건이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독거어르신, 새터민, 한부모가정 등과 같은 세대구성은 거주 주민들의 경제,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해 다른 지역사회에 비해 공동체 활성화가 부족한 부분이 있으며, 문화 ‧ 교육적인 측면의 소외가 발생하게 되지요. 이에 따라 지역주민들 간의 공동체 활성화 사업을 통해 다양한 문화, 사회적 관계망 구축을 위한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했습니다.
▲ 운영위원회 모습
이에 2013년 초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거주지 문제에 있어 교육, 편의시설 욕구에 대한 응답이 매우 높게 나왔으며, 특히 자녀교육 및 문화프로그램의 욕구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사업시행 첫 해에는 아파트 다용도 공간을 리모델링하여 청소년공부방과 정보화교육장을 조성하였으며, 성인취미동아리를 위해 풍물동아리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영구임대아파트의 특성상 공동체 활성화 사업은 매우 중요하였지만, 많은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기에는 생각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이럴 때마다 개인적인 인적자원에 한정지어 접근하기보다는 공식적인 간담회 및 사업설명회를 통해 주민들의 의견을 묻고 희망하는 주민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독려하였습니다.
마침 연수구에서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행복마을만들기’ 창안대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유효미생물 EM을 이용한 ‘친환경 녹색마을 만들기 외 5가지 사업을 제안해서 1등을 했어요. 그래서 1800만원을 지원받아서 가장 시급했던 청소년 공부방을 만들게 되었지요. 아이들이 숙제를 하려고 해도 프린터기가 없어 고민하던 중, 상금 받은 것으로 청소년 공부방 리모델링과 컴퓨터, 프린터기를 설치했어요. 그리고 지금은 공부방을 운영해오면서 인근 가천길대학교 학생들과 멘토링 사업을 하고 있어요.
▲ 매년 봄 가을에 가는 아름다운 동행(문화체험)
그리고 우리 아파트에는 등록된 장애인 640세대, 홀몸 어르신 78세대, 청각장애인 42세대 등이 함께 살고 계십니다. 이와 같이 혼자서는 여행 한번 할 수 없는 교통약자 분들의 문화적 욕구를 개선하기 위해 매년 봄 ‧ 가을에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슬로건으로 문화 체험 여행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것을 배우고, 장애인과 독거어르신들이 이웃들의 따뜻한 배려로 일상을 벗어나 심리적 스트레스 해소와 사회 참여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장벽을 허물고 이동권 ‧ 행복권‧ 사회참여권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올 봄에는 독거어르신들과 함께 단양팔경을 다녀왔으며 가을에는 강화 일원을 다녀왔습니다.
또한 유효미생물EM 나눔 사업은 처음에는 배양일과 온도가 잘 안 맞아서 애로사항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연수구 실버 텃밭 관계자분과 만나 이야기를 나눈 끝에 고속배양기가 개발되어 시판되고 있다 하여 운영위에서 구입하기로 결정하여 유효미생물 EM 배양기를 2014년도에 구입, 아파트 단지 내 다용도실에 설치하였고 EM 사용 방법에 대한 정기적인 교육을 진행함으로써 주민들의 환경인식 개선 및 EM의 효과적인 활용을 지속적으로 독려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입주민 스스로 EM을 활용하여 비누, 치약 등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연수구노인인력센터에서는 유효미생물EM을 활용하여 지역 내 공원과 학교 화장실, 노인정 등의 환경을 지키는 58명의 어르신 일자리가 창출되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영구임대아파트 단지여서 단순히 수혜만 받는 관점에서 우리도 지역사회에서 무엇인가를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인식 개선의 효과도 있었습니다.
▲ 실버택배 사업
실버 택배 사업은 올해 2016년 6월부터 시행되었습니다. 단지 내 실버택배사업은 연수구노인인력개발센터와 협약을 맺고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이 단지 내 어르신들의 인력 공급을 맡아 추진됐으며 CJ택배는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일자리 취약계층인 노년층에게 소득 창출은 물론이고, 사회 참여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삶의 질을 개선하고, 지역 경기를 활성화하는데 기여함은 물론 택배를 가장한 각종 범죄를 사전에 방지하는 효과와 함께 어르신들은 안정적으로 일감과 수입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2016 연수1차아파트의 신명나는 축제 “주민한마당” 비빔밥 퍼포먼스
프로그램 중, 지역주민 700여명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축제 ‘연수1차아파트의 신명나는 주민한마당’ 축제를 매년 진행하고 있습니다. 700인분의 비빔밥을 함께 나눠 먹으며 이웃과의 화합과 소통을 그리고 공동체를 통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며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행사 비용은 지역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가스공사, 인천도시공사, 마사회 등에서 후원을 받아 매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우리가 역량이 부족해서 행정적인 실무는 지역복지관 선생님들이 스텝으로 도와주고 계십니다. 궁극적으로 우리 주민 스스로 행사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들만의 힘으로 해보자하는 것이 바람입니다.
–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은 모두 몇 분이신가요? 구성원 분들의 특징은 어떠하신가요?
회원은 48명인데 각 사업별로 활동하고 있어요. 부녀팀은 급식봉사, 유해환경지킴이 등의 봉사를 활동을 하시고 풍물팀은 취미활동 및 풍물 재능기부를 하시지요. 풍물팀은 주로 토 ‧ 일요일 주말에 활동을 합니다. EM팀은 매주 토요일 EM을 이용한 친환경 사업과 나눔 및 홍보 등을 하며, 정보화교육은 주 2일(화.목)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청소년 공부방은 연중 운영하고 있습니다.
▲ 풍물팀 재능기부 공연(작은음악회)
– 앞으로 하시고 싶은 활동이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우리 아파트 단지 내에는 청각장애인 42세대가 함께 살고 계십니다. 청각장애인들이 불이익을 받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2017년부터는 단지 내 청각장애인들의 지역사회 참여와 주민들과의 의사소통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수화교실을 개설하여 청각장애인들의 권리 보호와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수화교실을 열 예정에 있습니다.
언어 소통이 안 되어 관리비, 임대료 등을 장기 체납하여 명도소송을 당하고 내쫒기는 등의 그런 일들이 있었지만 현재는 2014년부터 KBS ‘사랑의 가족’ 수화통역사 정택진님이 많은 도움을 주시고 계십니다.
특히 장애인, 독거어르신의 문화체험은 문화적 욕구를 해소하고, 이동권 ‧ 행복추구권을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해 나갈 예정이며 내년에는 1박 2일 또는 2박3일 형태의 프로그램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어르신들 중, 홀몸어르신 ‧ 장애인 분들이 1박 2일이나 2박 3일 여행을 하고 싶어하세요. 내년도 사업을 하고자 하는데 연수구에서 사업비를 받으려니 상한액이 있어요.
구청 총무과나 기초 의원들에게 호소는 하고 있어요. 저희뿐만 아니라 어려운 분들이 많기는 하지만 예산 확보를 통해서 수화교실 개설과 1박2일 또는 2박 3일 <아름다운 동행> 여행을 실천하고 싶습니다.
– 연수1차아파트 단지 내의 활동이어서 다른 공동체와는 어떤 점이 다른가요.
타 공동체와 다른 점은 앞에서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단지의 특수성으로 인해 사업의 효율성이 많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으며, 마을활동가 발굴에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특히 공동주택은 거주 형태가 밀집되어 있어 민원이 많이 발생되고 알코올로 인한 문제 등은 지속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 단체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은 “언제까지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 살아 갈 것인가” 물음이 첫 출발점이었습니다. 초심 잃지 않고 마을공동체를 위해 더불어 함께 만들어 가야 되겠지요.
– EM 사업을 하시면서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힘든 점은 없으신가요?
EM을 이용해서 비누를 만들었는데 일반 비누보다는 좋다는 느낌을 받아요. 노인정 어르신들께 비누를 만들어 드렸는데 다 좋다고 하세요. 내가 노인회 회장을 하고 있지만 명절, 연말 때 되면 어르신들에게 드릴 게 없었는데 작년부터 비누를 만들어 세 개씩 드렸어요. 그런데 여기 있는 어르신들은 아직 받는 것에만 익숙해요.
지금 제일 힘든 것은 소통이 안 되는 거예요. 어르신들이라 한 번에 알아들으시지 못하고 내일이면 딴 소리를 하세요. 지역복지관에서 일 년에 세 번 생일잔치를 해 주는데 생일잔치하는 사람은 선물을 받아요. 작은 것을 하나 줘도 다 같이 똑같이 줘야 하고 더 받고 싶어 하시고. 그리고 겨울이 되면 김장이 가장 큰 문제예요. 우리 어르신들은 김치를 담그지 못해서 김치 담그는 게 제일 힘들어요. (지광섬, 노인회 회장)
▲ “주민한마당” 장기자랑과 단체제기차기
– 마을에 변화가 생겼다면 어떤 것들이 있나요?
유효미생물 EM 나눔 사업을 통해서 느낀 점은 서로 만들면서 같이 모여 대화하고 우리가 만들어 지역에 나눔을 할 수 있다는 뿌듯함과 성취감, 제품이 나왔을 때의 기쁨은 정말 좋지요. (윤종섭)
요즘 학생들 숙제는 프린트 하는 것이 많아서 밤 10시가 넘으면 PC방에 아이들이 못 갔는데 이제는 공부방에 컴퓨터, 프린터기가 있어 아이들이 공부방에서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네요. 그리고 대학생 멘토 언니, 오빠들께도 감사드려요. (양은심)
정보화 교육장에서는 컴퓨터를 켜지도 못했던 분이 군대에 간 아들과 메일을 주고받고 인터넷뱅킹까지 합니다. 우리아파트는 교통약자가 많아요. 문화원이나 주민 센터 등에 배우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어도 그곳까지 갈 수가 없어요. 인천도시공사가 4년마다 PC를 바꾸는데 포맷을 해서 정보화교육장 PC를 교체해 줍니다.
요즘은 인터넷 카페도 만들어서 서로 소통하고 정보도 교환하고 특히 장애인분들이 인터넷 카페 활동을 함께 하니 참여도도 높아지고, 외부로 홍보 등을 할 수 있어 입주민들이 만족을 하고 있어요. (김명희)
도움을 수동적으로 받기 보다는 도움을 주는 적극적 마을공동체로, 사회 안에서 소외받고 약한 사람들과 함께 마을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활동하는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 EM사업 ․ 지역축제 “주민한마당”․ 아름다운 동행 ․ 정보화교육 ․ 청소년 공부방 ․ 풍물교육 ․ 실버택배사업 등을 꾸리며 힘든 점도 있었지만, 내가 바로 섬으로, 나 자신 뿐만 아니라 이웃을 위한 시선으로 공동체를 바라보는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글 사진 : 홍보담당
사진 :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