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업데이트 : 28/11/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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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인문학> 연대와 호혜의 마을 사람들

      연대와 호혜의 마을 사람들                   송영석 (인천평화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전무이사)   […]
Written by: doog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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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와 호혜의 마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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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석 (인천평화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전무이사)

 

 

  최근 이케아(IKEA) 대형매장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이케아 한국매장이 정식 개업 전부터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지도를 판매하면서 질타를 받아 구설수에 오른 것이다. 그러나 우려해야 할 것은 단순히 지도의 표시형식에 관한 문제만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케아가 앞으로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살펴보는 일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케아를 비롯한 대형마트는 편리함과 저렴한 가격을 미끼삼아 과생산된 물품의 소비처로 작동하며 경제생태계를 파괴하게 될 것이다.

 

  몇 년 전 흉작으로 인해 배추값이 폭등한 시기가 있었다. 이때 한 대형마트는 배추를 미끼상품으로 저렴하게 내놓아 사람들을 많이 모은 적이 있었다. 반면 배추값 폭락의 시기에는 배추를 적정한 가격에 판매하지 않았다. 이는 철저히 경제적 관점에서만 접근하는 기업의 단면을 보여준다.

  같은 시기 한국의 생활협동조합들은 배추가격이 폭등한 시기에도 제한된 가격으로 배추를 공급하였으며, 값이 폭락한 시기에도 적정 가격으로 배추를 구매해 사업을 진행했다. 이는 생산자와 소비자 상호간의 이해와 배려라는 기반이 있어 가능했던 일이었다. 즉 이윤보다 ‘사람 간의 관계’와 ‘삶의 문제’를 중심에 두고 접근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삶의 기반인 마을이 살만한 곳이 되려면 사람중심의 판단이 중요 가치가 되어야 한다. 이는 신뢰와 이해를 바탕으로 한 호혜의 경제를 만드는데서 시작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이케아뿐 아니라 동네 대형매장(SSM)들은 마을 안에서의 소비를 원거리 소비로 변화시키게 만들고, 그 결과 지역순환의 매개고리를 지우게 될 것이다. 당장 마을을 돌아봐도 동네 서점과 문구점은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으며, 예전에 흔했던 동네 슈퍼마켓들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그 빈자리에는 대기업의 편의점이 속속들이 들어와 있다.

 

  이런 식으로 지역순환 경제의 매개고리가 없어지게 되면 마을 생활경제의 지속성은 사라지게 되고, 결국 공동체는 자연히 무너지게 될 것이다. ‘편의점 천국’이라 불리는 일본의 경우를 보면 다가올 우리의 미래를 상상해볼 수 있다. 일본에서 인구의 고령화와 더불어 소비력이 감소한 지역에서는 중소가게가 모두 철수하게 되는데, 공동체의 구매력이 떨어지자 결국 사회적 약자들은 ‘음식사막’이라는 현실과 직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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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5년 사이 부쩍 ‘성장 없는 고용’, ‘지역경제 회복’이라는 대안의 용어로 사회적 경제를 많이 말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사회적 경제 조직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도와 법률이 제정 및 시행되고 있는 추세다. 비록 정부주도 정책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우리 사회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를 반영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즉 ‘사람 중심의 관계’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때가 바로 지금이라는 것이다.

 

  사회적 경제는 곧 사람중심, 관계중심의 경제다. 사회적 기업을 표현하는 문구 중에 “빵을 만들기 위해 사람을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을 위해서 빵을 만드는 조직” 이라는 말이 있다. 곧 사람의 필요를 창출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필요를 사회화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이다. 협동조합 또한 ‘자조’, ‘자립’, ‘자발’의 명제 속에서 공동의 필요를 사회적으로 해결하는 관계망을 구축하는 데에 목적을 둔다.

 

  마을도 사람중심의 관계망을 구축하는 것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사람 중심의 삶이 있는 마을’을 만드는 데에는 여러 가능성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 사회적 경제 조직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사회적 경제는 사람중심의 가치를 논의의 기본으로 하는 조직이다. 그래서 가장 먼저 마을의 필요를 파악하고 이를 경제체로 해결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마을과 주변을 돌아보는 계기로써 작동할 수 있을 것이다.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이 많은 마을을 상상해 보자 ‘주택’, ‘보육’, ‘교육’, ‘의료’, ‘복지’ 등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들이 ‘관계’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해결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지속 가능하고 살기 좋은 마을의 기초조직으로 작동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러한 방식이 아직까지는 익숙하지 않지만, 사람들 간의 신뢰와 호혜를 중심으로 시작된 변화는 우리가 사는 마을에 활력과 지속성을 가져다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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