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업데이트 : 27/07/2021
조회수 :

마을살림의 조건, ‘사람-공간-마을기금’의 合

인천광역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센터장 이혜경  인천마을 그리고 사람, 확장되고 연결된다 인천의 마을공동체는 900여개(2020년 공동체 공모사업 기준), 이웃과의 연결을 위해 다양한 […]
Written by: doogak
  •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table of contents

인천광역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센터장 이혜경

 인천마을 그리고 사람, 확장되고 연결된다

인천의 마을공동체는 900여개(2020년 공동체 공모사업 기준), 이웃과의 연결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매개로 해를 거듭할수록 공동체의 수는 늘어나고 있다. 마을공동체마다 단 10명의 구성원이 활동한다고 하여도 9,000여명의 마을활동가가 자발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 민간에서 먼저 시작한 마을만들기는 어느새 정부정책이 되고 보조금사업의 일환으로 다시 지역사회에 순환되고 있다. 물론 1년(정확하게는 8개월 정도)이라는 짧은 활동기간과 정산이라는 도무지 나아지지 않는 복잡한 절차가 있지만 공동체성 회복에 대한 자발적 의지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공동체 지원예산이 타도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인천의 마을은 연대와 연결의 힘, 집단 공론의 힘으로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힘을 계속 모아나가고 있다. 마을 안에서의 소외이웃의 돌봄과 서로 돌봄, 공공의료와 돌봄의 연결, 자치계획을 통한 마을비전수립, 실질적인 주민자치회 정착방안, 주민세와 마을기금, 마을활동가의 사회적인정체계 마련, 아파트 공동체의 해법 찾기, 원도심 주민공동이용시설의 운영과 지속가능한 마을, 공동생산의 가치를 품은 섬과 도시의 연결, 시민으로서 긍지의 장소인 시민플랫폼에 대한 상상 등의 정책공론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일상의 공론장에서 마을정책을 생산하다

9년간의 인천마을은 각자 점으로 흩어져있던 공동체들이 다양한 학습의 장에서 서로 만나 의식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선으로 연결되었다. 그리고 자발적 네트워크로 이어져 공론장이 만들어졌고 지금은 공론장을 뛰어넘어 정책의 생산과 실행프로세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다양한 공론장에서 나오는 시민들의 정책을 ‘어떻게 실행할 것이며 행정과 민은 어떻게 협치할 것인가’로 구체적인 실행방안에 대한 논의가 주로 이어지고 있다. 인천마을센터가 시민 참여의 장을 펴는 일상의 공론장은 연1회 대규모 공론장으로 열린다. 해마다 열리는 오픈 콘퍼런스의 대주제를 살펴보면, ‘마을이 다시 보인다(2015)’, ‘마을이 열리다. 사람이 여리다(2016)’, ‘마을, 차이를 넘어 존중으로(2017)’, ‘인천 마을공동체, 협치로 움직인다(2018)’, ‘백년의 마을, 사회적 가치를 품다! 미래를 열다!(2019)’, ‘지속가능성의 시대, 살아 숨 쉬는 마을의 연대(2020)’ 의 슬로건으로 종일 또는 사나흘의 공론장이 열렸다. 마을, 사람, 존중, 협치, 마을활동의 사회적가치, 위기의 시대를 극복할 공동체의 연결 순으로 이어져 온 것이다. 공론장의 과정에서 나온 정책은 행정에 ‘마을정책’으로 전달되었다. 그러나 정책이 실행되기까지는 생각보다 더디었고 이후 공론장이 더 필요했다. 지금 현재는 ‘마을활동가의 사회적인정체계’,‘주민자치회의 실질적인 정착방안 마련’,‘커뮤니티 거점으로서의 원도심 주민공동이용시설 운영방안’ 등이 정책과제로 올라있고 행정과 의회가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2022년에 좀 더 확장되고 발전된 형태로 마을정책이 실현되길 바랄 뿐이다.

시민의 긍지, 공동체 공간이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공론장에서 많이 나왔던 시민들의 욕구는 ‘공간’이다. 커뮤니티를 지속하기 위한 ‘공간이 없다’는 이야기다. 요즘은 사적 공간을 타인에게 개방하는 일이 드물고 낯선 시대이다.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엄마들끼리 모여서 차를 마시고 수다를 떨었던 때와는 다르게 겨를이 없고 사회는 복잡해졌다. 반대로 공공장소의 공유공간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많아졌다. 그리고 지역사회의 ‘공간’은 시민의 긍지가 되고 있다. 부천시민들은 지역 곳곳에 작은도서관 등 필요한 공유공간이 다양함에 대한 긍지를 가지고 있다. 노원구의 ‘한내 지혜의 숲’에서 뛰어놀다 쉬다 읽다 하는 활기찬 아이들의 모습은 건강한 커뮤니티를 체감하게 한다. 특히 마을에서 학습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려면 주민이 쉽게 드나들 수 있는 문턱 없고 자유로운 마을의 ‘장소’가 필요하다. 공간은 사람을 담는 그릇이다. 그것이 학습플랫폼이든, 시민플랫폼이든, 공공카페이든, 마을도서관이든 명칭은 상관없다. 공간은 사람을 담고 사람이 공간을 완성한다.

일본의 생애학습시설인 공민관은 마을에서 커뮤니티공간으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공민관은 주민의 욕구에 맞게 공간이 배치되어 있고 주민들은 편안하고 자유롭게 공간을 활용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원구의 <한내 지혜의 숲>을 설계한 장윤규 건축가는 ‘여러 사람이 모여 서로의 지식을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한내 지혜의 숲을 규정하고 있다. 건축가는 주민들이 생각하고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 내부의 성격에 건축 초점을 두었다고 한다. 주민들은 이 매력적인 공간을 수시로 찾기 시작했고, 이 멋진 건축물을 마을의 긍지로 삼고 있다. 이런 공간이 마을에 있다고 상상해보라. 마을의 사람, 공간, 콘텐츠. 이 세 요소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마을살림의 권한과 책임, 마을기금제도!

인천의 마을은 주민자치기반 마을공동체 지향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인천마을센터의 학습과정은 주민자치와 풀뿌리민주주의를 위한 시민력 향상과 그 맥이 닿아있다. 공동체활동으로 시작한 주민들도 자치제도와 만나는 일이 지금은 지역사회에서 보편화 되었다. 물론 얼마나 많은 활동가들이 자치영역과 만났는지는 추후 가늠해볼 일이다. 155개의 자치조직중 벌써 135개의 자치회가 전환되어 지역사회는 현재 참여예산을 통한 마을의제를 발굴하느라 여념이 없다. 왜 하는지도 모르고 계획을 세우는 셈이다. 조급함을 버리고 주민자치의 실질적인 정착을 위해 정밀한 설계가 필요할 때이다. ‘왜 자치를 하는가’,‘왜 풀뿌리 민주주의인가’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볼때이다. 청양의 사례를 보자.

‘주민세 전액을 마을자치사업으로 투입하고 있다.

더디지만 역량을 찬찬히 쌓아가면서 할 수 있는 만큼 자치활동을 하고 있다.

권한과 책임을 다하기 위한 역량을 갖추는 것이 관건이다.’

 위는 김돈곤 청양군수의 생각이다. 청양군의 인구는 약 31,000명으로 10,000명 이상이 청양읍에 거주한다. 1970년대에는 12만의 인구를 기록했던 청양군은 현재 65세 인구비율이 전체의 약 34%(2019년)로 초고령화 지역이며 영유아가 3.4%를 차지해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 위기지역이기도 하다. 이러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양군은 ‘모든 민과 모든 행정’이 ‘협력과 협업의 미래전략’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주민을 지역사회의 주인으로 만들기 위해 역량강화에 힘을 기울이고, 의식성장에 맞춘 단계별 지원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궁극에는 주민자치실현에 이를 수 있도록 행정과 민간단위의 지원체계를 융․복합적으로 만들었다는 점이 본받을 일이다. 이는 청양군수의 자치분권에 대한 명확한 철학과 이해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청양군은 고령화 지역으로 마을활동에 어려움이 많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정책은 이러한 현실에서 출발했다. 김돈곤 군수는 주민세 전액을 동네자치에 투입하고 마을주민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부터 자유롭게 찾아보는 기회를 만들어 올 한해 62개 마을에서 소액의 주민세로 주민역량에 맞는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북돋우고 있다. 주민들은 그 과정에서 더디지만 주민들 사이에 관계를 형성하고 마을의 변화를 위해 서로 손을 맞잡아 가고 있다. 마을만들기 협의회가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것은 과정에서 주민역량이 성장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청양군수는 ‘더디지만 역량에 맞는 일들을 찾아나가고 자치분권에 걸 맞는 권한과 책임을 다하기 위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익히 알려진 당진의 ‘주민세’ 활용정책은 주민주체가 지속적으로 마을살림을 하기 위한 가장 안정적인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람으로는 주민세는 마을의 사업뿐만 아니라 ‘사람’에 대한 지원으로 주민자치회 사무국 운영의 비용으로 쓰임이 있어야 한다. 주민자치회가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주체로서 공공의사결정과정에 대한 주민자치위원들의 참여와 활동이 확장될 수 있도록 역량강화 구축체계 또한 필요하다. 주민자치회 설치 밎 활동근거를 지방자치법에 명시하고 법적 구속력을 부여함과 동시에 민주적 협치를 실현하고 주민자치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주민참여기본조례 제개정 및 주민참여제도 통합 운영체계 마련 역시 필요하다. 또한 주민이 권한을 가지고 지역사회에서 정책을 수행하기 위한 예산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주민자치회가 기존의 주민자치위원회와 크게 다른점은 자치계획(주민자치회 시범실시 및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 14조의3), 즉 지역사회의 종합발전계획 수립에 있다. 그러나 광역시(도)의 주민자치회는 현재 참여예산을 기반으로 1년 단위 단기 실행과제만 수립하느라 마치 참여예산 지역위원회의 성격처럼 움직여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즉 지역사회의 비전과 중·장기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상태에서 주민총회(연1회)의 틀에 갇힌 단기 실행계획만을 만들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주민자치회는 지역사회의 주체와 플랫폼으로써의 역할이 아니라 주민총회를 하기 위한 사업의 대상으로 소모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주민자치회가 지역살림의 권한과 책임을 다하는 조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중·장기적 과제의 수립과 그에 따른 실행을 단계적으로 할 수 있는 안정적 재원확보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세종시의 자치분권특별회계를 사례로 특별회계와 기금에 대한 비교검토가 필요하며 주민세의 읍면동 기금화에 대한 가능성 등을 타진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포괄적 보조금의 형태 등 주민자치회가 실질적인 주체로써의 권한과 책임을 다하기 위한 안정적 재원확보 방안마련이 시급하다.

시민의 마음을 읽는 마을정책과 지원체계를 구축하자

_ 사람, 공간, 마을기금의 체계구축을 위하여!

마을의 시작은 ‘사람’이고, 과정도 ‘사람’이자, ‘사람’으로 지속한다. 9년여간의 마을의 움직임은 활동의 파고를 경험하면서 견고해져 왔다. 마을에서 ‘무엇인가’를 해보고 싶었던 자발적인 결사조직들은 주민자치를 만났고 주축조직의 구성원으로서의 고민들을 하기 시작했다. 코로나에 대응하여 위기를 극복하는 주체, 마을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는 자치계획 수립과정의 주체, 지역사회 문제해결을 위한 민간단위 네트워크의 주체, 행정과의 소통 주체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즉, 나의 이유와 욕구로 출발한 마을활동은 여럿이 모인 공론장에서 모두의 정책으로 만들어지고, 그 정책은 다시 지역사회로 순환되게 하는 힘으로 작동하고 있다. 자치활동가, 마을활동가, 아파트 활동가에 대한 지원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공공성 실현의 주체로서의 활동가의 사회적 인정체계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의 고민이 필요하다.

여기에 지역사회에 주민이 자유롭게 드나들 문턱 없는 장소가 있다면 마을을 지속하기 위한 다양한 상상이 돋는 공간으로써 주민의 생각을 나누는 공동생산의 과정이 이루어질 것이다. 그것도 공공공간이 매력적인 주민의 장소라면 얼마나 많은 커뮤니티가 이루어질까 상상이 된다. 일례로 2021년에 완공한 청양의 혁신플랫폼은 시민들의 일상적인 소통공간으로 행안부 지역사회 활성화 기반조성 사업(10억+군비6억)으로 주민들이 설계에 참여한 주민들의 장소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디지털 공간까지 만들어진다면 마을에서의 직접민주주의 장으로 일상화될 것이다. 모여서 꿈꿀 수 있는 공간, 그리고 일상의 정책을 생산하고 실행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민주주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민주주의 경험하여 궁극에는 시민력이 강화될 수 있는 유연한 통로가 될 것이다.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의 핵심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다. 행정의 세로축과 민의 횡적 연결망의 만남과 연결이다. 마을의 주축조직으로서 주민자치회가 일상의 민주주의의 장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위와 같은 내용이 연결되길 바란다. ‘주민자치회 법인화, 마을기금, 커뮤니티 공간, 민간인 읍·면·동장, 자치계획 수립, 디지털 민주주의 체계구축’등이 마을에서 구현이 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법에 주민자치회 조항이 반드시 복구되어야 할 것이다. 그중에서도 주민의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을 다하기 위한 과제는 보충성의 원리로 운영이 되어야 할 ‘마을기금’이 답이 될 것이다. 지역사회는 1년 단위 마을 과제를 실행하는 조직이 아니라 중·장기 비전을 내용으로 담는 자치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세종시는 ‘자치분권 특별회계’를 만들어서 주민세가 지역사회 발전에 쓰일 수 있는 지갑을 만들었다. 그러나 1년 단위의 호흡이 짧은 활동의 한계와 행정의 지도·감독을 받는 등의 한계를 가지고 있어 보충성의 원리로 운영되기란 어렵다. 미국의 정치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엘리너 오스트롬은 공유재의 비극을 해결하는 제3의 방법으로 지역공동체의 자치관리를 제시했다. 스페인의 마리날레다 지역이 그 사례를 보여준 것처럼 지역공동체의 자치관리가 시장매커니즘보다 민주적이고 효율적이라는 주장이다. 지역사회의 주체가 진정한 주체로 나설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이 마련이 되어야 하며 ‘마을기금제도’가 그 핵심일 것이다. 마을기금제도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기반이 될 것이다.

그래서 지역사회는 ‘사람, 공간, 마을기금’이 필요조건으로 있을 때 지속가능할 것이다. 행정과 중간지원조직은 수평적 협업체계를 구축을 통해 지속가능한 마을기반을 적극적으로 만들어야 할 때이다. 이 필요충분조건을 통해 주민들은 주체로서 자치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고 일상에서 민주주의 경험을 할 것이다. 그리고 궁극에 민주주의에 다다를 것임을 확신한다.

답글 남기기

RELATED POSTS

Check other posts you may like
인천광역시 마을공동체만들기 지원센터의 새로운 소식을 가장 빠르게 받아보세요.

뉴스레터 구독하기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crosschevron-downchevron-down-cir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