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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정책_’공유부엌’을 통한 또 하나의 소통
-가좌2동 주민자치위원회 공유부엌 추진단 김태영
가좌2동에서는 2018년을 맞이하면서, 마을사람들과 주민자치 10년의 기록을 담은 ‘가좌동, 더디 십 년’이 출간되었다.
초창기 주민자치위원회의 모습을 알지 못했던 나로서는 우리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동안 지나온 고민들의 흔적을 담고 있는 책을 보며 새삼 자랑스럽기까지 하였다.
주민자치라는 단어조차 낯설었을 시기부터 한걸음씩 함께 해온 마을공동체에 대한 인식은 어느덧 주민들이 마을의제를 직접 정하고 실천하는 곳이 되어있다.
그런 가좌2동이 혁신읍면동으로 지정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과 한편으론 새로운 도전일 수도 있겠다는 마음으로 ‘공유부엌‘이라는 연결고리에 묶여버렸다.
가좌2동 추진단 회의
혁신읍면동 소식과 함께 주민자치위원회를 중심으로 공유부엌추진단이 꾸려졌고, 준비작업으로 다양한 운영모델과 관리에 대한 벤치마킹이 이루어졌다. 공간과 시설에 관한 컨설팅을 통해 전문가의 의견도 들을 수 있었고, 공유부엌을 직접 이용하게 될 다양한 지역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도 함께 진행 중이다.
앞으로 우리마을에 없어서는 안 될 신나는 공간으로 자리 잡기 위해 공유부엌이 담고 있어야 할 역할에 대한 고민은 지금 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가좌2동 컨설팅
첫째, 지역특성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다.
가좌동은 학교가 많고 가좌시장이 인접하고 있는 전형적인 주거지역이다. 젊은층 1인가구가 적기 때문에 청년들 중심의 끼니해결용 이용은 비교적 낮을 것으로 보이며, 아이들이나 성인대상 요리강좌도 기존 방과 후 수업이나 인근센터수업의 예에서는 많은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나누고, 능동적인 참여가 가능한 단기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어린이들에게는 음식을 하는 과정을 이해하고 식사시간의 중요함을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 청소년들에게는 진로체험이나 친구·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 엄마들의 반찬모임이나 지역 어르신들의 음식 비법 전수 등 구체적인 수요조사를 통해 다양한 참여를 이끌어내면 좋겠다.
둘째, 기존사업들과의 자연스러운 조화도 중요하다.
우리 마을은 주민센터 지하에 자리한 열악한 주방시설에서 마을잔치, 어르신들 삼계탕대접, 매월 반찬 봉사 등의 사업들을 이미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오랫동안 여러 사람들의 힘으로 잘 자리 잡은 사업들도 공유부엌이라는 새로운 공간이 지켜주어야 한다. 시설이 더 확장되고 편리해질 것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세운다면 기존의 봉사활동들도 한층 더 활기를 띄고 풍성해 질 것이다.
벤치마킹_종로 느릿곳간
셋째, 공유부엌을 통해 다양한 연계활동을 기대할 수 있다.
공유부엌을 통해 함께하는 활동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의 다양한 곳으로 공동체 활동이 뻗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아이와 마을도서관에 놀러 다니며 만난 엄마들이 너무 좋아서 도서관활동을 시작하게 되었고, 공유부엌이 생기면 너무 재미있겠다는 생각만으로 공유부엌추진단에 있으니 말이다.
학교나 단체들의 이용도 좋고, 소규모의 새로운 모임도 좋다. 마을공동체를 이해하고 실천하는데 있어 대단한 능력이나 경험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함께 이야기하고 노는 과정에 우리 아이들 생각이 나고, 우리 이웃이 생각나면 그 뿐인 것이다.
주민자치가 잘 자리 잡은 가좌동에서 공유부엌은 기존의 마을의제들과 뜻은 같이하고 방법은 새롭다.
가좌동에서 우리 공유부엌이 마을 어귀 커다란 나무 밑 정자처럼 구체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모두의 놀이터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