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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2월 마을탐방인터뷰
이런 반상회는 처음입니다
간석1동 길거리 반상회
이진옥, 장동필 님을 만나다
인천시청 후문에서 차로 건너편에는 간석1동이 있다. 고즈넉한 동네, 오밀조밀 있는 주택가를 따라 내려가면 빌라와 단독주택들이 밀집한 곳이다.
간석1동에는 길거리 반상회를 착안하여 마을과 함께 여는 반상회를 만들었다. 길거리 반상회를 만든 이진옥 님과 장동필 간석1동 13통 통장님을 만나 간석1동 이야기를 들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진옥 저는 올해 6월 말까지 간석1동 통장협의회 회장이었습니다. 가정주부로서 6년 동안 통장을 하다 보니 마을공동체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간석1동은 남동구의 19개 동에서도 낙후된 편에 속합니다. 전통 시장도 없고 회사 같은 게 있어서 주변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게 없는, 오로지 주거 환경 밖에는 없어요. 마을 전체가 같이 모여서 함께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했어요.
장동필 현재 간석1동 13통 통장을 맡고 있습니다. 관에서 무엇을 하는지 잘 몰랐던 게 사실입니다. 통장 지원을 하고 보니 일반 주민들이 몰랐던 것을 알려줄 수 있는 매개체 또는 우리가 잘 몰라서 못 찾는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관과의 마지막 연결고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매개체 역할을 하면서 솔선수범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간석 1동 통장활동 하시면서 느낀 간석1동을 소개해 주세요.
이진옥 통장협의회 회장을 하면서 보니 간석1동에는 아파트가 4개에요. 그래도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은 형편이 조금은 괜찮으시고 어려우신 분들이 진짜 많아요. 그래도 가족애 같은 게 있는 살기 좋은 동네입니다. 시청과 인접하고 있어도 모든 점에서 혜택은 많이 볼 수 없는, 또는 생활편의시설도 많지 않아요. 주거시설이 대다수입니다.
장동필 남동구 간석1동은 38개의 통인데, 동아리 활동이 9개조로 나눠 있어요. 한 달에 한 번씩 길거리 청소나 김치 반찬 봉사, 경로당 청소, 마을 길거리 반상회도 모임에서 했던 부분이고요. 아쉬운 점은 우리가 시간이나 힘을 들여 할 수 있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부족한 점이 많아요. 단합도 잘 되고 열의를 많이 갖고 있어요. 경제적인 지원만 된다면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간석 1동 길거리 반상회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이진옥 통장들이 반상회를 해야 하는데 모일 장소도 마땅치 않고 나오시는 분들이 거의 없어요. 아파트면 아파트 내 공동회의실도 있고, 방송을 하면 낫지요. 사람들의 관심이 없어서 어떻게 하면 주민들을 만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구상해 낸 것이 거리 반상회를 하면 어떨까였어요. 토요일 오후 정도에 하고 전 세대가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만들자고 기획했지요. 없는 가운데에서 하는 거니까 새마을회에서 텐트를 빌리고 간석1동에는 아기모(아름다운 기부자 모임) 회원 분이 아홉 분이 계신데 하시는 역할이 다 달랐어요. 아기모에 부탁드려 아이들을 위해 풍선도 불어주시고 아이들을 돌봐주시고 그랬어요. 아이들을 위한 부스도 운영하면서 한편에서는 ‘아빠와 함께 부치는 빈대떡’이라고 해서 먹을거리를 마련했고요. 동에서 엄마들이 살면서 건의하고 싶은 사항, 관에게 말하고 싶지만 미처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말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어요. 다만, 아쉬웠던 점은 참여하셨던 분들의 연락처를 받지 못한 거였어요.
반상회를 정기적으로 꼭 집에서 하라는 법은 없잖아요. 많은 분들이 참여하셨는데 다들 정말 좋다고 하시며 거리 반상회 왜 안 하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셨어요. 예산을 받을 수 있다면 일 년을 고루고루 장소를 정해서 하면 좋겠어요. 학교 운동장에서도 하고 그랬으면 해요. 날씨가 추울 때는 못해도 날씨가 좋으면 학교 앞에 차 세우지 말라고 미리 부탁하고 서 너 시간만 해도 충분히 건의하는 등 다음에는 어디서 반상회를 할 지 궁금해 하고. 그냥 나오라고 하면 잘 안 나오시지만, 어르신들. 아이들까지 다 참여할 수 있는 반상회를 구성하는 게 흥미롭고 재미있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간석 1동 마을 안에서 함께 하는 활동이 있다면
장동필 김치를 걷어서 만두 만들기를 했어요. 동사무소에서 만들어 7개의 경로당 어르신들에게 드렸지요. 송편 만들기도 했고요. 그리고 서산과 자매결연을 맺어 농산물을 판매하여 약간의 수익금으로 쌀을 사서 동네에 나눠드리는 일도 했지요.
이진옥 조금은 힘이 들지만 우리 자체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었어요.
간석1동에서 활동하실 때 어려운 점이 있다면.
이진옥 활동을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자원이 들어가는 게 문제입니다. 자비를 털어서는 한 두 번은 되지만 지속적인 것은 안 되니까요. 거리 반상회를 지속하는 것이 좋은데 바탕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어 제일 어려워요.
어떤 활동을 하실 때 가장 보람되시나요.
이진옥 작년에 쌀값이 굉장히 내렸는데 저희가 자매결연지에서 많이 가져와 팔아드렸어요. 자매결연지인 서산도 현금으로만 해서 팔아주니 좋고요. 우리는 나름대로 수익금으로 쌀 100포가 생겨 동네에서 어려운 이웃 분들을 나눠드려서 좋았어요. 단합된 모습을 봐서 즐거웠어요.
장동필 통장 활동을 하면서 주민들이 고마움을 느끼거나 감사하다고 표현해 주실 때 보람을 느낍니다.
마을 일을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이웃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진옥 많지요. 지나가면 할머니들이 사탕도 손에 쥐어주시고 어디 갔다 오냐고 먼저 인사해 주시고요. 시골이 아닌데도 어르신들이 그렇게 챙겨 주세요. 이럴 때 마음이 따뜻해져요. 동네가 아직은 살만한 동네인 것 같아요.
통장들이 동네 평상에서 이야기하면 밥도 비벼서 어르신들과 같이 먹고, 먹는 게 생기면 어르신들 갖다드리고 그럴 때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요.
앞으로 어떤 동네가 되었으면 하시나요.
장동필 살다보니 원주민들과 새로 이사 온 사람들과의 연결고리가 없다면 동네에 애정이 없잖아요. 그걸 연결해주려는 매개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봐요. 주민자치 프로그램이나 길거리 반상회가 서로 알아야 하는 것이니 좋겠다고 생각해요. 이런 매개체를 만드는 것이 범죄율이 줄어들고 주민들 간의 불협화음도 줄어 들거라 봅니다.
이진옥 일단 집안에 있는 주민들을 밖으로 나오게 하는 것이 먼저인 것 같아요. 도회지는 밖으로 나오는 게 가장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밖에서 빈대떡이라도 부치면 나오시잖아요. 거리 반상회는 그래서 지속적으로 해야 할 것 같고 다른 동네에서도 통장들이 신경 써서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간석1동은 삼박자가 잘 맞았어요. 주민센터와 주민 그리고 통장들이 협력하면 시너지가 대단할 것 같아요.
향후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장동필 도․농 협력으로 팔봉면 사무소와 자매결연을 맺었지요. 농촌은 직거래를 통해 양파, 감자, 쌀 등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고 판로를 개척하며, 주민들은 좋은 농작물을 직거래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을 매년 봄․가을에 하고 있어요. 이것을 지속적으로 하고 싶습니다.
이진옥 동 주민센터 프로그램이 참 많아요. 난타를 배우고 있는데 그냥 배우는 것으로는 커 갈 수가 없다고 생각해요. 작년에도 여기저기 요청하여 무대에 섰었는데 무대에 서면 떨리기도 하지만 재미와 봉사와 자부심이 생겨요. 개인적 욕심으로는 간석1동은 “난타야, 난타를 잘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고 봉사 공연을 하면서 마을에서, 남동구, 시까지 공연을 할 수 있게 장기적으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도중, 이웃 주민들에게 요청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일지 여쭤보니,
적극적인 참여와 약간의 양보, 배려를 부탁드린다 했다. 주민들에게 협동과 배려, 양보가 있으면 더 많은 것을 나눌 수 있다 하신다. 2017년 한 해도 나보다는 너와 우리를 생각하며 활동하는 간석1동은 그렇게 따뜻함을 이어간다.
글 사진 /홍보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