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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아파트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천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는 아파트도 많고, 아파트에 사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아도 아파트라는 특성 상 서로 분리되어 살기 쉬운 것이 현실이다. 무관심과 단절이 가져온 소통의 부재, 층간소음과 이웃간의 갈등은 아파트에서 사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씩은 겪게 되는 것들이다.
물리적인 거리는 가깝지만 마음의 거리는 멀어지는 아파트에서 공동체가 자생할 수 있을 것일까. 답은 ‘그렇다’이다.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에 위치한 송도더샵그린워크1차 아파트는 2014년부터 입주하기 시작하여 지금은 2,000명 이상이 함께 살아가는 터전이 되었다. 이 공동체는 서로 배려하고 소통을 중시하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또한 지구 환경을 생각하는 활동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래서 5월 15일 송도더샵그린워크1차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인 김숙현 대표를 만나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자기소개와 단체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송도 더샵 그린워크1차 아파트의 입주민이며,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인 김숙현이라고 합니다. 우리 아파트는 736세대 2,000명 이상이 함께 거주하고 있는 마을공동체입니다.
마을공동체 사업을 사직하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2,000명 이상이 함께 거주하는 공간인데 이웃에게 관심을 갖지 않으면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르고도 살 수 있는 곳이죠. 아파트에서는 개인의 익명성이 보장되지만, 이러한 익명성으로 인해 층간소음 문제나 직원들을 향한 갑질 문화가 생길 수 있는 곳입니다.
층간소음도 아파트라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나오지만, 이웃과 단절되어 있으면 층간소음 문제가 나를 더 불편하게 만들어요. 그래서 입주민들이 서로 알고 배려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우리 공동체에서는 2014년에 ‘승강기에서 마주치면 인사하기’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이웃을 알아가고 이웃의 사정을 알게 되면서 여러 사람들과 같이 사는 공간에 있다는 사실을 더 느끼게 됐어요. 마을공동체에 대한 관심도 더 커졌고요.
마을공동체 사업 계획에 지구 환경을 언급한 부분이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지구 환경을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개인적으로 저는 우리 세대가 다음 세대들에게 좋은 지구 환경을 물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요. 어렸을 때 천문학에 관심을 가져서 지구와 관련된 책들을 보다 보니 환경에도 관심이 많았어요(웃음).우리 아파트는 몇 년 전부터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저녁 9시부터 10분 간 세대 불끄기 운동을 하고 있어요. 불끄기 운동 자체가 환경을 보호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작은 실천 하나가 환경을 지키는 경험이 되어서 향후 다른 환경 보호 프로그램 참여에도 도미노 현상처럼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구 살리기 운동에 동참하기 위한 공동체의 노력을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세요.
매월 마지막 주에 하는 불끄기 활동 외에도 아파트 노인회에서 아파트 단지와 아파트 주변의 쓰레기를 줍기도 하고요. 아파트 내 작은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구 환경과 이웃 공동체에 관한 도서를 선정해서 활동을 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어요. 또 식물을 키워내는 농부의 정성을 알아보고자 주민들의 신청을 받아서 텃밭 가꾸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많은 활동들을 하고 계시네요. 주민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불끄기 활동 같은 경우에는 처음에 참여가 미비했지만 지금은 입주민 분들이 적극적으로 참가해주세요. 아파트 노인회 분들께서도 열정이 많이 넘치세요. 텃밭 가꾸기도 입주민들의 관심이 매우 많아서 경쟁이 치열할 정도입니다. 또 텃밭을 가꾸면서 입주민 간이나 부모와 자녀들 간에도 소통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다행스럽게도 저와 입주민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방향이 같아서 참여를 적극적으로 해주시니 감사한 마음이 커요. 그 덕분에 프로그램이나 활동도 계속 진행해 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마을공동체 활동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어느 마을 공동체든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아파트공동체도 자원봉사활동가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아파트 입주민들도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지만 일이나 육아, 맞벌이로 인해 시간을 낼 수 없는 점을 안타까워하기도 해요. 지금은 굳이 자원봉사라고 말하지 않아도 내 아이를 돌보면서 옆에 있는 아이에게 작은 신경을 써주는 것 자체가 하나의 자원봉사라고 생각합니다.
아버지의 육아 참여에도 관심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이유가 무엇인가요?
마을공동체 활동이나 아파트의 커뮤니티 활동을 하다 보면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주로 엄마와 아이가 프로그램에 참여를 해요. 아빠는 뒤에서 참여하지 않고 수동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요. 육아는 부모가 같이 하는 것이고, 아빠도 충분히 아이에게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되길 바라요. 그래서 아버지도 육아 활동에 재미있게 참가하기를 원해서 아빠와 아이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요리, 낚시, 캠핑 활동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소소하지만 저에게는 굉장히 큰 감동으로 다가온 경험이 있어요. 원래는 인사만 주고받았던 앞집 아이들이 공동체 활동에 참여하면서 저와 친해졌거든요. 그 아이들이 저에게 앞집 이모라고 부르며 반겨줄 때가 참 고마워요. 제가 꿈꾸던 공동체의 모습과도 많이 닮아있어서 만족스러워요.
마을공동체를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 어떤 것을 계획하시나요?
그동안은 어떤 안건이 있을 때 주민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주고받는 자리를 만들었어요. 그러다가 며칠 전에 ‘주민 치맥 잡담회’를 열어서 입주민들이 부담 없이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했어요. 주민들의 호응이 굉장히 좋아서 앞으로도 다양한 주민 잡담회를 열어서 이웃을 알아가도록 할 예정입니다.
마을공동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씀해주세요.
저도 입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요. 그러다보면 내 시간을 쓰면서 이렇게 봉사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스스로 물어보게 돼요. 몇 년 동안 활동을 하면서 많이 고민하고 내린 결론은 이것입니다. 내가 아닌 다음 세대들이 공동체의 경험을 가지고 성장할 때 이웃과 지구 환경을 같이 생각하는 건강한 어른으로 자랄 수 있다는 생각이에요. 아이들이 이런 건강한 마음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저의 활동 이유면서 동시에 공동체 활동의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아파트는 입주민과 입주자대표회의, 그리고 관리사무소가 같이 협력해야 공동체가 더 행복하게 지낼 수 있어요. 그 중에 한 축을 담당하는 관리사무소를 우리 아파트에서는 생활문화지원실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아파트 관리뿐만 아니라 입주민들의 생활과 문화를 지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생활문화지원실 실장님 이하 직원들이 우리 아파트 마을공동체를 위해 함께 헌신하는 것에 대해 입주민을 대표해서 항상 감사드린다는 말을 드리고 싶어요.
글 홍보담당 / 사진 ‘송도더샵그린워크1차아파트 생활문화지원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