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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6월 마을탐방인터뷰
포근하게, 정겹게 쉬어 가고 싶은 마을을 만들고 싶은
제물포상인협동조합
제물포상인협동조합은 인천대 송도 이전으로 제물포 상권이 침체되어 상인들은 제물포역 상권 살리기를 위해 제물포 가요제 등 마을과 연계하여 활동을 했다. 제물포역에서 예전의 넉넉함을 꿈꾸고, 꿈꾸는 것뿐만 아니라 실천하는 제물포 상인협동조합을 만나 궁금한 점을 물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충제 – 저는 여기서 한 40여년 째 이미용업을 해온 김충제입니다. 앞으로 10년은 여기에서 더 할 거니까. (웃음)
이옥영 – 여기에서 화원을 운영한 지 한 30년이 되었어요. 오래 있다 보니 제물포가 시골 같아서 정겨워요. 환경 개선이 되고 배우는 교실도 생기면 제물포가 사람들이 느낄 때 포근하다, 쉬어가고 싶다 그런 제물포역이 되었으면 해서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김미연 – 저는 1997년에 커피숍을 열었어요. 제가 중학생 때부터 있었던 동네인데 제물포는 하나도 변한 게 없어요.
– 제물포상인협동조합을 언제 만드셨고, 어떠한 필요에 의해서 만드셨는지 궁금합니다. 제물포 상인 협동조합의 지나온 이야기를 말씀해주세요.
김충제 –저희 제물포 상인협동조합은 2014년 2월에 설립되었습니다. 4년이 되었어요. 인천대가 송도로 이전하고 다음에 인천 전문대도 없어졌어요. 상점들의 운영이 힘들어졌고요. 그러다보니 “함께 모이는 힘이 생겨야겠다” 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상인들과 주민 몇 분이 모여 무엇인가 뜻있고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의견이 나왔어요. 그래서 시작한 프로그램이 가요제였습니다. 첫해는 지역 상점 건물주님과 저희 상인연합회 회원과 주변 상점가의 상인들의 후원금으로만 가요제를 개최했습니다. 제물포 가요제를 4회째 했어요. 열심히 장사하시는 분들이 너무 힘들어해서 상권도 살리고 앞으로 유대관계를 갖고 함께 일을 할 수 있는 협동조합을 설립했습니다.
-도화동에 위치한 제물포역이 인천대학교 캠퍼스 송도 이전 등으로 활기가 덜 한 것 같습니다. 2014년 저층주거지 관리 사업으로 지정되었지만 여러 문제가 있었는데요. 제물포역이 인적이 뜸해지면서 어떤 문제들이 생겼나요.
김충제 – 2014년 제물포가 저층주거지 개선 사업으로 지정되었어요. 그 당시 주민대표와 상인회 몇 분이 모여 총 7회에 걸쳐 회의를 하였습니다. 주변 상인과 주민 분들의 설문지를 근거로 한 사업 선정하였고 회의결과 몇 가지의 사업을 실행하기로 구청관계자와 결정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추진된 사업이 없습니다. 담당 공무원이 바뀌고 그러면 모든 게 확 흐트러져요.
이옥영 – 학교들이 이사를 다 가고 나면서 경기도 침체되었어요. 학교부지에 청운대가 오기는 했지만 청운대 학생들은 여기 제물포가 거점이 아니라 통학버스가 운행되는 주안역이에요. 청운대 학생들이 여기까지 잘 안 와요. 학교가 이사 가니 상가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줄잖아요. 학생들을 위한 떡볶이 집, 저렴한 술집이 문을 닫고 임대비와 인건비 때문에 닫고 하니 상가 하시는 분들도 유대 관계가 없어지는 거예요. 옛날에는 몇 십 년을 장사 하신 분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잠시 있다 가고. 그러니 유대감이 없어지고. 서로 상인회를 하면서 돕고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모이는 거예요.
– 위에서 이야기해주신 것과 같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마을의 활성화를 위해 4회에 걸친 제물포 가요제 개최 등 노력을 해 오셨는데 그동안 해 오신 활동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옥영, 김충제 – 처음 시도는 저희가 제물포 가요제를 자비로 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계속 가요제를 열고 싶어요. 연말에는 김장을 해서 소외계층 어르신들께 나눠드리고 매달 상인회에서 마을 대청소를 해요. 그런데 쓰레기봉투까지 우리가 돈을 주고 사서 하는 등 어려움이 많습니다.
–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에서 마을공간조성을 위해 거점 공간 마련을 위한 환경 개선 사업을 하시는데 어떤 이유로 마을 구성원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 여기셨나요.
김미연 – 공간이 없으니 사람들이 모일 공간도 없고. 상인들이 회의를 할 때 또는 상인과 주민들이 같이 회의를 할 때 항상 왔다 갔다 하니 곤란하더라고요. 공간이 있으면 회의도 편안하게 하고 주민들과 뭘 배우고 싶을 때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이옥영 – 제물포에 배움터가 있음으로 학생들과 주민들이 이용하면 상가에도 좋은 점이 생기지 않을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요. 그리고 물품 등을 공동으로 놓고 볼 수 있는 공간이 하나도 없어요. 상가 문 여는 시간이 다 다르기 때문에 회의자료 하나 둘 때가 없으니 관리 문제도 있어요. 안건을 보고 이런 내용을 회의했구나 그런 정보를 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 마을구성원을 위한 공간을 단장한 뒤에는 어떤 프로그램을 하고자 하시나요.
이옥영 – 지금은 시작이잖아요. 먼저 학생들 위주로 목공과 원예체험수업을 8월부터 할 것입니다. 하고 싶은 활동은 많지만 주민과 상인이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에요. 한 가지씩 성실하게 운영해 나아가면 지금보다는 나은 마을이 될 것 같아요.
-앞으로 마을공동체에 어떤 일들이 많이 생기고 함께 나눴으면 좋겠다는 점이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김충제 – 우선 경기가 안 좋지만 장사하시는 분들이 자꾸 떠나가니 안 떠나가려면 장사가 잘 되는 것과 화합이 잘 되었으면 합니다.
김미연 – 여러 사람들이 자주 모여서 유대 관계를 가지면 여기에 애착을 가지고 더 머무르지 않을까 해요.
이옥영 – 나누고 싶은 건 많아요. 일 년에 몇 번 만이라도 조금이라도 다과도 하고 싶어요. 그런데 개인 사비를 내야 해서 경기가 안 좋고 장사도 저조하니 귀찮아하는 분들도 계세요. 지금은 한 달에 한 번 청소하시는 것도 안 나오세요. 마음의 여유가 없어요. 경제 활성화가 되면 일 년에 한 두 번이라도 서로 단합대회도 하면서 제물포가 사람 사는 것 같은 동네가 될 것 같아요. 지하상가도 그렇고 여기 떡볶이 골목이 다 죽었는데 상권이 살아나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웃고 이야기하고.
– 제물포상인협동조합의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김충제 – 첫 단계니까 장담만 해 놓고 하면 안 되니까. 개소식 해 놓고 다른 것도 엮어서 해 보고 싶어요.
이옥영 – 협동조합에서 이익 창출이 되면 불우이웃 돕기도 하고 나누는 등 좋은 일을 하고 싶어요.
김미연 – 배움도 같이 했으면 좋겠어요. 악기를 배우고 싶은 분들이 있으면 강사를 초청해서 같이 배운다든지 그렇게요.
제물포상인협동조합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 동안 제물포가 어떤 의미인지 알고 싶어 마지막으로 여쭤보았다. 김충제 대표는 “군대 제대하고 제물포에 딱 도착했는데 이제는 애착이 들고 고향이 되었어요. 제물포는 2의 고향이라 떠나고 싶은 마음도 없고 제물포를 살려서 정든 사람들과 같이 잘 살아가고 싶어요. 우리 아이들도 여기에서 낳아서 다 컸으니까.”라 하셨다. 이옥영 님은 “저는 결혼하기까지 꽃을 하다가 잠시 소매 가게를 하고 싶어서 한 게 여기가 처음이에요. 무엇보다 제물포 주위 사람들이 시골에서 자란 것처럼 사람들이 정겨워요. 욕심을 많이 낸다든가 그런 게 없어요. 시골에서 다 같이 자란 사람들 같은 느낌? 이제는 나이가 들어 다른 데 가서 적응하는 것보다 여기가 잘 돼서 여기에 안착하고 오순도순 시골처럼 나이를 함께 먹으며 늙어 가면 어떨까 그런 마음이 들어요.”라 한다. 김미연 님은 “중학교도 인화여중, 고등학교는 박문여고를 나왔어요. 그 시절에 핫도그 먹고 싶으면 지하상가 밑에 핫도그를 사 먹으러 뛰어왔어요. 그 정도로 추억이 많은 곳이에요.”라고 말씀해 주셨다.
제물포역 상가가 지금은 많이 힘들지만 점차 나아질 거라 생각하는 제물포상인협동조합은 마을공유공간을 만들었으니 주민과 상인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져 한 번 만날 것을 두 번 만날 수 있는 마음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다. 자주 보고 싶고 서로를 궁금해 하는 사이, 그게 마을의 모습이 아닐까.
글 / 사진 홍보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