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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마을 문화기획단>은 서구의 검암·경서동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신생 마을공동체이다. 초기엔 2~3명으로 시작했던 공동체에서 지금은 10여 명이 활동을 하고 있다. 공동체 이름에 ‘문화’를 내건 만큼 공동체 구성원들 또한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 마을극단에서 활동하는 사람도 있고, 캘리그라피 동아리를 같이 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라마을 문화기획단>의 마을공동체 공모사업 계획서를 보면 ‘고독사가 없게 만드는’이라는 구절이 눈에 띈다. 왜 고독사를 언급했을까 질문했더니 <아라마을 문화기획단>의 대표인 고지혜 선생님은 이렇게 답변했다. “구미에서 아이 아빠와 아이가 같이 사는데, 아이가 굶어 죽었대요. 만약 옆집에 사는 누군가가 노크 한 번만 해서 아이 울음소리라도 들었다면 그런 안타까운 소식이 없었을 것 같아요. 마찬가지로 이웃에게 한 번 더 관심을 주면 고독사는 없어지지 않을까하는 취지에서 그렇게 얘기했어요.”
<아라마을 문화기획단>은 고지혜 선생님과 최란 선생님이 만나면서 시작되었다. 생활문화동아리 공모 사업을 한다는 정보를 듣고 그 자리에 모여 안면을 트고, 곧 두 사람은 의기투합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최란 선생님은 “고지혜 선생님과 이야기했을 때, 사람에 대한 관심이라든가 동네에서 활동하고 싶은 마음들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같이 활동을 하다가 사람들이 더 모이면 더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죠.” 라고 말했다.
이 신생 공동체는 태어난 햇수가 적지만 기획과 활동은 굉장히 열정적이다. 5월에는 발대식 겸 포트럭 반상회를 하고 6월에는 인천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센터에서 하는 기초 교육을 수강했다. 또한 7월에는 물총놀이를, 9월에는 강강술래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발대식 겸 포트럭 반상회는 공원으로 소풍 가는 분위기로 동네 주민들과 점심 도시락을 함께 먹으면서 어울리기 위해 기획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예상 인원보다 적게 참석해서 실망하기도 했지만 성과도 있었다. 고지혜 선생님은 “몽골에서 이민 오신 마을 주민 분과 말은 안 통했지만 같이 즐겁게 식사했다”면서 “행사를 마치고 같이 풍선을 터뜨리며 뒷정리를 하던 시간이 즐거웠다”고 회상했다.
인천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센터에서 하는 마을공동체 기초 교육도 들었다. 권희선 선생님은 “공동체에 대해 생각만 하던 것이 조금 더 명확해지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고지혜 선생님 또한 “공동체에 대한 개념이 좀 안개 같았다. 교육을 들은 후에는 어느 정도 선이 보이는 느낌이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아라마을 문화기획단>은 올해 가장 큰 활동으로 강강술래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최란 선생님은 “사람과 사람이 만났을 때 스킨십이 있으면 더 친밀감이 생기는데, 강강술래는 아무 것도 없이 손을 잡고 돌면 되니까 어울리기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강강술래를 활동 소재로 삼은 이유를 말했다.
그럼 왜 이런 공동체 활동들을 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거의 비슷했다. 이웃과 같이 재미있게 놀고 싶어서. 그러나 단순히 놀고만 싶었다면 친목 모임으로 끝났을 테지만, 이들은 그것을 넘어서 마을공동체 활동을 하고 있다. 권희선 선생님의 이야기를 통해 이유를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포트럭 반상회를 할 때, 전혀 모르는 분인데도 저희가 뭔가를 하는 모습에 관심을 가져주시더라고요. 그 때 조금 마음 속으로 가까워지는 모습을 받았어요. 한 동네에 살고 있지만 전혀 모르다가 이런 활동을 계기로 마음이 연결되고,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공동체 활동을 하면서 느낀 인상적인 순간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최란 선생님은 “저희가 회의를 하면서 공동체와 관련한 가치들을 찾고 공유한 적이 있는데 그 시간이 정말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나오는 가치들이 다 비슷해서 마음이 이렇게 통하는 분들을 마을에서 만나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권희선 선생님 또한 “마을공동체에 대한 가닥이 더 잡히고 우리의 마음이 하나가 되는 계기였다”고 말했다.
<아라마을 문화기획단>의 회의에서 회원들이 찾은 가치는 ‘공동체’, ‘배려’, ‘존중’, ‘사랑’, ‘공동육아’, ‘네트워크’, ‘정보공유’, ‘어울림’, ‘평화’ 등 정말 다양했다. 동시에 각자 다양한 사람들이 공유하는 비슷한 가치들이기도 하다.
고지혜 선생님은 앞으로 “서구를 아우를 수 있는 공동체, 검암·경서동하면 딱 떠오르는 문화공동체”로 <아라마을 문화기획단>을 발전시키고 싶다는 포부를 나타냈다. 동시에 올해 잘 되어서 내년에도 마을공동체 공모 사업에 선정되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목표도 덧붙였다. 더불어 허기연 선생님 또한 “올해로만 끝나지 않고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새로 시작한 만큼 생각도 많고 적극적이고 포부도 큰 <아라마을 문화기획단>이었다. 인터뷰를 하는 순간은 웃음이 넘치고 화기애애했다. 설문지를 작성할 때에는 머리를 서로 맞대고 의견을 나누며 하나씩 설문을 완성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최란 선생님의 말을 끝으로 <아라마을 문화기획단>의 더 재미있고 흥이 넘치는 활동을 기대해본다.
“개인개인이 살아있는 마을이었으면 좋겠어요. 그걸 위해 돕고, 어떻게든 풀어낼 수 있고, 그 안에서 개인들을 만나게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요소들을 만들어내기 위해 아라마을 문화기획단으로서 마을에서 오래오래 활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홍보담당 / 사진 ‘아라마을 문화기획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