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업데이트 : 31/12/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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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마을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다

신촌에 마을공동체의 새 바람이 불어오다 <부평3동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서종환 위원장 인터뷰 부평3동 ‘신촌 어울림 마을축제’를 알리는 부평3동 풍물단의 길놀이 공연 Q) […]
Written by: doog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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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에 마을공동체의 새 바람이 불어오다

<부평3동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서종환 위원장 인터뷰



부평3동 ‘신촌 어울림 마을축제’를 알리는 부평3동 풍물단의 길놀이 공연


Q) 부평3동을 신촌구역이라고 부르던데요.

행정동이 아닌 다름 이름을 갖게 맥락이 있는 건가요?

A) 부평3동에는 일제침략기 때 일본이 조선을 병참기지로 만들기 위해 부평 평야에 설치(1939)했던 일본육군조병창이 있었는데, 일제 패망 이후에는 이곳이 미군 주둔지(ASCOM City, 애스컴)가 된 유래가 있다. 당시 한국에 배치되는 미군이라면 한번은 꼭 애스컴을 거쳐 간다고 할 정도로 방대한 기지였다 보니, 전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서 기지촌을 형성했다. 그러면서 신촌이라는 이름이 붙었던 것 같다. 이제 곧 미군부대가 이전되면 대규모 휴식시설인 신촌공원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 지역 인구는 1만 5천 명 정도로, 남녀 비율은 비슷하고 시민사회단체, 지역모임단체 등이 많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밖에도 마을에는 자생단체나 법적 단체, 지역 학교나 상인연합 등이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바 일을 잘 하고 있지만, 건강한 지역사회를 고민할 때에는 각 단위들이 네트워크 안에서 소통하며 마을공동체를 이루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화합의 자리를 고민하게 되었다.

화합의 장으로 마을축제를 기획하게 된 것은 축제라는 행사가 가진 기능적인 장점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곳이 예술마을이라는 유래 때문이기도 하다. 애스컴이 형성되면서 미군을 따라 미국 문화도 유입이 되었는데, 영내에 12개의 미군 클럽과 영외에 23개 민간 클럽이 성업을 이루면서 대중가수들도 미8군 클럽에서 활동하는 등 이곳이 음악 예술활동의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단체들과 만나서 사업을 설명하고, 준비하는 모습

Q) <신촌 어울림 마을축제>는 어떻게 기획이 된 건가요?

A) 참여예산 일을 할 때 보니 유형의 일과 무형의 일이 있더라. 유형적인 것들은 물질적인 것들을 만드는 일들이다. 도로나 CCTV 설치 같은 하드웨어적인 작업인데, 그런 것들만 하다 보니 교육 사업이나 문화 사업같이 무형적인 작업들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은 작년에 마을 환경을 개선시키고자 ‘전봇대 마을을 디자인하다’라는 기획을 가지고 희망마을 사업에 공모하려다 우리가 아직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것을 느껴서이다. 사람들 간의 관계가 없는 상태에서 사업을 한다는 것이 시기상조일 수 있겠더라. 그래서 지역에 있는 여러 단위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힘을 합칠 수 있는 동기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축제를 기획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올 2월부터 준비를 시작해서 마을공동체 공모사업을 활용하게 되었다. 일련의 활동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역의 단체나 주민이 융합해서 마을공동체라는 결사체를 만드는 초석이 되고자 기획을 한 것이다.

축제 주최를 참여예산위원회에서 맡게 된 것은 다른 자생단체에서 주최를 고사했기 때문이다. 아마 구성원 대부분이 연로하신 관계로 실무가 부담스러우셨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자문이나 고문을 맡아 주시고, 주최를 참여예산위원회가 하게 되었다. 타 단체와 함께 테이블을 만들어 8번의 정기회의와 3차례 임시회의, 단체장 간 회의를 8차례 진행하며 구성했다.


Q) 부평3동 참여예산위원회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부평3동은 11개 자생단체에서 112명이 활동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인 주민참여예산위원회는 조례로 구성된 법적 단체면서 자생단체다. 동네의 일은 주민자치위원회의 주도로 많이 이루어지지만, 구성원 수는 참여예산위원회가 가장 많다.

참여예산위원회는 예산 편성과정에 지역 주민이 직접 참여해서 주민의 선호와 우선순위에 따라 예산이 결정될 수 있도록 하는 재정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일을 한다. 주로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 의견을 청취하고 제안을 발굴해서 부평구에 전달한다. 부평구에서는 지방재정을 운영할 때 공정하고 투명하며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2012년 10월부터 시작됐다. 평균적으로 일반회계의 약 1%정도가 참여예산이 반영되는데, 5억 원에서 6억 원 가량 된다. 구성원은 시민사회단체, 통장, 자치위원, 부녀회 등이 융합되어 있는데, 시민단체가 약 40%, 자생단체가 40%, 나머지가 일반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통장 모집 공고를 보고 경선을 했다가 떨어진 게 계기가 되었다.(웃음) 이후 주민자치위원으로 추천을 받아서 위원 활동을 하게 되었는데, 참여예산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가입을 했다가 지역위원장을 제안을 받아 2년간 참여예산 사업을 하면서 마을 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런 활동을 하게 되면서 지역 일에 관심을 갖게 되자 어딜 가나 좋은 점은 눈에 띄기 시작했고, 그걸 동네에 매칭해서 융합을 하고 싶어졌다.

  
  

축제때 마련된 부스들

Q) 축제에서는 어떤 프로그램들을 진행하셨나요?

A) 사업을 처음 진행하다 보니 변수가 많더라. 인근의 학교 댄스 동아리, 지역 청소년단체, 음악학원 세 곳이 급하게 사정이 생겨 함께하지 못하게 되었는데, 그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안전마을 사업을 하는 공동육아 협동조합과 함께 협업하며 축제를 진행하게 되었다. 그 결과 참여율도 좋았던 것 같다. 인근 태권도학원, 부평3동 풍물단, 여성회, 민우회, 적십자회, 참여예산 등 자생단체, 안전마을, 어린이집, 수채화협회 등을 섭외해 가며 진행했다.

여성민우회에서는 안전마을 캠페인 같은 것을 했고, 여성회는 할머니들 머리모양을 꾸며 드리는 부스를 운영했다. 태권도학원에서는 공연과 태권도 소개 부스를 운영했고, 청소년 봉사단체인 희망두드림에서는 굴포천을 소개하는 코너, 연탄 나눔 봉사기금을 받기도 했다. 부평은 풍물이 유명해서 동마다 풍물 동아리가 있는데, 악기 체험 부스를 운영했다. 교육·복지 사업을 하는 비전컨설팅회사에서는 염색 체험도 했다.

축제는 풍물에서 풍물로 끝나는 부평의 특색을 살리고자 했다. 축제의 시작을 길놀이로 알리며 흥을 돋우는 것으로 시작해서, 예술공연·음악공연·태권도·민요·마술공연 뒤에 풍물을 전문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 ‘잔치마당’의 공연으로 폐막공연을 진행했다.

 
 

(태권도 공연, 희망세상어린이집 원생 공연, 부평여성회 난타, 주민자치프로그램 민요 공연)

Q) 여러 단위와 입장을 조율하고, 함께 준비하는 데에 힘든 점은 없으셨나요?

A) 처음 단체들 화합을 제안했을 때에는 “화합이 잘 되는데 무슨 축제를 하냐”는 반응이 많았다. 기획 단계에서는 젊은 사람들은 공연 위주이지만 어른들은 먹거리 위주라 의견을 조율하는 데에도 트러블이 많았다. 축제를 할 수 없는 상황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웃음)

갈등이 생길 땐 괴롭고, 지금 잘하고 있는 건지 고민이 많이 되더라. 그래도 책임감을 갖고 끝까지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어떤 이들은 “밑져야 본전이다”, “욕 안 먹으면 다행이다.”라고 했지만, 통장협의회장님이 송전탑 보상지역 기금을 출연해 오고, 통장단을 만나서 “동네잔치 하는데 어차피 우리가 먹을 거니까 회비들 내라”며 2만원씩 기부금을 받아와 주시는 등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서로 돕고, 또 응원하는 힘에 감동을 받으면서 계속 올 수 있었다.

그래서 10개 단체로 시작했던 행사는 17단체가 참여하였고, 많은 인원이 함께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 지금은 20개 단체가 함께 하고 있다. 구청에서는 “이런 행사는 구 단위에서도 하기 힘든데 한 동에서 이런 걸 해내다니 놀랍다”고도 하시더라. 참여자는 약 500~1000명이, 행사 소식은 주변지역의 15,000명 정도에게 노출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부평3동과 산곡3동 인구와 백운역 이용자 숫자에서 25%정도를 추산한 예상 지표다.

다만 모든 단체들이 한번이라도 다 같이 모여서 회의를 했어야 하는데 그걸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못한 점이 아쉽다. 만나는 단계부터 단체들이 따로따로 활동하는 것을 조금씩 집중시켜 보는 계기, 중심점을 만들면서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가자는 것이었으니까. 물론 행사 한 번에 바로 연결이 되고, 친구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만남을 시작으로 차근차근, 당장은 힘들어도 마을공동체에 중심을 두고 나아가고 싶다. 내년에는 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는 모델을 찾아가려 한다. 주민, 행정, 시민단체, 자생단체와 함께 구성해서 융합할 수 있는 마을과 지역이 되길 바란다.


사회적기업 ‘잔치마당’의 폐막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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