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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마을이 함께하는 교육공동체
<계양에서 행복찾기> 김지연 대표 인터뷰
주민들이 서로 만나는 커뮤니티 공간
동양동 마을기업 ‘꿈샘터’ 공간은 올해부터 <한우리 로컬푸드>가 운영하게 되었어요. 공간 외부는 로컬푸드 매장으로 운영하고, 안쪽 교실 공간을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로컬푸드만을 위한 매장이라면 규모가 더 작아도 되고, 몫이 좋고 임대료가 더 저렴한 길가 쪽의 점포를 선택할 수도 있었어요. 그럼에도 꿈샘터에 들어오게 된 것은 운영 주체가 자리를 비우게 되면서 공간이 사라지게 되는 게 안타까웠기 때문이었어요.
초기 마을기업을 같이 준비했던 사람 중 한명으로서, 이 공간 자체가 동네에서 했던 수많은 활동의 결과물이었기에 쉽게 포기할 수 없었어요. 남들이 보기엔 별 게 아닐지 몰라도 우리에겐 특별했거든요. 무엇보다 내가 맺고 있는 관계, 인적 네트워크가 있는 곳이어서 더욱 그랬어요. 그래서 로컬푸드 매장을 통해서 공간 운영 기반을 마련하되, 교실 공간을 다양한 커뮤니티 존으로 만들어 주민들이 편하게 사용하면서 공간을 매개로 만날 수 있는 장을 열고 싶었습니다.
계양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들
계양구에 살며 재밌어서 시작했던 일들이 작은 참여부터 지역 네트워크까지 이루어 내는 일련의 활동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이런 활동을 하는 건 결국 계양에서 행복을 찾기 위해서였구나.” 라고 느끼게 되었어요. 개별적으로 관심 있는 분야에만 급급하지 않고 안전한 먹거리, 올바른 교육, 문화활동 등 다른 단체들과 만남을 갖게 되면서 지역사회 안에서 좋은 영향을 넓혀 나가는 것들에 대해서도 도모하게 되었죠.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어요. 활동하다 보면 접점이 생기는데, 연결되는 일이 있을 때 계속 만나온 결과였어요.
저는 재밌겠다 싶으면 일단 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다른 사람이 관심을 갖지 않는 것에도 관심이 가는 편이에요. 재고 따지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이면 만일 할 수 없을 것 같아도 일단은 해보는 편인데요. 못할 것 같던 일도 막상 해보면 조금씩 진전이 생기더라구요. 사회적 경제라던가 마을 안에서의 일들이 엄청난 능력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전 즐거울 때 동기부여가 확실해지는데 당장 바쁘고 귀찮아도, 이익이 남지 않아도 재미있으면 하고 싶어져요. 주변 사람들이 나로 인해서 어떤 형태로든 좋은 영향을 받게끔 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데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는 없지요. 다만 그 이해관계가 단지 물질은 아니라는 뜻이에요. 지향이 같은 사람들과 만나서 이런 일들을 해 나가고 싶어요. 활동을 할 때나 관계 속에서 내가 성장하는 경험을 하곤 하는데, 내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있다거나 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가장 기뻐요. 이런 것들을 통해서 내 아이가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싶어요.
힘들어도 하다 보면 되는 게 마을 일이고, 그런 게 조금씩 쌓이면 좀 더 큰일을 할 수 있게 되더라구요. 그렇게 역량이 쌓여 가는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건 많지만 아직 할 수 있는 건 적어요. 그래서 올해는 지금 하는 일들을 안정화시키는데 주력하고, 바깥도 볼 수 있는 역량이 생기면 새롭게 도전해 보려 합니다.
학부모와 전문가가 자발적으로 함께하는 마을교육공동체
어느 날 동네 이웃 한 분이 꿈샘터로 찾아오셨어요. 꿈샘터가 뭘 하는 곳인지 궁금해서 오셨던 건데, 대화를 하다 보니 저와 비슷한 지향을 가진 분이더라구요. 그러면서 동네에서 함께할 수 있는 교육 프로젝트를 준비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하셨어요. 그래서 이번에 마을공동체 공모사업을 활용해서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죠.
올해 마을사업에서는 창의 교육 프로젝트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인데, 가장 큰 줄기가 ‘영어 뮤지컬’이에요. 뮤지컬은 처음 프로젝트를 구상할 때 영어와 연기 지도가 가능한 분이 자발적으로 의사를 밝혀주신 덕에 기획하게 되었는데요. 그외에도 아이들을 이끌어주는 선생님들이 있긴 하지만 대본 구성, 연기 연습, 의상 및 소품 제작 모두 아이들이 창의력을 발휘해서 직접 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에요. 어른들은 필요할 때만 조금 돕는 역할이죠.
아이들을 지도하는 학부모나 전문가들은 이미 지역 네트워크 안에서 느슨히 연결되어 있던 주변 어른들이였어요. 그러니 아이들을 위해 선뜻 같이 해보자고 마음을 모아 주실 수 있었죠. 이러한 자원이 참 귀중해요. 아마 뮤지컬은 처음이라 어설플지도 모르겠지만 큰 그림은 그릴 수 있게 되었으니 시도해 보는 거예요. 생각대로 될 지는 잘 모르겠지만 생각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다는 자체가 절반의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일의 중심은 사람이다.
모든 일이 사람이라는 생각을 해요. 가장 어려운 일도 사람이고, 가장 중요한 일도 사람이죠. 모든 일의 가운데에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 걸 보면 사람 간의 관계가 정말 중요해요. 동양동 초창기부터 살면서 이웃들과 만나 왔는데, 처음에 열심히 하던 사람들은 지쳐서 전부 그만두었어요. 활발히 활동했던 사람 중에 남은 사람은 저밖에 없을 것 같아요. 남아는 있어도 이젠 활동을 하지 않으시거든요.
그래서 나부터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요. 내가 괜찮은 사람이 되어야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 받아들여지고, 내가 하는 것들이 괜찮은 것들이 되어서 마을사람들한테 좋은 영향을 미치게 돼요. 좋은 사람이 곁에 있으면 도와주고 싶고 같이 하고 싶게 마련이잖아요. 결국은 사람간의 관계구나 라는 것을 느껴요. 저는 이 마을에 좋은 기운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든든한 버팀목 – 지역 협의체 · 네트워크
올 10월에는 ‘계양 청소년문화제’를 준비해 보려 해요. 운영위원회에서 동의가 되면 지역 협의체를 만들어서 계양구 단체들과 같이 진행해 볼 생각이에요. 비슷한 행사가 이미 있지만 보여주기식 행사여서 학부모 차원에서 연대해서 자력으로 진행하려는 건데요. 영어뮤지컬을 시도해보는 것도 학부모단체 차원에서 준비하고, 마을이 학교가 된다는 의미에서 학교에 협조 공문을 보내서 관계망을 꾸리려고 해요.
꿈샘터 공간이 조금 더 편안하고 열린 공간이 되어서 새로운 것들이 만들어 질 수 있었으면 해요. 공간을 쉐어하면서 손바느질, 천연아로마, 프랑스 자수, 원어민 영어강좌, 저학년 돌봄 등 요청이 들어오는 일들은 해볼 수 있는 한 다 해보려 해요. 돈은 안 되고 품은 더 들겠지만 열어 두고 있으면 연결의 지점이 생기더라구요.
제가 아는 한 제 주변에서는 이런게 처음 시도하는 일들이에요. 그야말로 시도이기 때문에 ‘그냥 해 보는’ 건데요. 지금 생각한 것들의 반만 구현이 되어도 잘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만약 반도 안 된다 하더라도 시도를 해봤고, 아이들, 선생님, 학부모들이 모였다면 그런 과정에 충분히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그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다음에는 좀 더 잘할 수 있게 되고, 그런 과정을 통해서 보람과 재미가 생겨날 것 같아요. 다음에는 더 넓은 영역으로 확장될 수도 있겠지요. 그렇게 같이 하는 팀을 꾸리고 싶어요. 지금은 보조금을 활용해서 이런 일들을 하지만, 소기의 성과가 있으면 다음엔 작더라도 우리끼리 할 수 있어요. 잘 풀려서 좋은 사례로 남으면 다른 곳에서 찾아오지 않을까요? 그럼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글/사진 : 이광민(사업지원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