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ble of contents
지역사회와 동네에는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것을 어떻게 풀어나가는가는 마을의 고민거리이자, 사람의 삶의 질과도 연결되어 있는 중요한 문제이다. 사람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여러 종류의 복지 정책들이 펼쳐지고 있지만 여전히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사람들도 많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이 가지 않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사회적인 관점으로도 안타까운 일이다.
등대마을 새암봉사회(이하 새암봉사회)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2016년 4월에 논현주공14단지 아파트 입주민들이 모여 시작된 아파트 속 마을공동체이다. ‘이웃이 더 어려운 이웃들을 돌본다’는 모토로 발족한 후에 현재까지 활동을 계속 이어오고 있다.
‘새암’이라는 단어는 샘의 옛말로 ‘물이 저절로 땅 속에서 솟아나는 곳’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이름 속에는 목마른 사람들에게 샘물 같은 사랑을 나눠줄 수 있는 봉사회가 되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새암봉사회가 활동하는 논현주공14단지아파트는 등대마을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이 아파트 단지는 2006년 10월에 입주가 시작되어 1,800세대 규모를 이루고 있다. 환경적으로 교통이 편리하고 소래습지 등 자연환경도 잘 갖추고 있다.
한편으로는 다문화가정을 비롯하여 기초생활수습자, 장애인, 독거노인, 한부모가정 등 주거 약자들이 많이 살고 있어 지속적인 복지와 관심이 필요하다. 새암봉사회의 실무자이자 관리사무소장인 서창원 소장은 “정부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에 대하여 이웃이 이웃을 돌보는 사회적 안전망이 구축되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새암봉사회는 한 달에 두 번, 매 2주마다 독거노인들을 대상으로 반찬을 만들어 전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정기적인 나눔 이외에도 어린이날 축제행사와 초복삼계탕 나눔행사, 이웃사랑 나눔장터, 연말 불우이웃돕기 등의 공동체사업들을 진행해왔다. 연말에는 단지 내에 마련된 공동텃밭에서 배추와 무를 수확하여 김치를 담가서, 나눔장터에서 얻은 수익금으로 구입한 쌀, 라면과 함께 형편이 어려운 주민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이러한 내부 봉사 외에도 외부 기관과 연계하여 베이비시터 등 아동 보육지원 서비스도 제공하고, 장애인들에게 휠체어 수리 및 청소 서비스도 제공하여 주거 약자들이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여러 가지의 노력들을 하고 있다. 서창원 소장은 “우리 내부적으로도 주체가 되어서 봉사와 나눔 활동을 하지만 예산이나 제도적인 한계로 인해 쉽게 할 수 없는 것들은 외부와 협약을 맺어 좋은 혜택들이 취약계층 입주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렇게 봉사 활동을 하면서 새암봉사회 회원들은 힘들기도 하지만 행복함을 느끼고 보람차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선민 님은 “우리 봉사회원들도 전부 일하고 와서 저녁에 음식 준비를 하는데 솔직히 힘들다. 하지만 어르신들이 곧 우리의 미래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니 더 힘내서 성심성의껏 봉사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문수 부회장 또한 “반찬을 가져갔을 때 어르신들이 굉장히 고마워하면서 좋아하시는 모습을 볼 때 좋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직접 방문을 해서 보면 너무 힘들게 사시는 현실을 마주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더 많이 도와드릴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며 소감을 말했다. 이런 마음들은 인터뷰 장소에 모여 있던 모두가 공감하는 마음들이었다.
새암봉사회는 앞으로도 지금까지 했던 일들이 꾸준히 지속되기를 원한다. 또 일을 확장하기보다는 현재 있는 위치에서 활동을 더 내실있게 다지면서 많은 주민들이 복지 혜택을 보기를 희망하고 있다.
또, 지금 상황에서 봉사를 계속 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지만 아무래도 회원 개개인들의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뜻을 함께할 수 있는 회원을 더 모집하고 싶은 새암봉사회의 바람도 크다.
이렇게 소중한 마을공동체가 더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 신경숙 총무는 “우리 회원들이 직장을 다니면서 소수의 인원으로 활동을 하고 있으니 조금 버겁기도 하다. 인원 확충을 위해 주변에 홍보를 해서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회원을 확충하는 것이 과제다. 외부적으로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원들이 확대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우리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마을공동체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을 이야기했다.
우리 동네와 지역 사회에는 여전히 어렵게 살고 내일을 고민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도 이렇게 봉사를 하면서 서로 도우려는 손길이 마을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된다. 봉사를 하고 베푸는 사람도 특별히 타인보다 더 잘 살아서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이웃과 같이 살고 모자란 것을 채워주려는 따뜻한 마음씨가 행동으로 이어졌을 뿐이다. 새암봉사회가 마을의 이름처럼 어려운 이들에게 등대가 되어주는 든든한 언덕으로 더 견고해지는 순간 마을은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글 홍보담당 / 사진 “등대마을 새암봉사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