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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내가 함께여서 따뜻한 사랑방
인천개항 (구) 개항장 사랑방
장미진 님을 만나다
중구청 앞에 위치한 <인천개항> (구) 개항장 사랑방은 개항장 카페와 전통문화체험관을 운영하며 경제적으로 취약하고 지역사회로부터 소외된 장애인들의 경제활동 참여와 일자리를 마련해왔다. 올해 11월부터 (구)개항장 사랑방에서 (주)인천개항으로 명칭을 바꿔 활동할 <인천개항>이 그동안 담아둔 이야기를 총괄 매니저 장미진 님을 통해 들어보고자 한다.
– 단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인천개항의 전신인 개항장사랑방을 설립한 모법인은 사단법인 인천장애인능력개발협회입니다. 저희 장애인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물심양면으로 후원해주시는 모법인의 대표 분은 인천 주안중앙교회 목사님이세요. 7-8년 전부터 교회 내에 장애부와 복지부를 동시에 세워 운영했어요. 복지관이나 장애인을 케어하는 곳은 한정적이잖아요. 5000평의 교회 공간을 활용해 주일 예배부와 함께 장애인 복지를 시작하게 된 거예요.
주간보호센터를 먼저 설립했어요. 장애인을 둔 어머니들 입장에서 장애인 자녀들의 교육과 치료를 담당하는 곳은 많지만 성인 장애인자녀들의 수에 비해 갈 곳이 너무 한정적이어서 성인장애인부로 전환하게 되었어요. 성인장애인들을 맡다보니 직업재활을 가장 우선으로 신변 처리, 사회성 높이기 등 처음 1년 활동은 이런저런 일도 많이 했어요.
주간보호센터로 정하니까 직업훈련과 사회성, 취미활동 등 몇 가지로 나눠서 활동을 했고요. 제일 잘 나가는 게 마사지 훈련과 바리스타 체험이었는데 교회 안에서 훈련을 진행했어요. 처음 의도는 직업적인 성과보다는 손 근육을 만져 주는 게 성인장애인들에게는 굉장히 좋잖아요. 꾸준한 그동안의 노력이 좋은 결실을 거둬서 이제는 인터넷을 보고 일부러 마사지하러 <인천개항>으로 많이들 찾아 오셔요.
▲인천개항 (구)개항장 사랑방에서는 성인 장애인들이 마사지를 배우며
카페에 찾아오는 손님에게 마사지 체험을 한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자리 잡기까지에 어려움
– (구) 개항장 사랑방이 생기게 된 까닭은 무엇인지요.
처음, 주간보호센터와 장애인평생교육원을 함께 운영했는데 장애인 이용자들에게 더 좋은 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복지시설로 제도권에 들어가야지 사설로 후원을 받으며 하다 보니 한계가 있더라고요. 장소를 알아보려고 부평, 주안, 구월동 등 많이 다녔어요. 아침에 가서 건물임대 계약을 약속받고 와도 도저히 장애인들이 있으면 건물 값이 떨어진다는 둥 인근에서 반대한다는 둥 계약을 할 수 없었어요. 고정관념을 깨고 지금의 중구청 앞자리로 왔는데 마침 3-4년 전만 해도 이곳 상권이 열악해서 지금의 진성빌딩에 공간을 얻어 주간보호센터를 세울 수 있게 되었지요.
그리고 주간보호센터와 장애인평생교육원에서 훈련받은 성인장애인들의 직업재활을 위해 계속 카페를 세우려고 노력했고 마침내 이곳에 개항장사랑방을 세울 수 있게 되었어요. 원래는 주간보호센터 건물 1층을 목표로 준비했지만 더 좋은 곳에 세울 수 있게 된 거죠.
– 현재 인천개항 (구) 개항장사랑방에 계신 분들은 어떻게 구성되었나요?
현재 전체 종사자들은 저를 포함 11명이고 그 중 장애인,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이 9명, 외부기관에서 위탁을 통해 직업재활 훈련을 받는 직업훈련생이 30명 정도죠.
모법인 소속 주간보호센터 장애인 이용자, 은광학교 학생 등이 함께 훈련받고 있지요. 물론 훈련생 모집도 하고 있고요. 남구장애인복지관에서 바리스타 훈련생이 3개월 과정으로 오고 있어요. 기회를 제공하고 훈련의 장을 보여주면서 어떻게 교육할 수 있는 지 배워 선생님들에게도 도움이 되고요.
– (구) 개항장사랑방이 만들어지며 활동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궁금합니다.
이제는 한 달에 체험으로 방문하시는 신청건수가 10건 정도 돼요. 처음 할 때는 카페를 기본으로 관광지니 체험관을 함께 했는데 제가 외국에 다니면서 한국적인 체험을 가지고 갔어요. 달고나나 쌀강정들을 했는데 현지 교포나 외국인들의 반응이 굉장히 좋았어요. 그리고 인천 아시안게임에 가서 부스에 달고나, 한국 전통놀이 체험 등을 가지고 갔는데 외국인 이외에도 한국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가장 많았어요. 그것에 힘 받아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카페 안에 공간을 마련해 마사지 체험을 해 보았어요. 준비하면서 인천광역시 내에 있는 학교에 체험활동 관련 공문을 모두 보내는 등 홍보에도 최선을 다했죠.
저희가 지역적으로 좋은 장소잖아요. 삼산종합사회복지관 같은 경우, 어르신들에게 점심식사와 커피음료 서비스, 제가 문화해설을 하며 관광도 시켜 드리고 식사까지 하실 수 있게 토탈서비스를 제공했지요. 작년에는 관광 오시는 분들 위주로 소극적으로 소소하게 카페 운영을 했었는데, 올해부터는 전투적인 마케팅의 결과로 지난 9. 10월엔 하루 체험이 3-4건 신청되기도 했어요.
아쉬운 점은 관광객의 이동코스가 송월동 동화마을과 차이나타운으로 전환되는 점인데 처음 개항장사랑방을 오픈할 때 이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았거든요. 작년 메르스 영향과 올해 동화마을의 부각으로 차이나타운에서 이곳으로 오는 관광객이 많이 줄었어요.
▲ 먹거리 판매 – 개항곡물빙수 등 다양한 간식, 웰빙 수제 과일청 판매를 한다
손수 만드는 재료들로 찾아오시는 손님들에게 대접하고 싶어요
– <인천 개항>에서 주력하는 프로그램이나 활동이 있으신지요.
카페와 체험관을 동시에 하고 있지만 점심식사도 있어요. 제가 고안한 팥빙수도 특허출원중이에요. 관광하러 오시면 뭔가 특별한 것을 드시고 싶어 하시잖아요. 그래서 장애인들이 운영하지만 방문하시는 고객의 건강을 생각하는 수제와 웰빙으로 메뉴를 바꿔가려고 해요. 기존의 카페 메뉴를 점차 줄이고, 커피는 일주일에 한 번씩 로스팅한 신선한 원두를 사용하고 유자라떼, 생강라떼처럼 우리가 직접 만드는 수제음료로 대체하고자 해요. 귤, 대추, 유자, 사과 등 모두 제철에 나는 재료로 카페음료 메뉴를 전환하는 중이에요. 점심식사 때 착한 가격에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려고 연구와 노력을 하는 중이에요. 손님들이 맛있어하시는 양념 간장도 제가 만든 거예요.
대세인 마사지 체험도 체험비 만원에 음료를 포함하여 서비스하고 있어요. 카페 메뉴는 수제, 웰빙 음료 중심으로 축소하고 앞으로 우드, 도자기, 금박 등 입체적인 체험상품 개발로 개항장 유적지를 가지고 나만의 DIY로 하는 기념품을 준비하고 있어요. 내년에는 일본에 가서 배워온 금박체험으로 체험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하려고 해요. “인천 중구에 오면 차이나타운에서 자장면 먹고 인천개항에서 마사지와 금박체험하고 가야지!” 그런 콘셉트로 좋은 재료를 준비하고 있고 마사지도 손에서 어깨, 발까지 준비하고 있어요.
– <인천개항>을 운영하시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운영을 하는 이들이 영업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모두 사회복지사들이에요. 하지만 장애인 직업을 만드는 일을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 거지요.
우리 성인장애인도 비장애인처럼 낮에 활동이 있어야 해요. 장애인 직원들이 마시지를 하고 있지만 며칠만 쉬면 잊어버려요. 그래서 계속 반복훈련을 해요. 우리는 이런 특성을 알고 있으니 또 훈련을 시키지요.
처음 했을 때는 저희 가장 큰 후원기관인 교회에서도 반대하시는 분들이 있었어요. 손님 중에 오셔서 기분 나쁘다고 하시는…. 물론, 아직도 그런 분들이 있어요.
우리 장애인직원분들 중에 대화가 안 되거나 부족하여 “안녕하세요?”라고 가게 밖에서 인사하는데 차이나타운에서도 다 하는 것을 뭐라 하시는 분들도 있었고요. 이런 것도 장애인차별이 아닌가? 우리 행동은 영업활동 아닌가? 이상하게 보고 왜곡하는 불쌍한 편견들이에요. 저희들은 경영 노하우도 부족하지만 손님들의 선입견들이 어려운 점이지요.
<인천개항>에 방문하면 누군가에게 자랑할 만한 곳으로 지역에서 자리매김하고 싶어요
▲ 인천가톨릭대 시각디자인과 학생들과 산학협력을 통해 진행한 관광상품디자인 개발상품들
– 지역 내에서의 단체와 함께 하거나 도움을 주고받는 곳이 계신다면.
(구) 개항장 사랑방 인테리어 같은 경우, 자체적으로 냅킨 아트 등으로 다 했어요. 저희가 하고 나니 문의가 많이 들어와요. 프로그램에 합류하셔서 바리스타 훈련을 보내는 곳도 있고 장애인 단체로는 남구장애인복지관, 삼산, 송도, 성산 복지관 분들, 그린힐 요양원 등의 기관과 연대를 많이 하지요.
그리고 관광상품디자인 개발은 인천가톨릭대 시각디자인과 학생들과 산학협력을 통해 진행했어요. 라벨 디자인, 포장종이, 엽서, 책갈피 등을 요청해서 학생들이 한 디자인을 받아 사업개발비로 디자인패키지 개발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지요.
– 판매는 어느 정도인가요.
사실 판매는 거의 안 되는데 관광품을 기획하는 중이에요. 저희는 준비를 하는 거예요. 여기가 기념품이 별로 없잖아요. 때가 되면 잘 되는 것처럼 미래를 준비한다고 생각해요.
– 지역 안에서 어떤 곳으로 자리매김하셨으면 하시나요.
인터넷에서 중구 차이나타운, 개항장을 검색하면 차이나타운은 뭐 먹으러 가야 해 라고 하고 <인천 개항>에서 마사지 받고 금박체험을 해야 해, 이렇게 되었으면 합니다. 전국을 넘어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데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장애인이 운영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관광객에게 문화해설도 하고 체험보조도 하고, 캐셔도 하는, 그게 아무런 이상한 것도 아니고 신기한 것도 아닌 그냥 와서 자랑하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놀러갔는데 “돈을 잘 쓰고 왔어.”라는 말이 나오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글 사진 : 홍보담당
사진 : <인천 개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