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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난순 (가톨릭대학교 공간디자인․소비자학과)
공동주택 공동체 활성화의 필요성
‘옆집에 무슨 일이 일어나도 아무도 모른다’
2020년 3월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지난 50여 년간 한국 사회에 아파트 공동주택 중심의 주거공급이 급속하게 진행됨에 따라 주택공급의 양적 성장을 이루었지만, 자산으로써의 가치가 우선시 되어오면서 이웃 간 관계망은 와해되어 갔다. 인구 및 가족 구성의 변화를 급격하게 겪고 있지만, 주거지를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에서는 다양한 변화에 대응할 준비가 부족했으며, 이웃 간 무관심, 소외감의 극대화, 소통의 부재 등은 공동생활상의 다양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나갈 자력을 잃어버렸다. N포세대, MZ세대, 혼밥족․혼술족, 위기 중년, 액티브 시니어 등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주거요구가 다양해지고 있지만, 현재의 공동주택 삶은 이러한 변화를 제대로 담고 있는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1인가구의 증가와 다양한 연령대에서의 고독사 및 정신․마음건강 문제까지 사회의 모든 문제가 공동주택에서도 나타나면서, 개개인의 ‘하루의 안녕’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주민들이 늘어가고 있다. 층간․벽간 소음, 간접흡연, 주차문제 등과 같이 일상 속에서 겪게 되는 공동생활 갈등은 소규모와 대규모, 분양과 임대 등 다양한 공동주택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가 되고 있다.
의무관리단지 공동주택의 경우, 주요시설 등의 노후화와 유지 관리의 문제, 주택관리업자 선정과 투명한 운영관리 상의 문제, 관리비 증가와 주민 대표회의의 활성화와 운영상 문제 등 주택관리 상의 복잡한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공동생활과 주택관리에 대한 주민 무관심에서 찾고 있으며,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이 법규정만으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이 단지현장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행복국가로 불리우는 덴마크 사람들이 입에 달고 사는 말로 ‘휘게hygge~’,‘휘겔리~’가 있다. 좋아하는 차를 마시면서 창가에 앉아 창밖을 내다보는 것, 자전거를 타고 동네 한바퀴 돌기, 이웃과 공동텃밭을 가꾸는 일, 추운 겨울에 친구들과 장작불 앞에서 마시는 핫초코 한잔, 주말 저녁 가족들과 보드게임 하는 일들이 모두 ‘휘게’이다. 때로는 혼자서 즐기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지인이나 이웃 등 3~4명의 친밀한 사람들과 함께할 때 더 ‘휘게’할 수 있다고 말한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일상은 모두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고, 기회가 주어져야 하는 평등한 삶의 자세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선진 외국에서도 현대 생활에 맞는 공동체 회복을 위한 노력을 각 문화에 맞게 꾸준히 해오고 있다.
‘거주’ 공간이어야 할 집인데, 이웃과 인사도 소통도 없이 지내다 보니 층간소음 등 공동생활 상 배려도 이해도 부족했던 아파트 문화였다. 공동주택관리에 대한 무관심으로 주민대표 및 관리사무소, 주민 간 신뢰는 약해졌고, 많은 갈등과 분쟁을 겪으며 만족스럽지 않은 주거환경 속에 살고 있는 곳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러한 아파트 문화를 보면서 주민들은 ‘이건 아닌데’ 라고 생각했고, 단지별로 크고 작은 모임과 활동, 봉사 등이 이루어지게 되면서 공동체 활성화를 통한 새로운 주거문화 만들기가 진행되기 시작하였다. 문제의 발견과 반성은 새로운 것을 시작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패러다임의 변화
주택정책 상 공동체 활성화를 기반으로 한 주택공급과 근거 규정 마련 등 제도적 뒷받침을 지난 10년간의 변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공동주택관리법」 제21조 공동체 생활의 활성화, 제1항에는 ‘공동주택 입주자 등의 소통 및 화합 증진을 위해 필요한 활동을 자율적으로 실시할 수 있고, 필요한 조직을 구성하여 운영할 수 있다’라고 제시되어 있으며, 동조 제3항 ‘경비의 지원은 관리규약으로 정하거나 관리규약에 위배 되지 않는 범위에서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로 정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이러한 법적 근거는 공동체 활성화를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온 많은 단지의 현장 요구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새로운 문화를 만들기 위한 시도는 그만큼 반대 저항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또한, 동법 제87조에 따른 공동주택 우수관리단지 선정사업은 우수한 모델을 발굴하고 이를 널리 알리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고 있다. 국토교통부 공동주택 모범관리단지 및 우수관리단지 선정 지침 평가 부문은 일반관리분야, 시설 안전 및 유지관리 분야, 공동체활성화 분야, 에너지 절약 분야로 구성된다. 그중에 주민자율활동, 화합, 봉사, 분쟁 해결, 상생 활동 등의 ‘공동체 활성화 분야‘와 재활용품 분리수거 및 활용, 음식물류 폐기물관리, 수돗물과 에너지 절약, 입주민 참여의식 제고 활동 등 ‘에너지 절약 분야’의 평가 비중은 두 분야의 합이 50%를 차지할 정도로 주민 공감 및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우수관리단지 선정사업에서 수상한 많은 단지 사례를 통해 정책적, 실천적 시사점을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수상한 서울특별시 텐즈힐 1단지(2019년), 수원시 광교 오드카운티(2020년), 세종시 새샘마을 6단지(2021년) 등 공동체 활동이 우수한 단지에서는 주민 스스로 참여를 이끌어내고 부족한 것을 채워가는 공동체 문화 형성과정을 모범적으로 보여 주었다. 2021년 선정된 세종시 새샘마을 6단지는 단지 내 마을학교와 긴급 아동 돌봄의 마을 지킴이 활동 뿐만 아니라, 경로당 어르신들이 참여하여 귀가시간이 늦은 부모를 위해 아이를 돌봐주는 등 보육의 틈새 시간을 채워주기도 하였다. 작고 소박한 도움이지만 아이를 맡긴 부모에게는 너무도 절실하고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이 단지는 타 단지에서와 마찬가지로 학교와 주민센터와의 협의체를 꾸려 어린이기자단과 함께 마을소식지를 발행하고 마을영상컨텐츠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마을의 경계와 담을 넘어서는 지역 공동체 활성화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인천광역시 서구 태평 샹베르 1차단지에서는 비대면 시대에 맞게 발코니 콘서트와 문화충전소 활동 등 가능한 활동들을 이어갔다. 경기 평택시 용이 2단지 역시, 신흥마을 이웃사랑페스티벌과 착한 실천봉사단과 같이 단지 내 이웃과 활력을 되찾는 소소한 활동들을 꾸준히 진행하였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수원시 광교 오드카운티 단지는 668세대로 구성되어 있는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낸 후원금 4,638만 원으로 주민 카페를 조성함으로써 주민공동체의 힘을 보여주었다. 공동체 일원으로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활동 참여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카페, 헬스장, 골프연습장, 커뮤니티 시설을 주민이 직접 관리, 운영하면서 수익금을 다시 단지를 위해 사용하기도 하고, 전시회, 음악회, 어린이극장을 운영하면서 공동체 문화를 형성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경북 구미 우미린풀하우스는 경비원, 미화원의 인권 존중의 조항을 관리규약에 반영한 후 갑질 근절 캠페인을 통해 상생 프로그램을 전개하는가 하면, 울산 매곡푸르지오 1단지는 관리사무소의 공구 창고를 개방해 주민에게 대여하는 등 주민 생활불편을 해소하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전국 곳곳의 많은 단지에서는 상을 받지 않더라도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크고 작은 활동을 실천하고 있으며, 이러한 활동은 주민과 주민리더, 그리고 관리주체 모두의 노력에 의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인천광역시도 공동주택 관리규약 준칙을 통해 공동체 활성화 단체 구성 등에 대한 방향 제시를 하고 있다. 또한, 잡수입을 공동체 활성화 단체 지원 비용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시함으로써 각 단지별 관리규약 제․개정을 통해 공동체 활성화를 추진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근거를 마련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특히, 공동체 활성화 운영비용은 관리규약에 따라 지원하고, 그 집행 결과를 투명하게 주민에게 공개하는 등 주민 간 신뢰 형성에 무엇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타 모범사례와 실패사례를 통해 공동체 활성화를 추진하는 데 있어 꼭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가이드라인을 통해 정리해보고, 이를 단지별로 참고할 수 있도록 공유할 필요가 있다.
주민들이 공공의 역할로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 기존 연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주민 주도의 지속가능한 공동체 형성이 가능하도록 투자가 필요하다. 마중물 역할을 할 사업과 주민역량 강화, 인식개선 등 개별단지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함께 고민해 줄 필요가 있다. 주민의 의견을 귀담아 공공이 할 수 있는 역할 설정과 사업의 우선 순위를 정한다면, 주민 주도의 공동체 문화 형성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공동체 활동, 어디서 어떻게 할 것인가?
공동주택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묻는다면, ‘주민공동시설 등 활동공간’, ‘커뮤니티 활동 및 프로그램’, 그리고 ‘공동체 리더와 주민 자원봉사자 등 활동주체’의 세 가지 요소가 기본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공동주택의 부대·복리시설은 건설 시 세대수에 따라 다르게 결정된다. 즉, 주민 활동공간으로 활용가능한 복리시설은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서 정하는 설치 기준에 따라 설치되는데, 150세대 이상은 주민공동시설로 경로당과 어린이놀이터를 설치해야 하며, 300세대 이상 단지에는 어린이집도 설치해야 한다. 500세대 이상의 단지에는 경로당, 어린이놀이터, 어린이집 외에도 주민운동시설, 작은 도서관, 다함께 돌봄센터를 설치해야 한다. 주민의 요구와 세대 간 다양성 등을 고려할 때 현재 커뮤니티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이러한 시설은 융통적 사용에 제한을 받기도 한다.
최근 건설되고 있는 공동주택에는 공동체 활동이 가능한 커뮤니티 공간을 많이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공간이 있다고 해서 공동체 활동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공간이 없다고 해서 공동체 프로그램을 못할 것도 없음을 많은 단지에서 사례로 보여주고 있다. 어떤 단지에서는 커뮤니티 공간이 취미모임, 여가활동, 교육 및 문화예술공간, 창업 등 일자리 연계, 돌봄 공간 등으로까지 확장되어 활용되고 있다. 또 어떤 단지에서는 주민이 필요로 하는 공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전기료 등 공용비용 문제로, 주민 간 의견차이가 발생해서 등 다양한 이유로 사용되지 않거나 활용도가 떨어지는 공간으로 남겨져 있다. 확실한 것은 열악한 커뮤니티 공간은 공동체 활성화에 대한 주민 의지에 따라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는 것이며, 그 가능성을 여러 단지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경로당 어르신들이 젊은 세대 활동을 위해 경로당을 시간대별로 나누어 쓸 수 있도록 배려하는 하는 단지, 입주자대표회의실의 활용, 상자텃밭, 미니서가와 책 보는 벤치 조성, 동별 지하에 대피소 기능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규정에 맞게 지하공간을 활용하고 있는 사례, 실내공간이 없어도 실외공간, 동 공용공간을 충분히 이용하고 있는 사례 등 단지 특성에 맞게 활용공간을 만들어가는 사례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커뮤니티 공간이 없는 단지에서의 다양한 활동 및 공간활용 사례
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 유형과 사례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활동이나 프로그램은 단지 내 주민의 관심사와 특성에 맞는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사항이다. 참여 대상과 지원 예산의 범위, 단지 내 활용 가능한 공간 등을 고려하여 진행하도록 하고, 타 단지에서의 공동체 활성화 활동을 사례 탐방, 학습하여 아이디어를 얻어 프로그램을 계획할 수 있을 것이다. 공동주택 커뮤니티 활성화의 주체는 주민이며, 지속적인 참여를 위해서는 주민 요구가 무엇인지를 찾아보고 의견을 물어보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처럼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공동체 문화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것이 많다.
프로그램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주민 특성별 라이프 스타일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소통 방법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 게시판이나 스티커 보드를 이용해 주민 참여를 유도하는 사례 등 매우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는 그들에게 익숙한 OR코드, 구글 등 SNS를 활용한 의견수렴 방식이 이용되기도 한다.
공동체 활성화 유형은 활동주체에 따라 주민자생단체 주도형, 입주자대표회위 주도형, 관리주체 주도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으며, 활동 규모 및 범위에 따라 소그룹 활동, 주민전체 행사, 지역사회 연계 활동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공동체 활동의 종류는 지난 10년 동안 매우 다양한 목적과 내용으로 전개되어 왔다. 201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해외 사례나 마을 등에서 이루어진 일부 사례들을 소개하는 등 활동 유형이 제한적이었던 과거와 비교했을 때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볼 수 있다.
에너지 절약, 친환경 활동, 녹색장터 등 범세계적인 지구환경의 문제를 실천하는가 하면, 관리비 절감 프로젝트, 층간소음 예방활동 등 공동생활 문제와 주민다수가 공감하는 문제에 대한 접근, 1인가구 및 중년남성, 액티브 시니어, 비혼가구 등 다양한 가구 맞춤식 프로그램,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맞는 활동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는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공동체 활성화와 주민참여의 효과
공동체 활성화 활동을 통해 과연 이웃 간의 관계가 달라질 것인가? 이런 역할을 할 주체는 누구이며, 서로를 알아 가면서 주민 간 갈등이 줄어들고, 공동생활 및 주거환경이 좋아질 것인가 하는 질문들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아파트 중심의 공동주택 문화가 60여년 동안 지속되어 온 만큼 새로운 주거공동체 문화를 만들어 가는 데에도 그만큼의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 다만, 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변화를 체험하고 있는 많은 단지의 사례를 통해 공동체 문화의 가치와 가능성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공동체 활성화 사업이 진행되었던 단지에서, 공동체 프로그램 참여 후 인식 및 만족도 등에 변화가 있는지를 분석해보았다. 개발된 지표를 활용해 공동체 활성화 사업이 추진된 공동주택 30개 단지의 주민(공동체 활동 1회 이상 참여) 41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이웃 관계의 변화 측면에서 인사하는 주민과 부탁 가능한 이웃이 증가하였다는 응답은 50%가 넘게 나타났다. 이웃 간 유대감이 증가하였다는 응답은 68.5%에 달하였다. 단지 현안에 대한 관심증가(76.3%), 주민 활동에 대한 관심과 참여 증가(75.2%), 지역주민에게 행사참여 개방 찬성(53%) 등의 변화가 나타났으며, 특히 「공동주택관리법」에서 제시하고 있는 잡수입 사용에 대한 찬성의 의견도 76%가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공동체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한 근거 규정의 실질적 적용가능성과 유효성을 가늠하게 한다.
공동주택의 공동체 활성화는 주택관리와도 관련성이 높은데, 공동체 활동을 통해 동대표 역할과 관리사무소 역할에 대한 이해가 증가하였으며, 특히 공동체 활성화 추진에 있어 입주자대표회의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평가하였다(96.3%). 공동체 활동의 지속을 위한 주민과 주민리더 교육이 필요하며(74%), 그중에서도 입주자대표회의의 공동체 교육이 중요하다(92.6%)고 보았다. 주거환경 및 이웃관계에 대한 만족도도 응답자 60% 이상이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로는 마중물 역할을 할 재정지원(52.1%)에 대한 요구가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공동체 활성화 관련 홍보, 정보제공, 전문가 컨설팅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공동체 활성화와 주민 공동생활 상의 민원과의 관련성은 어떠할까?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사업 이후 변화와 효과를 측정한 또다른 연구 결과에 의하면, 조사대상 37개 단지 중 14개 단지에서 공동체 활성화 활동 이후 민원의 발생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사무소장이 체감하는 민원 감소 정도는 활성화 사업 이전에 비해 약 10~25% 미만 정도 감소하였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으며, 공동체 활성화 사업이 시작된 후 민원 감소가 나타난 시기는 12개월 이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공동체 활성화는 모여서 재미있는 활동을 하고, 축제 등 행사를 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더 큰 의미가 소통과 나눔, 참여의 일상에 담겨 있다. 이웃 간 소통과 배려를 통해 공동생활 갈등을 줄이고, 외로운 이웃의 곁을 지켜주며, 에너지 절약과 친환경적 삶을 공유함으로써 보다 거시적 차원의 활동까지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살고 있는 동네에서 서로의 안전망과 심리적 지지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공동주택 중심으로 형성된 현재 주거상황에서는 필수적인 노력이어야 하지 않을까? 잃어버렸던 이웃 관계를 회복할 수 있고, 층간소음 등 공동생활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으로 분쟁해결 등의 사회경제적 비용까지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며, 공동생활 및 주택관리 상 불필요한 불신과 오해,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생각보다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소요될 수도 있지만, 주민참여 방안을 모색하고 주민리더의 성장을 도우며, 시간과 자원, 공동생활 경험을 공유하는 노력 등을 차근차근 쌓아가다보면, 공동주택 공동체 문화는 서서히 성장하고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인천광역시도 소규모 공동주택을 포함한 공동주택의 비율이 89%가 넘어가고 있다. 이제는 얼마나 지을 것인가 하는 고민뿐만 아니라, 이웃주민들과 함께 일상의 작은 변화를 위해 무엇부터 시작해보면 좋을지 함께 머리를 맞대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