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정책, 듣다 “청년과 마을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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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진 <인천, 마을을 잇다>는 2017년 3월부터 “마을정책, 듣다”라는 이름으로 인천 마을에 사는 또는 인천에 살고 있지는 않지만 인천에 각별한 관심이 있는 분들의 마을 이야기와 함께 마을정책을 제언하는 글을 싣습니다.

  “마을정책, 듣다”는 어느 한 세대의 이야기만 싣는 것이 아닌, 어린이를 포함하여 어르신까지 아우르는 마을 전 구성원의 모든 이야기를 듣습니다.

  마을정책을 말하고 꿈꾸는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과 함께 집단지성의 힘을 내보여 마을을 따뜻하게 하는 작은 실천이 싹트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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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들의 주거불안 해소를 위한 지자체와 마을의 역할 제안 

김동균 (경인방송 라디오 방송작가 겸 순수미술작가)

 오늘날을 살아가는 청년들의 삶은 힘들다. 청년들은 일자리, 주거, 생활, 여가, 사랑, 우정, 결혼 등 인간의 삶을 이루고 있는 필수적인 요소들에 대해 어려움에 처해있다. 그중 상당수 문제의 원인이 되는 것이 ‘주거문제’다.

 수십년간 돈을 모아도 사기 힘든 아파트가 주변의 공간을 메우고,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생활할 수 있는 오래된 동네, 마을들이 사라져가는 이 상황 속에서, 청년들은 삶의 뿌리를 위협받고 있다.

 새로운 주거모델이라는 뉴스테이(new-stay)조차 그것이 들어서기 전에 존재했던 마을, 동네의 주택 전월세, 매매가에 비하면 너무 높은 입주비용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 공동주거방식의 셰어하우스(share-house), 방이 남는 노년세대가 저렴한 가격에 청년들에게 월세를 주며 함께 생활하는 룸셰어링(room-sharing) 등이 등장했고, 이외에도 다양한 방안들이 모색되고 있다.

 필자 또한 궁리 끝에 제안을 해보자면, 지자체와 마을이 협력해 제도적으로 청년들의 내 집 마련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들 수 있겠다.

 주택과 빌라가 밀집한 인천의 구도심지역에선, 보증금 이백만원에서 오백만원 사이, 월세 이십만 원에서 사십만 원 사이의 임대매물을 많이 볼 수 있고, 아무도 살지 않는 빈집들도 더러 볼 수 있다. 이런 요소들을 활용하여 청년들에게 도움을 줄 수는 없을까? 청년들에겐 이삼백만 원의 보증금과 이삼십만 원의 월세도 부담이 된다. 또한 수백만 원에 달하는 목돈을 집주인에게 입금함으로써 재정 관리의 제약이 생기기도 한다. 수백만 원을 보증금으로 맡기는 순간, 그것은 역할을 할 수 없는 묶여 있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령, 지자체에서 이런 전월세주택이나 빈집을 주택연금방식으로 집주인에게 매입해 청년들을 상대로 직접 월세나 전세 사업을 하고, 여기에 재산관리 성격을 결합한다면 어떨까? 임대계약 시 청년들로부터 받은 보증금에 4~5% 이상의 금리를 붙여 관리하다가 임대계약 종료 시 금리를 붙인 금액을 돌려주는 것이다.

여기에 더불어 청년을 위한 전세-월세 주택 알선 사무실을 설립하고 인근 공인중개사들을 참여시켜 주거공간을 구하는 것을 보다 안전하고, 쉽게 만들거나, 해당지역의 공인중개사 사무실마다 ‘마을청년 임대주택’ 매물을 할당해 임대가 이뤄지도록 할 수도 있다. 아니면 주민들과의 협의를 통해 마을 내 모든 임대주택의 보증금을 지자체가 예금처럼 관리하고, 임대료는 집주인에게 납부하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 지자체에선 매월 이에 대한 보상금을 집주인에게 지급한다. 이를 통해 신청자가 물리는 것을 방지하고 임대주택의 수급을 보다 원활하게 할 수 있다.

 지자체가 주택을 직접 매입하든, 집주인과의 협의 하에 보증금을 대신 관리하는 방법이든, 월세는 기존 임대료 대비 더 낮게 적용해 청년들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게 한다. 이 같은 방식으로 전세계약도 가능하다. 금리가 적용된 보증금을 계약종료 시 돌려받음으로써 청년들은 재산 관리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지자체와 직접 계약하거나 지자체가 관여하기 때문에 보증금을 환급받지 못하거나 불공정계약을 하게 되는 등의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청년들은 장기임대과정을 선택해 적금을 붓듯 계약 갱신 시마다 보증금을 올려 저축을 늘릴 수도 있다. 여기서 보증금을 올릴지의 여부, 올릴 수 있는 한도는 청년이 자신의 재정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청년의 재정여건 개선과 내 집 마련이 가능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와 연계한 마을의 역할도 충분히 모색해볼 수 있다. 청년들의 입주를 유도하고, 마을에 일손이 필요할 때나 행사가 있을 때 이들과 계약을 하여 보수를 주고 활동하게 하는 것이다. 물론 활동여부는 청년들의 자율적 선택에 맡긴다. 가령 거동이 불편한 이웃을 돌보거나 그들의 심부름을 해주는 일, 마을의 아이들에게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일, 마을축제를 준비-진행하거나, 마을을 가꾸는데 능력을 보태는 일 등을 청년들과 함께 하는 것이다. 마을은 청년들의 주거를 돕고, 청년들은 복지, 교육, 문화 분야 전반에 대해 능력을 보태는 것이다.

 마을 입장에서는 시민들을 위한 교육, 복지혜택을 마련할 수 있고 필요한 일손을 구할 수 있으며, 청년들은 자신의 능력을 통해 누군가를 도울 수 있고 추가수입을 마련할 수 있으며, 마을주민들과의 교류를 통한 지역적응과 정서적 안정을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청년 주거 문제해결과 마을공동체 문화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앞으로 청년들이 마을에서 즐겁게 생활하는 사례가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청년을 비롯한 마을의 다양한 세대 주민들의 삶이 재밌고 건강하게 가꾸어지길 바란다. 그렇게 다양한 세대가 어우러진 마을공동체와 마을공간의 문화적, 사회적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고 지켜지는 시대가 하루 빨리 오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