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라면 어렵지 않아요, 다함께 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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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라면 어렵지 않아요, 다함께 한걸음!
글 | 최주희(꿈에그린어진스 대표, 논현2동 활동가)
기후위기, 탄소중립, 자원순환, 제로웨이스트, 생태마을… 다양한 사회문제가 있지만 요즘 우리의 미래와 함께 수시로 등장하는 환경문제 관련 단어들이다.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온도상승, 해양오염, 자연적 발화 산불, 원전사고… 전부 우리의 편리함으로 인해 생긴 환경 문제들이다.
환경문제란 지상에서 정상적인 생명 활동에 지장을 주는 정도의 손상을 주게 되어 생기는 문제들이라고 대한민국 환경부 홈페이지에 정의되어있다.
2019년 발생한 코로나19를 통해 일회용기 사용은 아주 당연한 것들이 되었고, 전염성 때문에 일회용품들은 재활용되지 않고 전부 폐기 처분되고 있다. 깨끗하게 분리하여 재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활동조차도 소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현실이다.
어릴 적보다 매우 심하게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음을 수시로 느끼는 지금, 감사 마음도 있지만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어떨까?’를 상상해보면, 더 편리한 세상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변함없이 모두가 지금과 같다면… 터미네이터 영화에 나오는 한 장면이 떠오르며 왠지 어두운 미래가 올 것 같은 마음에 걱정이 앞선다.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하지?’라는 물음에 ‘이렇게 하면 되지!’라는 답을 낼 수 없는 난감함과 문제의 심각함이 초조함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
2019년 10월부터 우리 아이들이 좀 더 건강하게 자라는 것에 대해 관심 있는 마을 내, 일하는 엄마들과 모임을 시작하였고, 2020년 4월 ‘꿈에그린어진스’라는 법인 성격의 임의단체를 설립하여 아이들의 돌봄과 교육을 마을공동체 안에서 지속하여 함께해보자는 목적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2020년 5월부터는 아파트 내, 유휴공간을 확보하여 지자체에서 진행된 공모사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여 활용하였고, 그 결과로 2013년생 아이들 8명과 위아래 형, 누나, 동생들을 포함한 총 16명의 아이를 중심으로 ‘꿈스 마을학교’를 열고 3년째 함께하고 있다.
마을학교에서는 ‘우리마을’, ‘공동체’, ‘인권’, ‘존중’, ‘환경’ 등을 주제로 학교 밖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는 다양한 것에 참여하고 학부모의 품앗이 활동과 강사 초빙 등을 통해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있다.
2020년부터는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환경문제를 테마로 마을 내에서 분기별로 마을 학교 아이들과 함께 플로깅 행사, 아나바다 행사, 환경 관련 그림대회 등을 진행하였고, 교육청에서 진행되는 마을 학습 공동체의 학습활동을 통해 좀 더 깊이 있는 활동을 위해 고민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던 중 2022년 8월, 인천광역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센터를 통해 탄소중립마을 전환체계 구축사업을 권유받아 꿈에그린어진스 공동체를 통해 마을 내 리빙랩 활동을 진행하게 되었다.
탄소중립, 전환마을, 구축 등의 단어들이 주는 어감이 쉽지 않아 시작하는 단계에서 구성원들의 고민도 있었지만 인천마을지원센터에서 진행한 OT 시간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마을에서 탄소중립을 위해 마을의 다양한 활동을 주민 스스로 결정하고 진행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기회를 갖게 된 것을 귀하게 여기고 함께 참여하게 되었다.
첫 번째 회의를 통해 올해에는 탄소중립 활동을 위한 홍보의 해로 정하고, 관심 있는 사람들을 더 모아 그를 위해 체험형 프로그램 같은 흥미 위주의 프로그램 운영과 더불어 ‘탄소중립’이란 단어를 주민들에게 친숙하게 하기 위한 활동을 병행하여 진행하였다.
드디어 첫 번째로 탄소중립 활동 홍보를 위해 ‘친환경 생활제 고체 치약 만들기’라는 재미있는 체험활동으로 문을 열었고, 사례강의도 함께 진행되었다.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참여 독려 홍보물을 아파트 내에 부착하였고, 아파트 온라인카페와 단톡에서도 참여자를 모집하였다.
단어가 낯설어서인지 생각보다 많은 분이 참여하지 않아 아쉬웠지만, 우리의 편안함이 현재 지구에 미친 엄청난 영향에 대한 강의에 충격을 받기도 하였다. OT를 통해 알게 된 친환경숍 대표, 친환경 활동가겸 생활제 강사님을 통해 어떻게 이런 활동을 하게 되었는지부터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다양한 탄소중립 활동을 사례를 통해 배울 수 있었다. 누구나 관심만 있다면 실생활에서도 탄소중립을 위한 제로웨이스트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교육 후에는 그동안 편안함을 극대화하고 있는 생활인 맥시멀라이프를 즐기고 있던바, 많은 것을 느끼고 반성하는 시간이었다고 이야기를 하는 주민도 있었다. 다 같이 한걸음 씩 작은 것에서부터 실행한다면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함께 한번 해보자는 결의를 보인 주민도 있었고, 탄소전환마을 구축활동을 통해 우리 마을이, 그리고 우리 공동체가 얼마나 성장할지 기대가 된다고 이야기를 나눈 귀한 시간이었다.
이야기 끄트머리에선 이번 활동을 위해 시행된 다양한 홍보활동 중 현수막이나 인쇄물 나눔 활동이 모집을 위해 필요한 방법이기는 했으나, 행사가 끝난 후에는 이 또한 탄소중립활동 방향에서 보면 지양해야 하는 것임을 깨달았고 차후에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자는 공동의 다짐도 하였다.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제대로 아는 것이 정말 중요함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두 번째 탄소전환마을 구축활동으로 매년 진행되었던 환경그림 전시회와 아나바다 활동, 플로깅 행사를 이번엔 탄소중립전환마을 인식 확산을 위한 행사로 명명하고 진행하였다. 지난 첫 번째 교육을 통해 다짐하였듯 이번 행사에는 인쇄물 등을 통한 홍보는 지양하고, 구전 90%, 나머지 10%로 홍보활동을 진행하였다.
오랜만에 열린 마을 내 공동체 행사여서인지 300여 명이 넘는 분들이 함께하는 작지 않은 행사가 되었고, 코로나 이후 조금은 멀어졌던 이웃 간에도 다시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
행사 당일 가가호호에서 처치 곤란한 폐우산 수거, 쓰고 남은 몽땅 크레파스 수거 행사를 추가하여 폐우산과 크레파스를 가져오면 그것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곳으로 연계하고 물건들을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알리며 우리 동네 탄소전환마을 구축에 대한 홍보를 진행하였다.
행사 한켠에서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환경의 소중함에 대한 다양한 그림들이 전시되었다. 아이들의 그림에서는 미래의 어둠보다는 밝음이 느껴졌고 그런 미래를 만들어 남겨주기 위해 더 늦기 전에 행동으로 실천해야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탄소전환마을 구축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지기도 했다. 아나바다 행사를 통해서는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고’ 라는 환경을 위한 실천 문화가 아이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행사의 마무리는 플로깅 행사였다. 약 한 시간 동안 행사장부터 마을 곳곳에 숨겨져 있는 쓰레기를 수거하고 분리하여 버리는 활동을 하였다.
시작 전, 우리가 수거하는 것들에 대해 ‘바르게 버리면 쓰레기가 아니라 환경도 보호되고, 제대로 분리만 되면 돈이 되니 보물이라 생각하고 잘 수거해봐라’는 말을 들은 아이들은 아파트와 마을 여기저기에 있는 다양한 보물(?)을 한 봉 다리씩 가득 열심히 주워 나르는 모습을 보며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시키느냐에 따라 미래의 모습이 확연히 달라질 것임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우리가 진행하는 모든 프로그램에 함께하는 아이들을 통해 더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 플로깅 행사의 경우 좀 더 정기적으로 운영되었으면 좋겠다는 주민들의 의견과 아이들의 성원에 힘입어 내년 날이 따뜻해지는 3월 정도부터는 매월 1회씩 정기적으로 진행하기로 하였다. 기왕이면 옷도 예쁘게 맞춰입고 플로깅 데이를 진행하면 어떻냐는 의견에 따라 다양한 다음 행사 아이템들이 착착 생겨나는 것을 보며 다들 즐겁게 참여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고 참 감사했다.
세 번째 활동으로는 독서 활동이 진행되었다. 각자 환경과 관련된 책을 읽은 후 내용을 공유하는 시간이었는데, 회원 중, 이번 우리가 진행하게 된 환경 활동을 시작으로 인천환경연합에서 인천의 환경에 대한 교육을 받고 온 주민이 이야기를 공유해주었다. ‘미세먼지가 불량배 정도라면 기후변화는 핵폭탄’이라는 말과 ‘온실가스는 한번 배출되면 수백 년간 대기에 남아 계속 축척된다’는 것, ‘1.5도 상승을 막을 수 있는 탄소예산이 7년 5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는 등의 미처 몰랐던 무서운 사실을 알게 되어 구성원들과 활동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마지막으로는 생활 속 실천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보았다. 똑똑한 분리배출 방법에 대한 공유이다. 작은 실천으로 꿈스마을학교에는 앞으로 일회용 종이컵을 없애고 참여 시에는 텀블러를 가져와 함께 활동할 수 있게 하였다.
탄소중립전환마을 마지막 활동으로는 선진사례를 탐방하는 것으로 대미를 장식하기로 하였다. 드디어 다 함께 하는 마지막 활동이 진행되었다. 고대하던 서울새활용플라자 선진탐방의 전날, 하필이면 대설주의보가 내려 하얀 눈이 펑펑 내렸지만 다행히 사례탐방이 무산되지는 않았고, 어른 10명에 아이 15명은 오랜만의 외부 활동으로 설렘과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
서울새활용프라자내에는 새활용스토어가 있어 국내 최초 업사이클링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으로, 버려지는 자원을 다양한 방법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순환시키고, 업사이클링 제품을 통해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는 것도 볼 수 있었다. ‘새활용’이란 버려지는 자원에 디자인을 더하거나 활용 방법을 바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업사이클링의 우리말이다. 물건을 처음 만들 때부터 환경과 자연을 생각하며 쓸모가 없어진 후까지 고려하는 것, 물건을 가치 있게 오래 사용하도록 의미를 담아서 만드는 것까지 새활용은 환경을 지키고 자원순환을 실천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다.
‘재활용이 재활용이지 새활용은 뭐야?’라고 생각했지만 방문 후에는 정말 놀라웠다. 멋진 예술작품에서부터 옷, 신발, 줄넘기, 가방 등등 멋있기도 했지만, 그 의미가 커서 많은 울림이 있었다. 그중 여기저기 걸려있는 폐현수막이 줄넘기가 되는 과정을 듣고 난 후엔, 직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며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환경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음에 감사하기도 했다. 물론 우리 또한 함께하고 있음에 자랑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하였다.
생태계 질서가 무너지는 과정이 엄청나게 가속화되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가기 전 지금이라도 환경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작더라도 실천할 거리를 찾아 다 함께 한 걸음씩 나아간다면 우리 활동의 터전인 지구에서의 삶이 조금은 불편할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지금보다는 더 살만한 미래를 만드는데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 본다.
돌아보니 탄소중립전환마을 구축사업 내내 마을활동가로서는 기관의 담당 코디네이터의 긴밀한 도움과 협조로 인하여 일이 무리 없이 진행되었던 것 같아 너무 좋았었는데 지면을 통해서라도 늦었지만 감사드리고, 환경 이슈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통해 문제를 함께 인식하였고, 해결방안을 찾아 함께 한걸음 전진했던 꿈에그린어진스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참고 사진
2022 인천시마을공동체지원센터 지역사회문제해결 리빙랩 「탄소중립마을 전환체계 구축」 사업
인천광역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센터 웹진 100호 동시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