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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위기가 찾아왔다.
인천에 전국 규모의 다문화 마을이 형성된 곳이 있다. 바로 연수구 함박마을이다. 주민 중 외국인 비율이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4,700여 명의 등록된 외국인들이 2~3명의 등록 되지 않은 가족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최근 이곳을 둘러싸고 지역의 커다란 위기가 생겼다. 코로나19에 외국인들의 마스크 착용 문화가 그것이다. 코와 입을 막는 마스크 착용이 익숙지 않은데다 언어적 문제로 구매가 어렵거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마스크를 미처 구입하지 못한 주민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발 벗고 나선 주민들이 있다. 매일 거리 위에서 마스크 착용 캠페인을 외치는 연수1동 함박마을 4인방이다. 연수1동 전·현 주민자치위원으로 구성된 공동체 함박마을 4인방은 외국인들을 탓하기보다 동네에서 주민들이 손을 내미는 것을 택했다고 한다.
1만여 명의 연수1동 주민 중 절반가량이 고려인이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밤거리를 다니고 삼삼오오 모임을 하던 초반에는 함박마을 4인방의 외침이 너무 미약하게만 보였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연수1동을 넘어 전국에 이 소식을 알리기로 했다. 글로벌 연대의 모습을 지역 거주 외국인들에게 보여줄 마스크 후원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코로나19, 연대의 계기를 마련하다
함박마을 4인방의 소식을 접한 (사)인천마을넷은 연대의 힘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동참하게 된다. 인천과 전국에 연수구 연수1동의 마스크 기부 요청, 캠페인 소식을 알렸다. 이에 전국의 중간지원 조직, 마을공동체, 마을활동가, 개인 등 연대가 일어났다. 그 움직임은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전국에서 지원이 끊이지 않았고 인천에 있는 많은 사람들과 공동체들이 힘을 더하기 시작하였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 외친 ‘마스크를 씁시다!’ 이 작은 목소리가 전국 곳곳을 하나로 연결했다. 이는 공동체란 어떤 것인가에 관한 개인적 질문과 답을 주었다. 후원에는 성별과 연령 구분 없이 지역과 직위의 경계가 존재하지 않았다. 청소년은 소중한 저금통을 깼고 초등학생의 고사리 손은 마스크 만들기에 동참했다. 양과 질에 상관없이 모두가 진심 어린 마음으로 캠페인에 동참하는 소중한 움직임과 손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감동의 전달식
약 1개월간 1·2차 마스크 후원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 결과 마스크 총 1만 3천장과 후원금 2백3십만원이 모였다. 8월 5일(수)에는 후원물품과 후원금의 전달식을 진행했다. 후원에 동참한 공동체 분들이 자리에 함께하면서 코로나 19에 방역을 지키기 위해 넓은 장소를 찾게 되었고 마스크 후원 캠페인에서 보여준 작은 시작이 큰 결과를 만들듯 후원물품 전달식 또한 소소한 행사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큰 행사가 되었다.
이날 후원 캠페인에는 갓난아기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분들이 자리에 함께 했고 (전.현) 주민자치위원 4인방은 그동안의 활동과 변화 그리고 감사의 마음을 담은 편지와 감사패를 참여하신 분들에게 전달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전달식 행사를 마치고 안전거리를 유지한 채 둥그렇게 둘러 앉아 후원 캠페인에 참여한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엄마와 동네 이모들을 따라 마스크를 만들고, 후원을 받고 기뻐하는 사람들을 본 초등학생의 소감들과 후원하기를 잘했다는 공동체들의 소감이 있었다. 또한 한 달에 한 번 집에 놀러 오시는 시골버스를 타는 할아버지를 위해 모아둔 동전을 기부한 청소년의 소감도 감동을 주었다. 함박마을 4인방은 글로벌연대에 참여한 사람들의 사연, 과정을 생각하면 눈물이 멈추지 않아 편지를 쓰는데 오래 걸렸다는 소감도 있었다.
서로가 처음 보지만 오래 본 이웃처럼 서로의 끈이 되었다. 함박마을 4인방은 중요한 책임을 맡았다며 더욱 열심히 마스크 운동을 할 계획이다. 지금은 후원을 받았지만 앞으로 도움이 필요한 마을이 있다면 후원자가 되어 돕는 마을로 나아가겠다면 감사에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