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업데이트 : 28/07/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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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에코밸런스’

서구, 학교가 많은 동네에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들이 모여 공동체 활동을 하는 곳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가게 되었다. 여느 마을들과 같은 […]
Written by: doog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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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학교가 많은 동네에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들이 모여 공동체 활동을 하는 곳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가게 되었다. 여느 마을들과 같은 모임 공간을 생각하고 찾아간 곳. 예상과 전혀 달랐다. 빌라가 밀집된 동네에서 에코밸런스 공동체 공간을 찾기 힘들었다. ‘장소를 잘못 찾았나?’ 드디어 조은미(에코밸런스 대표)님이 일러 준 주소에 다다랐고 가정집이라 의아했다.

아이들이 웃는 얼굴로 여럿 나오고 있었다. 방역을 철저히 하기 위해 마련해 둔 방역 물품들이 보였다. 작은 공간은 이용자를 위한 듯 꾸며져 있고 가정집이라기보다는 모두의 공간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왔다.

아이들에서 생활 환경까지

처음부터 에코밸런스라는 이름으로 모이지는 않았어요.
가벼운마음으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끼리 고민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를 하다 보니 어느새 공동체가 되어있더라고요. 어릴 적 우리가 살던 동네는 이웃 간의 교류가 많았던 것을 기억해요. 그런데 요즘은 바로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르고 지나치는 일이 당연한 일상이 되었더라고요.

우리 동네는 아침이면 아이를 등교시키는 어머니들을 많이 만나게 돼요. 자연스럽게 엄마들과 차를 마시면서 친해졌고요. 육아라는 공감대가 생겼어요. 수다에서 활동으로 이어지면서 공간을 필요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우선은 저희 집이 공동체 활동을 하는 사랑방이 되었어요. 이 곳에서 우리 아이들의 심리나 건강에 관한 대화를 주로 했었는데 고민과 관계가 깊어지면서 아이들의 살아가는 현재, 그리고 미래의 ‘환경’에 집중하게 되었어요.

그 대화들이 ‘실천’을 해보자는 다짐으로 이어지고요. 생활환경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 보는 활동으로 변화하기 시작했죠. 우연한 기회에 마을공동체 만들기 공모사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마중물 삼아 ‘에코밸런스’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죠.

환경친화적인 삶을 균형 있게

환경보존을 위해 편안함과 안락함을 모두 포기하고 사는 것은 힘들더라고요. 그래도 최대한 삶과 환경의 균형을 잘 맞춰 이웃들과 함께 살고 싶은데 자연친화적 삶의 균형을 말하면 도시보다 시골에서, 노플라스틱에 자급자족의 삶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살기 어렵잖아요? 옷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오지만 우리는 잘 모른 채로 입고 살고 그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알지 못해요. 그래서 점차 사용량을 줄이는, 덜 사용하는 방법으로 나아가보자 생각을 했어요. 누구나 그리고 조금씩 실천하지만 변화를 경험하는 걸 추구해요.

환경을 함께 배우다.

2019년도에 서구 마을공동체 공모사업을 통해서 지역 도서관 공간에서 활동했어요. 친환경적인 요소를 삶에 적용해 사는 방법을 배우자는 취지로 전문가들을 초대하여 교육도 받았는데요. 저희 회원들만 받기에는 수강 규모도 너무 적고 앞으로는 우리 동네뿐만 아니라 지역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함께 배우고 환경에 대한 의식을 더 향상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학습을 하는 만큼 참여자들에게 활동의 동기부여를 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친환경 협동조합 강사님과 학습한 후에 참여자들의 70%가 친환경 자연 세제 자격증도 취득했어요. 직접 우리가 비누와 세제를 만들어요. 늘 안전성에 걱정했지만 쓸 수밖에 없었던 섬유유연제를 이제 집에서도 만들 수 있게 되었죠. 작년까지는 같이 모여서 함께 만들어 사용했었는데 요즘은 코로나 19 여파로 지속해서 하기는 쉽지가 않더라고요.

함께 고민하고 함께 키우는 공간

요즘은 아이를 많이 낳지 않고 더군다나 부모들이 맞벌이를 해요. 하교 이후 집으로 들어가기까지 그 긴 시간을 이 학원, 저 학원을 전전해요. 안전하게 이동하는지 부모들은 속속들이 다 알 수 없죠. 그 와중에도 비는 시간은 생기기 마련이고요. 많은 아이들이 쉬지 못하고 충분히 놀지 못해요.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까요? 그나마 코로나 19로 학교를 못가는 요즘은 꼼짝없이 집에서만 지내죠.

시 마을지원센터와 서구 마을센터를 통해 ‘마을활동가’라는 단어를 처음 듣고 목표가 생겼어요. 우리의 활동이 개인의 관심사에 의한 사적인 활동이 아닌 공적 활동으로서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저희 집에서 모이고 활동이 이뤄지지만 마을에 아이들이 언제든지 들러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요. 그리고 부모들이 모이고 아이들을 함께 키우고 살기 좋은 동네를 함께 만들기 위한 과정도 꼭 필요하죠. 저는 동네 사람들과 어떻게 친환경적으로 살 것인지, 아이들을 어떻게 길러낼 것인지 공부하고 실천하는 그런 ‘공간’을 꼭 만들고 싶어요.

 

할 수 있는 것을 하나씩!

아이를 키우는 많은 부모, 가정에서 환경에 관심이 많으면서도 막상 실천은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가령 설거지 할 때 거품이 많이 나야 청결하다는 느낌이 들어 양 조절을 하기 쉽지가 않죠. 에코밸러스에서 함께 하는 우리 모두 마찬가지였어요. 천연세재를 배우고 그동안 해왔던 방식이 좋은 게 아니었다는 걸 직접 경험하면서 변화는 생기더라고요.

“천연세제가 효능은 떨어지는 줄 알았는데 이것도 잘 지워지네! 이것도 괜찮네!” 공동체 내에서도 하나하나 인식이 바뀌고 실천해가는 걸 볼 때 보람을 느껴요. 마을에서도 지금 당장의 안락함과 편안함이 일회용품과 화학용 세제를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이지요. 그렇지만 많은 마을에서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세제 사용 줄이기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마을 안에서 하나씩 실천하는 활동을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하는 작은 움직임이 세상에 크고 빠른 변화를 가져올 순 없겠지만 그 힘들이 모여 우리 아이들의 미래 환경을 지켜내는 일이 되겠지요.

인터뷰를 마치며

에코밸런스 조은미 대표는 준비했던 활동이 코로나 19로 자유롭지 못한 아쉬움에 머물러있지 않고 다시 함께할 그 날을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인터뷰 가운데에서도 아이들에 대한 애정과 공간의 필요성, 더 나아가 마을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꿈꾸는 모습이 엿보였다. 느리지만 천천히 나아가고자 하는 에코밸런스. 그 꿈이 현실이 될 그날을 함께 기대해본다.

글 마을생태계 담당 / 사진 ‘에코밸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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