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업데이트 : 30/04/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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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독서를 생각하는 주민자치위원회

    부평구 삼산2동 주민자치위원회 이현숙 위원장 인터뷰   Q) 삼산2동이 어떤 동네인지 궁금하다. 굴포천을 끼고 있는 대단위 아파트단지라 부평 […]
Written by: doog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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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구 삼산2동 주민자치위원회 이현숙 위원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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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삼산2동이 어떤 동네인지 궁금하다. 굴포천을 끼고 있는 대단위 아파트단지라 부평 내에서는 주거환경이 좋은 편인 것 같은데.

  나는 10년 전쯤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때 이사를 왔다. 초창기 이 일대는 논밭이었다고 하더라. 굴포천과 인접한 동네가 갈산, 삼산 지역인데 그중 하천을 가장 많이 끼고 있는 곳이 삼산2동이다.

 

Q) 과거 주민자치센터의 모습은 동사무소였다. 이전에는 민원행정을 처리해 주는 곳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주민자치센터로 바뀌면서 역할이 다양해졌을 것 같다. 곧 주민자치회로 또 한 번 변화될 예정으로 알고 있다. 주민자치란 무엇인지, 어떤 일을 하는 것인지 들려주실 수 있나.

  주민자치는 ‘주민 스스로’, ‘자발적으로’ 동네의 일을 하는 것이다. 과거에 동사무소 직원들, 동장님의 관심 여하에 따라 동네가 변화되고 결정되었던 것과는 다르게 주민자치위원회에 의해 프로그램이 운영되거나 주민 스스로 직접 봉사를 한다. 주민의 필요에 의해 배우고자 하는 문화프로그램이나 복지프로그램 등이 동네 밖에서 이루어지면 뭐니뭐니해도 머니가 많이 들어가서 접근이 힘들다.(웃음) 주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저렴하게 제공하되, 공공시설이다 보니 실력 있는 강사를 모셔올 수 있어서 상대적으로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

  주민자치위원회, 그리고 주민자치센터의 역할은 소통의 장을 여는 것이 아닐까 한다. 예를 들어 헬스클럽에 대한 수요가 있어서 주민 500명이 주민자치센터를 이용하게 되면 단순히 헬스만 하고 가지는 않는다. 운동을 하고 나오다가 북카페가 보이면 들러서 이웃과 만나 수다도 떨고, 행사 홍보물도 보게 되고, 그러다가 자연히 의제가 발굴되기도 한다. 이런 것들이 주민들이 조금 더 마을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장을 여는 것 아닐까.

  주민자치위원들은 마을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본인들의 의지에 의해서 시간을 쪼개 가며 일하는 분들이다. 이들을 시작으로 행복한 마을을 꿈꿀 수 있는 것이다. 삼산2동 주민자치위원회 안에는 1)마을공동체분과, 2)마을홍보기획분과, 3)문화교육분과의 세 분과가 있다. 분과장, 위원님들이 열심이라 전반적으로 잘 진행이 되고 있다.

 

Q) 주민들은 워낙 많고 다양한 사람들인데, 어떻게 공통 의제를 어떻게 묶어 나갈 수 있을까? 삼산2동이 필요를 느끼는 순간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찾아보면 많겠지만, 결핍은 적을 것 같다. 동네가 혜택을 많이 받고 있어서이다. 부평역사박물관, 부평문화원, 부평청소년수련관, 삼산체육관, 노인복지관, 기후변화관이 가까이 있어 주변 여건이 굉장히 좋은 편이다. 아쉬운 건 도서관이 없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30m 간격으로 도서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동네에 국공립도서관이 없다. 그래서 주민센터 안에 북카페를 넣게 되었다. 하지만 관공서 건물이다 보니 월~금까지밖에 문을 못 연다. 주말에 도서관에 가고 싶으면 멀리 떨어진 북구도서관에 가야 한다. 여건만 된다면 국공립 도서관이 생겼으면 한다. 일단은 위원회에서 주말에도 북카페를 오픈하려고 논의하고 있다. 절차상 문제가 없다면 준비하려 한다.

 

Q)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이루어지는 활동들을 소개해 주신다면.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문화나 복지보다도 환경 사업이다. 굴포천과 관련해서는 매년 <굴포천 환경축제>를 열어 환경 살리기 운동을 하고 있다. 올해가 5회째다. <행복한 불끄기 행사>라는 에너지 절약 · CO2줄이기 운동을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저녁 8시부터 30분간 7개 단지에서 진행한다. 각 단지 입대위에서도 많이 협조해준 덕에 3년째 진행하고 있다. 그밖에 환경 홍보, 길거리 캠페인 등을 한다. 주민 참여 의식이 많이 좋아지고 있다. 삶 속에서 조금씩 녹여 나가는 게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가정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불을 끄고 나오는 습관이 들었다.”, “멀티탭을 이용하는 가정이 늘었다.”는 지표를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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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 그린스타트>와 MOU 체결을 통해 조사원인 ‘그린리더’가 나와서 통계를 낸 덕인데, 주민들이 점점 더 에너지 절약 운동에 동참하게 되었고, 그 결과 전기 사용량도 많이 줄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밖에 <삼산 아카데미 – 놀토야 놀자>를 6년째 운영하고 있다. 놀토야 놀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굴포천 생태학습 프로그램이다. 부평구 평생학습관의 우수프로그램 사업공모 덕에 올해는 아이들이 무료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올해는 생태전문가를 모시고 4월부터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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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환경에 주안점을 두는 이유가 무엇인가?

  동네 여건상 굴포천이 가까워 자치위원과 주민 사이에 하천 살리기에 동참하자는 분위기가 있었다. 환경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개인적으로도 환경 쪽에 관심을 갖다 보니 그렇게 된 면이 있다. <인천녹색연합>에서 소식지 편집장을 15년 넘게 해 오고 있고,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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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7개 단지면 상당히 많은 세대인데 어떻게 주민 동의를 어떻게 얻어낼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지금은 불끄기 행사에 어떻게 참여하고 있는가?

  모든 주민이 다 불을 끄는 것은 아니고, 권유·장려하는 것이다. 에너지 절약 · CO2 줄이기에 동참해 달라,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전단지를 아파트 게시판에 일주일 전부터 붙여 알린다던가, 안내 방송을 하고, 캠페인을 연다.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열심히 참여한다. 길에서 만난 이웃이 “이번 주 토요일은 불끄기 행사 하는 날이죠?”라며 묻기도 한다. 아이들에겐 교육적 효과도 있으니까. 긍정적으로 본다.

 

Q)다른 주민센터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일들인 것 같다. 분과별 활동이 궁금하다.

  동네에는 공원도 많다. 공동체사업 분과에서는 <나무 이름표 달아주기 행사>를 3년째 하고 있는데, 초창기 공원관리공단에서 달아준 이름표가 10년이 지나 많이 훼손되었음에도 관리가 안 되어서 시작했다. 굴포천 살리기 운동 중에는 <굴포천 정화운동>이라고 해서 미꾸라지 방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마을 홍보기획분과에서는 도농교류 차원에서 경기 여주시 홍천면 주민자치위원회와 자매결연을 맺어 10년 가까이 <도농 직거래>를 통해 주민들이 질 좋은 여주쌀을 시중보다 저렴하게 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밖에 <마을소식지>를 만들어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모르는 알림사항을 자생단체나 주민들께 전달한다. 주민들이 보시고 “우리 동네가 이런 일도 하는구나, 자생단체에서는 이런 걸 하는구나. 나도 시간 한번 내볼까?” 하는 동기부여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문화교육분과에서는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지고 북카페를 운영한다. 처음에 인천시교육청 장학사를 통해 2천권 정도의 도서를 후원받아 시작되었다. 작년에는 인천시 사업비를 통해 공간 리모델링을 했다. 주변의 도움으로 인해 주민 생활의 질적 향상을 알리는 작업, 도서 라벨작업 등 모두 자발적으로 직접 움직이고 있다.

 

Q) 나무에 이름표를 달아주는 데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어떤 나무인지 알게 된다면, 관심 없이 지나칠 식물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산책을 나간 도중에 엄마가 선생님이 될 수 도 있는 것이다. 생태학습의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사람들 의식이 그렇다. 골목에 벤치를 놓는다던가 뭔가 시설물이 있으면 쓰레기를 버리지 않듯, 동네의 일부를 소중하게 생각하자 하는 의도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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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부족한 도서관을 보완하기 위해 쌈지도서관을 만들었다고 들었다.

  쌈지도서관은 도서관이 없는 아파트 단지 다섯 곳에다가 설치한 간이 도서관이다. 주민들이 자유롭게 기증한 도서를 받아 직접 라벨, 기증처 표시 작업을 해서 단지별로 30권씩 비치해 두었다. 앉아서 쉴 수 있는 쉼터 공간 옆에 큰 새집 모양으로 만들었는데, 눈비 내려도 괜찮은 방부목을 사용했다. 주민들이 책과 가까워지길 바라는 마음이 반영된 것이다.

 

Q) 문화프로그램 몇 개 수강하는 게 주민자치 활동의 전부가 아니더라. 주민자치활동의 중요함, 또는 매력이 무엇인가? 그리고 위원장님이 주민자치 활동을 이어가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사 오기 전에 살던 곳은 남구인데, 남구청신문 기자이면서 편집위원도 했었다. 인천녹색연합 소식지를 맡으면서 인천시의제 소식지도 만드는 등 외부활동 많이 하는 중에 이사를 온 터라 봉사라는 개념이 어렵지는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뭘까를 고민하던 중 입대위원장의 부탁으로 <누리보듬도서관>을 만들었다. 5년 정도 봉사직으로 도서관장 역할을 했고, 지금도 여전히 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아이들이 책을 통해서 세상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계관을 갖길 바랐다.

  그러던 중 2006년에 주민자치위원 제의를 받았다. 주민센터가 꾸려지면서 주민자치위원을 공개모집 했는데 추천을 받게 된 것이다. 취미와 특기가 봉사다 보니(웃음) 그때부터 참여한 것이 10년이 되었다. 하던 일들이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어서 이어진 것이다.

  내가 시간을 나눠서 일을 했을 때 남들이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도 삶의 하나의 기쁨이라고 생각한다. 주민자치위원회는 ‘마을만들기’의 한 주체 그룹이다. 여러 자생단체가 있지만 주민자치위원회가 제일 상위기관이라, 일반 주민이 할 수 없는 일도 위원회 안에서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민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공모 기획안을 낼 수 있다던가 하는 것이다. 개인은 못 하지만, 기관에서 마음을 모아 여럿이 함께 움직여 준다면 20명 남짓한 위원들 만으로도 200명, 2000명이 행복할 수 있는 마을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보람이고 원동력이다.

 

Q) 오랜 시간 주민자치활동을 하시면서 다사다난했을 것 같다. 기억에 남는 경험이나 소회가 있으시다면.

  전반적으로 내가 원했던 일들이라 열의를 가지고 함께할 수 있었다. 부족하지만 가진 능력을 활용하면서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공적으로 일이 진행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행복감을 느꼈던 것 같다. 리더는 여러 사람 안에 있을 때 리더일 수 있다. 혼자 잘났다고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혼자 있으면 개인일 뿐이다. 늘 주변에서 살펴 주고 도와줬기 때문에 무난히 지내올 수 있었다. 항상 감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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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의 관심이나 삼산2동 주민자치위원회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있다면?

  마을만들기라는게 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다.(웃음) 두 가지 사업을 고민하고 있다. 첫 번째는 마을 방송국이다. 두 번째는 마을생협을 꾸리고자 한다. 주민들이 친환경 먹거리사업에 관심이 많은데, 생협 물건이 저렴하지 않아서 구입을 망설이곤 한다. 장소 마련이나 기타 여건이 확보되지 않아서 아직 기획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우리 위원들 생각이 심플해서, 진행만 하면 금방 할 수 있을 것이다.

 

Q) 여러 주민들이 같이 일하는 주민자치 위원회 활동이다 보니, 다양한 어려움이나 문턱을 느끼는 순간도 있을 것 같다. 특히 의사결정을 하는 부분에서는 어떻게 어려움을 해결하시는지.

  사람과 사람 사이 인간관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소통이다. 아시다시피 사람들은 한 명 한 명 성향이 다르다. 각자의 환경에서 살아왔기에 서로 의견을 맞추고 소통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임원들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평위원들이 제시하는 의견을 다 안아야 되는 부담이 있다 보니 어려운 부분이 있으나 다른 것들은 어렵지 않다.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면 큰 문제는 없다.

  주민자치 위원들은 모두 봉사하는 마음으로 들어와 있는데, 각자 생업에 바쁘다 보니 맘은 있어도 시간을 내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원들이 자기 시간을 쪼개고 와서 돕는다. 그러지 못한 위원들 마음은 안타까울 것이다. 돕고는 싶어도 여건이 안 되니. 한 달에 한번 회의 때 나와서 자기 의견을 내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Q) 삼산2동 마을만들기에 대해 당부하실 것이 있다면.

  한 가지 소망이 있다면 시 지원센터 말고 구 마을지원센터가 있으면 한다. 좀 더 세부적으로 가깝게 만나고 밀착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가끔씩 부평구청에 갈 때마다 자치행정과 과장님께 이야기하는 게 부평구 내에도 마을지원센터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다만 아직은 여건이 안 되서 어렵나보다.

  사람은 교육을 받아야 변화를 꿈꾸고 발전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주민자치위원들 중에는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시는 경우가 많다. 임원들은 다소 방향이나 생각이 정립되어 있지만, 평위원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한 달에 한번 열리는 자치위원 회의 때 잠깐이라도 마을만들기와 관련한 강좌를 해 주면 어떨까. 그런 교육의 기회가 찾아가는 시스템으로 있었으면 한다. 가능하다면 주민자치 역량강화교육의 형태로 이루어지면 좋겠다. 앞으로 주민자치위원회는 주민자치회로 바뀔 예정인데, 아직까지 내부 역량 부족으로 인천만 진행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게 안타깝다. 내부에서 자발적으로 이루어지게 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글/사진 : 이광민(사업지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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