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7일(수)오후4시, 중구 중앙동 4가 문화공간 Book & Coffee에서 마을활동가 2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제8차 마을집담회 ‘마을, 곁에서다’가 열렸다.
한 해 마을활동을 하면서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와 2018년 활동에 대한 계획 등을 발표하고 교류하는 장으로 열린 이 날의 집담회는 인천독립영화협회 전철원 감독이 이야기 손님으로 참여해 다큐멘터리 영화 ‘마을, 곁에서다’를 시청하면서 시작했다.
‘마을, 곁에서다’는 만석동에 자리한 ‘기차길옆 공부방’의 이야기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로 참여자들은 소감을 통해 “공동체나 교육에 관해서 특히 많은 시사점을 남긴 것 같고 서로 끌어주고 손 잡아주고 끈끈한 이모, 삼촌의 관계를 이어온 것 같다.”,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등의 소감 나눔과 마을활동을 이어나가기 위한 공동체와 개인의 역할,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무엇인가 등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박상철(말벗 독서동아리)활동가는 “제가 숭의 4동 주민자치위원회 간사인데요. 내년에는 원탁회의를 하려고 해요. 금년엔 여러 사정이 생겨 활동을 많이 못했는데 내년엔 좀 더 활발히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어요.”
한명숙(청라 엑슬루타워아파트 주민모임)활동가는 “올해는 개인적으로 마을공동체 교육을 받으면서 많은 변화를 겪은 한 해였습니다. 제가 만석동에 가서 무엇을 할 수는 없지만 내가 살고 있는 청라 엑슬루 아파트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이 정말 많이 됩니다. 제가 마을공동체를 만나면서 삶의 방향이 바뀌었듯이 적어도 우리 아파트에서 사는 동안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유경아(마을학습 네트워크)활동가는 “부평에서 최근에 카페를 오픈했어요. 카페를 운영하다보니 주민들을 정말 많이 만나게 되는데 생각보다 더 자세하게 새로운 세상을 보고 있어요. 내년에는 주민들과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연구해볼 참입니다.”
현효섭(사회적협동조합 M커뮤니티)활동가는 “중구의 M커뮤니티의 텃밭분과, 도시농업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텃밭이 좋아서 취미생활로 출발 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마을활동과 연결이 되었어요. 혹시 식물 키울 일이 있으면 제가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정하나(서구 문화기획자) 활동가는 “영화를 볼 때 느꼈던 것이, 제가 초등학교 시절 살았던 구월동 주공아파트 때만 해도 모두가 친구였던 것으로 기억해요. 그런데 성인이 되어서는 그런 공동체 문화가 없어졌다는 생각을 해요. 모두 개별화되었기 때문에 공동체적인 모임이나 활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저는 애니메이션 학과를 나왔기 때문에 그림을 가르칠 수 있으니까 그림을 매개로 공동체 활동을 이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어요.”
전철원 감독은 “아직은 출발점에 서있는 마을 활동이기 때문에 자칫 몇몇 소수의 외로운 실천이 되고, 그 탓에 쉬이 지칠 수 있을 것입니다.” 고 설명하면서 “오늘 집담회 현장에서 텃밭을 계획하는 분들과 도시농업을 제2의 전문영역으로 활동하고 계시는 공동체가 연대활동을 위한 물꼬를 트는 시간을 갖게 되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면서 “마을활동을 하면서 지치고 힘들 때 오늘처럼 서로 기대고 손을 잡을 수 있는 공동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공론의 장은 그런 점에서 매우 중요하며, 마을활동의 고민을 발굴하고 이야기의 장을 이어나가고 있는 인천 마을공동체 지원센터와 마을활동가를 응원한다.”고 피드백 했다.
이혜경 센터장(인천 마을공동체 지원센터)은 “저는 가좌동에서 25년째 살고 있는데요. 살면서 살아오게 만든 힘은 ‘관계’에 있다고 생각을 해요. 영화에서 최흥찬 선생님이 젊은 시절에 한 이야기가 ‘이 활동을 통해서 사회를 변화시키겠다.’ 고 했거든요. 그런데 10여년이 지난 후 인터뷰에서는 ‘별게 없고 곁에 있는 거 외에는 없다’라고 하거든요.
결국엔 마음인거죠. 마을엔 아픔들이 굉장히 많은데 그걸 외면하는 삶을 살아온 것은 아닌가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살아갈 날들 동안 서로의 곁에 서고 다독이는 삶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고 말했다.
마을집담회 모떠꿈은 마을활동을 하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이나 함께 나누고 싶은 주제가 생겼을 때 관심 있는 참여자들이 모여서 집단 지성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공론의 장이다. 2017년도 마을집담회는 8개 주제로 8번의 공론의 장이 열려 참여자들 간의 상호 연대와 협력의 장이 되기도 하고 지속적인 공론의 장이 이어지기도 하고 또 소모임이 결성되기도 했다. 이번 8차 집담회는 ‘마을활동가 네트워크 파티’로 연계해 서로의 활동을 격려하고 지지하면서 ‘영화’와 ‘이야기’가 함께하는 장으로 마련되었다. 2018년도에도 마을활동의 다양한 의견과 고민, 자랑거리를 통해 마을집담회는 지속될 계획이다.
글 연구담당 / 사진 홍보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