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2일(월), 송림 3·5동 주민센터에서 박문마을 주민분들과 함께 <찾아가는 마을컨설팅>을 진행했습니다.
현재 박문마을(박문여고 주변구역, 동구 송림동 101~102번지)은 저층주거지 관리사업이 진행중인데요. 이 일대에 다수의 학교가 분포되어 있고, 노후 주택이 밀집한데다 기반시설이 부족한 점을 고려해 <주민공동이용시설 조성>, <생활환경개선>, <가로환경개선>을 골자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워크숍 및 간담회를 통하여 마을 내 <물리적 개선계획>, <공동이용시설 공간 활용>에 대한 주민 논의를 실시해 왔지만, 공동이용시설과 관련된 운영계획 수립이 원활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저층주거지 관리사업의 목적은 물리적 환경개선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동구청 도시개발과에서 공동체성을 살리는 방향에 대한 고민을 지원센터와 함께 나누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주민의 계획 하에 주도적으로 마을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공동이용시설의 컨텐츠 개발과 지속 가능한 운영에 관해 논의하기 위해
<찾아가는 마을컨설팅>을 통해서 앞으로 5번간 만나기로 했습니다.
윤전우 본부장(두꺼비하우징 마을재생사업부)님께서 컨설턴트로 참여해 주셨습니다.
주민들은 “1년 넘도록 ‘건축’에 대한 이야기만 나누었다”며 건물이 지어지면 해결되는 것이 아닌지,
오랫동안 의견을 내 왔음에도 지속적으로 논의하는 자리가 과연 필요한지,
시간을 내는 것이 여의치 않고 어려운 상황임을 말씀하셨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주민들이 운영한다는 취지’와 ‘협동조합 형태를 갖춘다’는 틀은 만들었으나
아직 <공동이용시설>이라는 기본 개념만 있는 상태이고,
어려운 과정이 수반되는 이 일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라
구체적인 결과물(사업계획화 되지 않은 상태)이 없는 지금
주민들께서 직접 마을을 위한 공동이용시설을 만들 수 있도록
구청, 컨설턴트와 지원센터가 협력하려 한다는 뜻을 전달했습니다.
주민의 의지와 과정에 대한 준비가 중요
윤전우 본부장님은 “건물이 생기면 의욕이 생겨서 다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만들어 놓고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운을 떼셨습니다.
왜냐하면 1)비용적 측면에서 기본적인 건물 관리비 및 운영비, 부가세에 대한 자부담금이 발생하고, 주먹구구로 하는 것이 아닌 이상 회계 담당자도 필요하기에 고용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며, 2)운영의 측면에서 ‘동업보다 힘든 협동조합’을 결정했기 때문에 과정에 대한 논의 없이 사업 자체를 진행하는 것이 불가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주민의 의지와 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마을 전체를 위한 일을 하려고 한다면 그것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며 마을 사람들이 풀어내려 하는 욕구나 열정이 있는가부터 타진해 보라고 제안하셨습니다. “운영할 방법을 찾지 않으면 행정도 곤란해지기 때문에 제한을 가지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건물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관리비가 발생한다. 그런 것들을 이용자들이 나눠서 해결하자는 것 등이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준비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공동이용시설과 관련해서는 “못살고 힘든 동네라서 공동이용시설을 짓는 것이 아니라, 힘들지만 가능성이 보이는 지역이고, 충분히 주거지역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행정이 투자하는 것”이라고 표현하셨습니다. “행정에서 사업 과정과 그에 맞는 역할을 준비하고 있으니, 주민들도 그에 맞는 역할을 해 주셔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본부장님은 “사업의 의지가 있다면,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현 상황의 한계를 인정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며 어떻게 할 지가 중요하다.”며 시작점이 명확했으면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다면 공론화시켜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앞으로 여러 난관들을 돌파해 나가야 하는데, 행정에서도 어려운 결제를 받아내야 할 상황들이 생긴다. 그 때의 당락은 주민들의 열정적인 모습에 달려 있다. 그걸 보여주셔야 한다.”며 주인된 마음과 행동이 최우선임을 강조하였습니다.
아파트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는 동네
또 “더이상 도로가 넓어진다고 해서 집값이 오르지 않는다.”며 “우리 동네에 살았던 기억이 의미가 있었다고 말하기 위해서는, 아파트와 비교하더라도 경쟁력 있는 삶이 있는 마을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하셨는데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생각보다 화려한 것에 있지 않고,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동네, 믿을만한 이웃의 보호를 받으며 성장한다는 것에 있다.”고 하셨습니다.
공동이용시설을 통해 전개하고자 하는 사업들이 ‘과연 우리 공동체 안에서 가능한지’ 사전에 테스트 해볼 것을 주문하셨는데요. 그 방법으로는 마을 청소로 시작해서 마을 밥상, 텃밭(도시농업공원), 국수 한 그릇 마을잔치를 제안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진작부터 서로 지켜주고 위해주는 관계를 만들 것도 주문하셨습니다.
“내게 맞는 집, 내가 살고 싶은 마을이 아니면 의미가 없습니다. 지금부터 1년간은 외형적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텐데요, 그동안 각자가 할 일과 그걸 맡을 그룹이 정해져야 합니다. 1년 동안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세요. 주민이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그것을 통해 감동을 줄 수 있다면 충분합니다.”
“그렇담 어디서 할까요? 일단 공가가 있으니 사무실로 쓰며 전기세는 부담하며 회의를 시작해 보는 겁니다. 작은 것을 운영하지 못하면 새로 지어질 건물에서도 마찬가지로 불가합니다. 또,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정도의 공동 경험이 없는 공동체는 깨지기 쉽습니다. 마을기업과 같은 형태를 급하게 가져올 필요는 없습니다. 완벽한 형태로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을 버리고 시작하세요.”
주민들은 “운영의 자발성을 갖추는 준비과정”, “협동조합의 구성 측면에서 다양한 접근법이 있어서 부담을 덜었다”고 감상을 말씀하시면서도, “열심히 활동하던 사람들이 지쳐가고 있는데다 동네의 현실이 상가들마저 문을 닫는 상황인데 사람들이 떠나도 붙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누가 할 것인가? 하고 물으면 답이 서지 않는다.”라며 막막한 심경을 표현하셨습니다.
그래서 한 주민께서는 “아직까지 관치행정에 익숙하기 때문에 주민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 동구청에서 우편을 통해 사업의 진행상태를 알려주거나, 공식적인 인사가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협조로 도와달라”고 요청하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마을 방송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글/사진 : 이광민 (사업지원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