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기 주민자치인문대학 4강
마을공동체 탐방 / 마을을 찾아가다
하나 : 커뮤니티 펍 0.4 km
11월 7일, 제2기 주민자치인문대학 4강 일정으로 서구 검암동의 <우리동네 사람들>이 운영하는 커뮤니티 펍 ‘0.4km’와 부평구 부개동의 협동조합형 사회적기업 ‘인천평화의료생활협동조합’ 두 곳을 탐방했다.
첫 번째로 찾아간 곳은 요즘 한창 청년들이 쉐어하우스와 ‘카페50’ 1호점에서 3호점까지 서울에서 카페를 내고, 인천 서구 검암동에서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며 공동주거공간으로 매스컴에 주목을 받고 있는 <우리동네사람들>이 운영하는 곳으로, 지난달 커뮤니티 펍 0.4km 수제 호프집을 냈다고 하여 찾아가 보았다.
제2기 주민자치인문대학 교육생 일행 20여명은 매주마다 강의를 듣고 있는 인천근대문학관 앞에서 만나서 다같이 버스로 이동했다.
중구에서 버스로 30여분을 가니 서구 검암동에 있는 <우리동네사람들>이 사는 동네에 도착하였다. 그곳 게스트하우스에서 400미터 정도 걸어가니 길 건너에 커뮤니티 펍 0.4km라는 간판이름이 보여 무척 반가웠다. 커뮤니티 펍 0.4km를 운영하는 박진순, <우리동네사람들>에서 주거중심으로 살고 있는 이성희 님은 미리 우리 일행을기다리며 의아해 하면서도 반갑게 맞이하여주었다.
서로 인사를 마치고 나자, 이혜경 사무국장이 전체 진행을 하였고, 박진순 님은 주로 지난 달에 문을 연 커뮤니티 펍 0.4km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고, <우동사> 전반 주거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성희 님이 번갈아 설명을 해주어 교육생들의 질문에 친절하게 답해주었다.
마을사람들과 자신들을 찾아오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자신들은 이런 반응이 약간 낯설고, 그동안 우리가 인큐베이터 안에 있다가 나온 느낌이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하며 마을과 지역에 첫발을 뗀 느낌 같다고 우리들을 맞이하는 느낌을 솔직하게 토로했다.
그리고 커뮤니티 펍에 대해 박진순님의 이야기로 풀어내는 동안, 중간에 교육생들이 궁금한 사항을 질문을 하기도 하였다.
이들은 3년 전에 귀농과 귀촌을 두고 어떤 식의 삶을 그리며 살지, 돈에 대한 개념 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다가 같이 살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 여러가지 테마 중 하나가 카페50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서울에서 3호점까지 내어 유명세를 타고 있기도 하다. 또한 이들이 카페50뿐만 아니라 인천 검암동에 공동주거공간1호로 시작했는데 공동주거가 사회이슈가 되면서 주목받게 되고, 주거공간도 1호에서 3호까지 얻게 되어 지금은 6명에서 시작한 그룹이 지금은 20명 가까이 같이 살고 있다고 한다.
현재, 0,4km를 운영하는 박진순 님은 올 해 초까지 초등학교 근무하다가 그만두고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현재 4명이 주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경제 안정을 기반으로 일과 삶이 분리되지 않고, 가까이서 일을 하고 싶어서 커뮤니티 펍 0.4km를 열게 되었어요. 보통 생각하는 경제활동을 하는 목적을 벗어나서 실험을 해보고 싶었고, 생계와 삶, 노동과 관련된 실험, 뭔가 실제로 나는 수익에 대해서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등 돈에 대한 상상을 실험하는 측면과 공간에서 생기는 가능성과 일을 하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실험적인 측면이 있어서요.”라고 0.4를 열게 된 이유를 조용하고 침착하게 말해주었다.
그러자 이성희 님은 20명이 사는 동기가 다양해서 삶과 일을 연결하는 우동사 커뮤니티 활동을 3가지로 나누어서 하고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공동주거 분야인 주거관련 파트가 있고, 0,4처럼 펍같은 활동이 있고, 귀농과 귀촌이라는 화두로 농촌지역과 연관을 맺는 논데이 활동이 있는데 이 모든 활동중에서 주거 중심이 가장 베이스 캠프라고 전했다.
회의구조에 대한 궁금증을 물어보니,
“전에는 6명이 정기모임이 있어서 정기 워크숍을 통해 자주 얘기했으나, 지금은 20명이 되다보니 다같이 논의하는 방식보다는 먼저 제안하는 사람이 공지를 띄우면 같이 하거나 각각 집별로 긴밀함을 가져가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우동사의 밤을 하기도 하고, 소리통이라는 대표를 뽑아 회의구조를 갖고 있고, 나머지 모임은 소모임으로 한다.”
라고 이성희 님이 답변을 해주었다.
이 마을에서 0.4를 열고 3주동안 지역과 마을에 대해 어떠했는지 묻자, 박진순 님은 그동안 지인들을 0.4에 초대하여 메뉴연습도 하며 지냈지만, 실제로 마을 사람들을 만나면서 마음의 출렁거림이 있었다고 전했다. 지금은 검암경서동 사람들을 모두 포용할 만큼 역량이 부족하여 우선 지인들과 우리를 지켜봐준 사람들, 당장 지역사회보다는 우리 메시지를 듣고 찾아오는 사람부터 시작하려 한다고 했다.
지역에 조심스럽게 첫발을 내디딘 커뮤니티 펍 0.4km는 마을에서 어떤 실험을 할지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으나, 20명을 위한 삶도 중요하지만 주거하고 있는 서구검암동 마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다가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수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문턱을 낮추어 마을공동체의 가치를 나누고 살면서 비록 마을에서 상처를 받고, 갈등이 생겨도 부담 갖지 말고 주민들과 관계를 유지하며 지혜롭게 이겨나가기를 바라는 맘이다. 무엇보다 이들의 값진 실험이 인간과 마을에 애정이 돈독하게 생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두 사람의 이야기와 질의응답을 마치고 바로 0.4km 앞에 있는 도르리 칼국수집에서 맛있는 점심도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역시 맛있는 음식을 먹어야 서로 마음도 열고 돈독해지고 행복해진다.
둘 : [인천평화의료생협]을 찾아가다
오후에는 부평구 부개동에 있는 인천평화의료생협과 평화LETS를 찾아가서 그동안 걸어온 길과 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인천평화의료생협에 관한 설명은 송영석 전무이사가 맡아고, 평화레츠에 관한 설명은 박양희 간호사의 간단한 안내로 시작했다. 우선 인천평화 레츠 이야기부터 듣기로 했다.
[인천평화 레츠]
지역화폐를 통해 노동과 물품을 거래할 수 있는
다자간 품앗이 제도
박양희 간호사는 인천평화의료생협에서 보건사업을 하고 있고, 평화레츠도 맡아서 한다고 했다. 인천평화레츠는 지역 경제활동에서 소외된 주민들도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2010년도에 설립을 하였고, 희망엄마 소모임으로 출발해서 물물교환 통장에 지역화폐로 환산하여 재능나눔 활동하였는데 지금은 회원이 200명이 넘지만 사실 활동하는 멤버는 40여명 수준이고, 거래도 별로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나서 2011년에 마을기업으로 정부지원을 받으면서 마을에 꼭 필요한 일을 하면서도 평화나눔가게를 통해 8명이 재활용품 거래를 하면서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했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지역에 가맹점이 많아야 지역화폐가 활성화가 되는데 가맹점을 맺지 못해서 회원들간 거래나 소모임 중심으로 퀼트, 비즈, 다문화가정 여성 홈패션 등에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진정한 지역화폐보다는 마일리지처럼 활용하고 있으며, 현재는 레츠 가게도 없어져서 의료생협 지하에 와서 쓰고 있는 형편이라고 한다. 현재 지역화폐 거래를 재활용품 대여나, 가정용 의료기구 대여, 도서 대여, 지역주민 재능나눔 등 주로 의료용품이나 프로그램을 통해 나누고 있는 실정이라고 명맥만 유지할 뿐 레츠에 전담해서 누군가 헌신하지 않는한 다른 일을 하면서 병행하기란 너무 어렵고 힘들다고 하면서 아쉬움을 전달하였다.
요즘 인천에도 레츠에 관심을 갖고 여러가지 활동을 하고 있고, 연수구나 공공영역에서도 레츠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확산되지 않고 있으며 인천의 지역화폐협의회도 있었다가 없어졌다고 하니 레츠가 활성화되기란 참 어려운 길임에 틀림없다.
[인천평화의료생활협동조합]
사람의 필요를 협동사업으로
해결하는 것이 협동조합이다
이어서 [인천평화의료생활협동조합]에서 20여년 동안 일하고 있는 송영석 전무이사의 설명이 이어졌다. “의료생협이란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이긴 하나 공동체실현 방법을 구체화하는 것이며 조직체가 협동조합 형태이다. “ 라고 짧게 설명을 하며 시작했다.
또한 요즘 우리나라에 협동조합이 2년 사이에 5천 개 정도 늘어났는데 전 세계에서 폭발적으로 늘어서 깜짝 놀라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그 이유는 누구나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고, 아마도 사람들은 살기 힘든데 사회적 기업으로 지원하다 보니, 협동조합으로 만들면 정부지원이 나와서 살아날 길이 있거나 일자리가 생기거나 경제사정이 좀 더 좋아질 것라는 기대감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실 협동조합을 만드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사업체를 만들어 삶에 필요한 협동사업이어야 한다.”며 대부분 협동조합만 만들어 놓고 사업을 실제로 하지 않고 있어서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정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보통 사람들은 의료생협과 일반 병원이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했다. 가장 다른 것은 기본적으로 소유구조가 다르며, 일반사람들이 돈이 많아서 의료재단을 설립할 정도의 능력이 있지 않는한 의사가 아니면 의료기관을 세우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예외의 경우, 생협법에 의료생협을 만들 수 있다는 규정이 있어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다중이 소유할 수 있는 협동조합방식은 이것뿐이라고 했다. 일반 병원과 다른 점은 법 테두리 안에서 맘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며 진료영역에서 다른 점은 치료 영역은 의사의 고유 권한이나 의사가 하는 일이나 의사에게 진료실 밖에서도 요구가 가능하고, 의논할 수 있는 조합원 회의구조가 있어 조합에서 원하는 것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게 다른점이라고 설명했다.
인천평화의료생협은 초창기, 1996년 기독청년의료인들이 공동출자해서 조합원 80여명이 평화의원을 만들었으며, 지역 노동자를 위해 임종한 의사 주축으로 의료생활협동조합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동네는 카페 하나 없고, 은행이나 큰 마트도 없을 만큼 주변 여건이 좋지 않다고 했다. 그 당시 도시지역에 의료생활협동조합 만드는 것에 반대를 하는 사람도 많았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2000년 법인으로 재창립하여 2008년에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았고, 현재 운영중인 의료기관은 평화의원, 평화한의원, 평화치과, 건강검진센터, 가정간호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20여년 동안 사용한 건물이 오래 되어 노인들이 시설을 이용하는데 불편하기도 하고 주차장도 없고, 엘리베이터가 없어 1층으로 이사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평화의료협동조합의 활동 중에서 가정방문진료를 하고 있는데, 병원에 오기 힘들거나 만성질환자, 저소득층, 취약계층에 있는 어르신들, 혼자 방치되어 병원에 올 수 없는 형편에 있는 조합원들을 위해 필요한 사업이라고 했다. 하지만 일반 의사는 환자가 많을 수록 돈을 많이 벌기 때문에 방문진료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의료협동조합은 그 손해를 서로 나누며 운영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라는 것이다. 또한 환자가 오랫동안 혼자 방치되어 있으면 언어능력도 상실할 수도 있어 간호사나 사회복지사, 의사 등을 적절하게 연결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의료복지 연계사업은 제도화 되기 전부터 해왔다고 했다. 노인정, 노인대학에서도 진료를 하고, 돈이 없어서 자원봉사 지원없이 주간보호 2회를 실시한다고 했다. 앞으로 마을공동체에서도 노인친화적인 사업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하면서 돈이 있는 노인은 시간을 잘 활용하고 살지만, 그렇지 않는 노인들은 박스를 줍거나 자살을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노인 소규모 요양시설은 운영하면 할수록 적자구조가 생겨서 마을에서 사라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인천평화의료생협에서는 꼭 만들어 마을사람들과 공동으로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만큼 노인돌봄 사업이 시급한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20년째 이런 활동을 하고 있는 자체가 놀랍고 감동적이라고 하자, 코치는 해줄 수 있지만 너무 고생하기 때문에 권하지는 않는다고 하며 웃으며 이야기를 마쳤다.
그리고 앞으로 의료생협에 종사하는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갖추어야 질 좋은 노동과 지역의료서비스를 할 수 있는 인천평화의료생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본금과 출자금을 모으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다. 출자를 하는 이유는 조직 가능성에 대한 신뢰이고 내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마음이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
설명을 마치고 의료생협을 빠져나오면서 이 말이 자꾸 맴도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감동을 주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마을에서 사람사이에 관계 맺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의료생협조합원 자격은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어느 누구나 다 가능하다며 오늘은 주로 의료생협 구조에 대해 풀었지만 다음에 오면 사람에 대해 얘기를 해주겠다고 전했다.
셋 : 소소한 집담회
마을과 노동을 말하다
오전, 오후 두 곳의 마을탐방지역을 돌고나서 교육생들과 함께 중구로 이동하여 SOHO63 카페에서 주민자치인문대학 마을탐방에 관한 의견을 내놓고, 그동안 강의를 들으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의견과 생각을 수렴하는 간단한 모임을 가졌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내용으로 주민자치인문대학을 진행하면 좋을 지에 대해 다양한 의견과 생각을 내놓는 소중한 시간을 마련하여 여러 의견들을 서로 나누었다.
오늘 현장탐방을 하고 나서 드는 생각에 대해서는 나온 의견들은 다음과 같다.
뭔가 목적과 목표가 분명해야 오래 가고 끈끈하다는 것, 마을에서 더욱 진한 것들을 만들고 싶다, 이런 활동이 계속되어야 하고 동참해야 한다, 후속 모임으로 학습모임을 하면 좋겠다는 의견, 마을과 노동이 먼 얘기가 아니고 현실적이라는 것, 자발적 모임을 하고 싶다, 학습도 중요하지만 홍보도 중요하다, 동네 통장이나 마을 이장 교육의 필요성, 마을기업이 활성화 하면 좋겠다, 철학과 실천을 하시는 분들을 만나서 좋다, 변화가능성이 있어 좋다, 의료생협처럼 우리 생활이나 마을에도 주치의가 있었으면 좋겠다, 지역현황을 알아서 좋다, 내 이웃은 누구인가? 에 대한 생각, 경제활동도 중요하지만 자립에 대한 자구책을 만드는게 중요하다 등 여러 의견이 나왔다.
그리고 주민자치인문대학을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거나 바라는 것은 마을을 위해 꾸준히 하는 것을 하고 싶다, 단합대회나 송년회를 가져서 모임을 활성화 해야 한다, 마을에서는 주민참여가 가장 중요하다, 주민참여를 이끌어가는 공부를 하고 싶다, 학습소모임을 활성화 해야 한다, 강의로만 끝나는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마을일을 하려면 나부터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마을수업이 통째로 다 나와서 너무 좋았다, 내년에도 이런 수업을 또 반복적으로 지속적으로 받고 싶다, 강의를 듣는 수준을 달리 했으면 좋겠다 등 여러 의견들이 나왔다.
모두들 그동안 1,2,3,4강 듣느라 수고하셨고, 다음 주는 실천워크숍으로 이 호 선생님의 진행으로 마지막 워크숍을 갖고 수료식이 진행되며 제2기 주민자치인인문대학 5강을 끝으로 마치게 된다. 간단한 간식도 마련했으니 맛있는 음식도 같이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내용 정리 : 한오봉 연구지원팀
사진 : 이광민 사업지원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