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6차 마을집담회 모떠꿈, ‘마을의 청년, 청년의 마을’이 2019년 12월 20일(금), 미추홀구의 마을과 청년의 공유공간 오카페에서 열렸습니다. 이날은 20대부터 60대 까지 다양한 세대를 살아가는 21명의 청/장년이 함께 모여 마을의 청년으로 부터의 이야기와 마을에서 바라보는 청년에 대한 이야기를 두루 나누어 보았습니다. 어떤 분위기였을지, 어떤 말이 오갔을지 많이 궁금하시지요? 이날의 풍경을 차츰차츰 말씀 드릴게요.
우선 첫 번째 이야기손님으로 오신 인천 나눔의집 허선희 선생님께서 지역의 청년들과 함께 한 공동체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주셨어요. 직장을 다니고 있는 청년부터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청년까지 8명 정도의 청년들과 한 해 동안 공동체 활동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아직까지 마을에 청년이 머물 자리가 없다는 것에 안타까워 하셨어요. 청년들이 마을에서 공동체적 의미를 발견하지 못하고 지극히 개인화 되어 해결하기 어려운 취업 등의 개인의 문제에만 매몰되어 있어 마을에서 청년을 발견할 수 없다고 이야기 하셨지요. 청년들이 쉬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주어지고 청년들이 서로 만나며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건 마을이어야 한다고 말씀하시기도 했지요.
다음으로 두 번째 이야기손님인 마을청년 김경남 활동가가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김경남 활동가는 도시재생지역의 마을활동가로, 마을공유공간의 매니저로 살아가고 있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으셨어요. 직장생활을 그만둔 이유, 어떤 계기로 마을을 스스로 선택하고, 공유공간을 만들고, 활동가로 살아가고 있는지 담담하게 풀어 놓으셨지요. 많은 청년들의 공감을 샀던 부분은 스트레스가 많은 직장생활을 억지스레 계속하며 이렇게 살아가는 게 과연 옳은 것인가 스스로 의문을 가진 부분이었습니다. 삶의 의미를 발견하지 못하고 쳇바퀴 굴리듯 소모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청년의 삶에 대해 많은 공감이 있었습니다.
이후 이야기 손님들에게 자유롭게 질문도 하고 참가자들 간에 하고 싶은 이야기, 말들을 교환해 가며 집담회는 점점 더 뜨겁게 달아올랐지요. 어떤 분은 우리 동네에 활동하는 청년을 발견하고 싶어 왔다 하시기도 했고, 어떤 분은 청년들이 힘든 것에 대해 큰 책임을 느낀다고도 하셨지요. 한 청년은 청년의 어려움은 일자리의 문제와 주거의 문제다라고 정리하기도 하였어요. 그리고 어떤 청년은 “청년은 청년과도 경쟁해야 하고 기성세대와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지나친 청년의 대상화가 오히려 청년과 기성세대 간의 융합을 방해한다”고 평가하며 “청년이 마을에서 발견되고, 마을이 청년에게 안전한 공간이 되게 하려면 서로 존중하는 마음과 태도가 중요하다”고도 이야기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을에서 청년이 발견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라는 질문에 “공간이 필요합니다.”, “청년이 마을에서 모일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공간을 운영하고 계기를 만들어 갈 사람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청년에게 여유가 필요합니다.”라는 이야기들이 나누어졌습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마을의 지속가능성은 어찌 보면 청년이 살아가고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를 보고 가늠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청년문제에 대한 이유야 여럿 있고, 해석 또한 여럿 있습니다. 경쟁 위주의 교육의 문제, 산업구조의 변화, 개인주의의 확산, 공동체 의식의 부재 등 많은 이야기가 두루 나오기도 합니다. 그러한 청년의 문제를 공동체적으로 풀어내는 시도가 우리의 마을에서 일어난다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기꺼이 공간을 내어주고, 모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청년의 자리를 만들어 주면서 말이지요. 그렇게 마을이 청년에게 친구가 되어준다면 우리 마을의 일상은 보다 재미있고 활력있게 변하지 않을까요?
글 사진 마을생태계담당, 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