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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기 주민자치대학_2강 ‘마을민주주의, 스위스 란츠게마인데’

작성자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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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2일(목) 오전 10시, 제 9기 주민자치대학 <자치하는 인간Ⅰ> 2강이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되었다. 30명이 참여한 가운데 ‘마을민주주의, 스위스 란츠게마인데’를 주제로직접민주주의의 요소가 제도화된 스위스 마을에 주민들의 참여가 오늘 날 우리, 그리고 마을에 어떤 시사점을 주는 지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입니다?

민주주의가 발달한 유럽에서 약 30-40년 전부터 민주주의가 위기론이 대두됐다. 지금의 대의적 민주제는 형식적, 절차적 민주제로 선거를 통해 우리가 직접 뽑은 사람이 통치하게 하는 제도다. 사람들은 이 형식적 민주주의가 질적인 민주주의로 나아가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라면 시민으로서 유일한 역할은 몇 년에 한 번씩 투표하는 것뿐이다. 이게 민주주의가 위기라고 하는 근본적인 문제다. 고대 아테네 직접민주제에서는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직접 토론하고 결정했다. 전쟁을 할 건지 말건지, 세금을 올린건지 말건지. 정치지도자 역시 선거로 뽑지 않지 않고 추첨으로 뽑았다. 시민은 누구나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전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사회에서 시민이라 함은 어려서부터 시민의 역량을 교육받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시민혁명 이후 민주주의가 부활해 대의민주제가 되는데 당시부터 많은 비판이 있었다. 철학자 장자크 루소가 대표적인 반대론자였다. 시민의 역할이 단지 선거 때 출마한 사람을 찍은 역할 밖에 못한다면 나머지 기간은 지배당하는 사람으로 살 수 밖에 없다. 그것은 노예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시간은 흘러 사람들은 생각했다. 저성장, 과학기술 문명은 발달했는데 왜 우리의 삶은 팍팍해졌는가.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기 시작했고 민주주의가 과연 좋은 정치체제인가라는 문제제기가 생겨났다.

질적민주주의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형식적 민주주의를 극복해야한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사회 미래가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되살려야할 것은 주권제민이다.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를 되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권한의 주인으로서 자기역할을 할 수 있다면 형식적 민주주의 문제가 드러나지 않을 뿐 아니라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우리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방향으로 결정할 수 있지 않겠나.

모든 것은 민주주의의 가장 근본적인 가치를 되살릴 때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거버넌스도 질적민주주의를 이야기하기 위해 나온 개념이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주민참여제도가 많이 늘어나고 활용됐다. 스위스 학자들이 1980년대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직접 결정했던 횟수와 1990년대를 비교하니 거의 2배가 늘어났다는 실증적인 결과가 있다.

브라질 조그마한 도시에서 예산을 편성하는데 주민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시행중이다. 전 세계가 환호했다. 서양은 주민투표를 활용하는데 사람들이 찾고 있었던 그런 프로그램을 브라질에서 이미 하고 있었던 것이다. 급속도로 확대되는 배경이 되었다. 가장 중요한 핵심적 가치는 권한을 배분하는 것이고 권한을 갖기 위해서는 참여해야한다.

왜 주민인가?

지방자치제의 의의는 지역정치가 형성됐다는 데 있다. 분권의 기반인 지방자치제도는 지역에서 독자적인 정치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영역이다. 우리들의 생활과 밀접한 것들을 가지고 정한다.

북핵문제와 우리집 뒤 공터에 주차장을 만드는 것 중 무엇이 더 중요한 사안일까? 당연히 북핵문제라고 꼽을 것이다. 그런데 북핵문제로 우리가 머리에 띠를 매고 광화문으로 달려가나? 하지만 내 집 뒤에 있는 공터에 구청에서 주차장을 만들려고 한다면 우리는 구청으로 달려갈 용의가 있다. 무슨 차이일까? 피부로 와 닿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다. 사람들의 참여라고 하는 게 그렇다. 당위, 명분으로 참여하는 게 아니라 우리피부에 와 닿는 절실한 문제를 지역정치가 결정한다.

지역에서부터 사람들의 직접참여가 시작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주민자치라고 한다. 그러니 마을민주주의는 자신들의 생활의 문제를 마을에서 스스로 결정하는 시스템을 말할 수 있다. 마을은 물리적 범위는 일정치 않으나 우리들의 생활을 공유하는 공동체를 형성하는 사람들이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만큼 공적인 문제로 인정되어야 한다. 마을민주주의라고 하려면 주민들이 공적으로 결정했으면 행정의 공식적인 의제로 인정되어야 한다.

마을민주주의, 스위스 란츠게마인데

정부와 칸톤(지방자치단체), 주민의 ‘수평적 구조’

스위스는 직접민주제로 표현하지 않고 참여민주주의가 잘된 나라로 표현하고 싶다.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한 나라를 실현했다기보다 직접민주주의의 요소를 제도화했다고 보는 게 맞다. 스위스는 26개 칸톤(광역자치단체) 대표자가 모여 돌아가면서 대통령이 된다. 스위스는 애초 하나의 나라가 아니라 합스부르크가로부터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동맹을 맺은 동맹국이다. 중앙정부가 없는 느슨한 연방제처럼 운영하다가 한 지역에서 카톨릭 분리주의를 내세워 큰 내전이 발생했었다. 이런 문제를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필요하다고보고 1847년 최초로 중앙정부가 생겼다. 지금도 칸톤의 권한이 매우 크다. 중앙정부의 권한은 보충성의 원리에 의해 칸톤들이 할 수 없는 것을 하는 역할만 한다. 예를 들면 헌법에 명시된 역할만 수행한다. 새로운 걸 하고 싶으면 헌법을 개정해야한다. 또한 헌법 개정이 쉽다. 10만 명이 서명하면 시민도 헌법을 개정하자고 할 수 있다. 주민발의 국민투표가 형성된다.

연방정부와 칸톤은 ‘수평적 관계’다. 서로가 서로의 필요한 것들을 할 뿐이다. 게마인데라고 하는 조그마한 지역 1,000-3,000명이 사는 곳에서 주민이 결정하면 칸톤이 개입할 수 없다. 고유한 권한이기 때문이다. 연방정부는 그 자체로 중요한 게 아니고 칸톤과 게마인데라고 지역정부에 보충성의 원리에 따른 권한만을 갖는다고 한다. 신자유주의시대에 이런 느슨한 지역자치가지고 중앙정부의 역할을 늘리자고 의견을 내는데 번번이 국민투표에서 진다. 주민들은 아직은 지역 자율권을 더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군사, 통화, 외교 등 주권관련, 에너지, 사회기반시설 등 여러 지역에 걸친 것은 중앙정부의 역할이다. 26개로 구성된 칸톤은 민족이라고 볼 수 없지만 강한 지역성으로 노동, 여성, 환경에 관해 칸톤이 가능 큰 권한을 갖는다.

칸톤과 게마인데도 세목과 세율을 결정할 수 있다. 즉 세금을 만들 수 없앨 수도 있고 독자적으로 올리거나 내릴 수도 있다. 행정적 관점에서 가장 큰 권한이다. 그리고 란츠게인데는 주민총회 같은 것인데 의회에서 중요한 걸 결정하지 않고 주민총회에서 결정한다. 스위스에서 란츠게마인데라고 하고 칸톤 단위에서는 광장에 모여 직접민주주의로 운영했다. 지금은 다 없어졌다. 의회 의원 선거도 하고 의결권도 구성되었다. 글라루스와 아펜젤, 단 2군데 남아있다. 아직도 1년에 1회 중요한 문제를 모아서 주민총회를 한다. 일상적으로 의회에서 결정한다. 게마인데는 2,700여개라고 하지만 부대사도 그 정확한 숫자를 모른다. 왜냐면 기초자치단체는 주민총회를 통해서 통합, 분리를 스스로 결정하고 칸톤이 간섭하지 못한다. 흥미로운 점은 란츠게마인데는 중요한 사안 중 4/5를 의회구성하지 않고 란츠게마인데를 통해서 중요한 문제를 결정한다. 인구수는 3,000명 이하로 우리로 따지면 한 개의 동보다 작다.

의무적 주민투표는 일정 기준이상 사업비를 사용하는 사업, 반드시 의무적으로 주민투표를 해야 한다. 그리고 각종 도로계획, 공공시설과 세금 관련 사항도 주민투표 적용대상이다. 브라운빈덴 칸톤은 칸톤 중 인구가 가장 많고 면적이 가장 큰 곳인데 이곳은 1천만 스위스 프랑(100억) 이상 지출되면 반드시 주민투표를 거쳐 승인을 받아야한다. 인천시에서 100억이상 넘는 예산을 일회적으로 지출하면 반드시 주민투표를 거쳐야한다. 매년 10억 이상 지출하는 사업 또한 주민투표를 해야 한다. 게마인데로 갈수록 금액이 기준이 적어진다. 법으로 규정되어 하지 않으면 불법이 된다. 선택적 투표는 국가기관이 결정한 것을 시민이 투표를 요구하는 것을 말한다. 조약, 법률이 그 예에 해당된다. 연방정부의 법을 바꾸는 것은 5만 명 이상의 시민이 서명하면 된다. 8개 이상 칸톤이 동의해도 가능하다. 네트워크로 형성되어 있는 국가다 보니 항상 무엇인가 결정할 때 사람 수와 칸톤의 수로 판가름을 많이 한다.

연방정부나 칸톤 의회에서 무언가 결정할 때 잘못하면 선택적 투표, 시민발의가 들어올 수 있다. 시민들의 뜻을 잘 대변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일을 할 때 시민들의 눈치를 굉장히 많이 본다. 시민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눈치를 안볼 수 없다. 실제 의회에서 통과한 법률 중에 선택적 국민 투표가 진행된 건 약 7%가량이다. 이것은 두 가지를 의미하는데 국민들이 착해서 의회를 따랐다. 혹은 의회가 무언가 결정할 때 시민들의 눈치를 많이 본다. 대부분 후자라고 말한다.

스위스 란츠게마인데가

우리 마을에 주는 시사점은?

소병순(신촌문화마을)

총회 해보면 100명 이상 모이면 싸우는 문화가 많다. 서로의 주장이 너무 강하다보니까. 스위스에서는 그런 문제를 어떻게 했나? 총회라는 방식이 좋은 것은 알지만 하는 과정에서 너무 힘이 드니까 총회를 대신할 수 있는 것들을 선택하는 것 같다.

이호(더 이음 공동대표)

요즘 강요되는 게 주민자치와 마을공동체가 하나라고 말씀드렸는데 민주시민교육을 강조한다. 시민으로서 역량을 갖추기 위한 교육과 훈련이다. 그런 것들이 결합되어야 한다. 권한을 행사하기 위해서 역량이 필요한데 이견을 조정하는 방법, 민주적으로 의사결정하고 토론하는 방법 등이 있다. 우리는 토론하는 방법을 배워본 적도 없지 않나. 회의하는 방법도 잘 모른다.

인정해야한다. 인정해야 배우고 싶다. 그러나 이것을 순서적으로 배치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시민역량이 갖춰져야 자치가 가능하다는 것은 아니다. 싸우는 과정에서도 배우기 때문이다. 기관, 행정에서는 시민교육과 자치, 마을공동체 따로 업무를 보는 칸막이가 심한데 우리 시민사회에서는 그러지 말자. 통합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유정학(용현 1·4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주민자치위원이 우리 마을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야 하는데 활동들을 보면 주민자치원이 다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구성도 아는 사람끼리 모이고 역할도 회의 참여 하는데만 역할이 한정된 것으로 보인다.

이호(더 이음 공동대표)

혁신읍면동(주민자치형공공서비스구축)계획은 자치회 뽑는 방식이 바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스스로 하고 싶은 사람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바뀔 것으로 본다. 그 제도에서도 문제가 없는 건 아니지만 전보다는 많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강수자(관리소장의 행복한 네트워크)

주민들이 즐겁게 참여하면 좋은데 참여하는 사람만 한다. 아파트 내 많은 세대에서 참여하는 사람들이 즐거워서 하는 건지, 보여주기 위해서 하는 걸까? 주민들의 참여도 사은품이라도 줘야 참여한다. 스스로 참여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게 어떻게 해야할까?

이호(더 이음 공동대표)

누군가가 나를 위해 마련하는 잔치와 내가 준비한 잔치는 굉장히 다르다. 중요한 건 보다 많은 주민이 준비할 때 같이 준비하게 할 것인가 고민하는 거다. 20여년 전에 임대아파트에 있는 복지관에 복지사가 교육프로그램을 하는데 기획하고 주민들을 모으는 방식이 아니었다. 통장님과 주민들을 모시고 어떤 교육을 어떤 강사에게 받고 싶은지 질문을 던졌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고 스스로 내가 만든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니 옆 사람 손을 잡고 오더라.

자치하는 인간은 남을 위해서 무언가 하거나 남이 해놓은 것을 얻는 사람이 아니다. 같이 만들어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 혼자 잘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더불어 같은 길을 함께 가는 사람들을 만들어나 가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3강은 4월 19일(목) 오전 10시, <아파트공동체와 자치, 석관동 두산아파트>를 주제로 심재철(석관두산아파트 前 입대위회장) 이야기 손님과 제물포스마트타운 7층,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한다.

글 교육담당 / 사진 홍보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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