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5차 마을집담회 ‘청년, 공모사업 필요한가?’
마을 공론의 장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대화를 통해
‘마을에 어떤 이벤트가 필요한지 질문하고 마을이 결정하는’
구조에서 ‘이벤트가 되는 공모사업’이어야 해
10월 18일(화)오후5시, 남구 숭의동 평화시장 내 갤러리 카페 비앙에서, 2016 5차 마을집담회가 열렸다.
‘청년, 공모사업 필요한가?’ 주제로 진행된 이날 컨설팅에는, 남구, 서구, 강화, 동구, 남동구 지역의 청년 활동가 및 주제에 관심 있는 마을활동가 등 15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는데, 강화도 산마을고등학교에서 ‘학생생활협동조합‘을 만들어 활동 중인 학생 2명이 이야기의 장에 참석해 주제에 관한 관심이 남달랐음을 확인했다.
산마을고등학교 3학년 허예린 학생은 “평소 대안사회에 관해 관심이 많아 학교생활협동조합을 만들어 활동을 해오고 있는 중이고요. 내년 2월 학교 졸업을 앞두고 ‘졸업 이후에 무얼 하지?’에 관한 고민이 많아 참석하게 되었어요.”
참여자들은 자기소개를 통해 단위별 활동을 소개하고 주제에 관한 각 자의 고민과 의견을 이야기 했고, 주제를 제안한 <갤러리 카페 비앙>의 김경남 실장으로부터 ‘청년, 공모사업 필요한가?’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 손님으로 참여한 라정민 활동가(서구 청소년인문학도서관 느루 청년활동가)로부터 ‘청년, 마을, 공모사업’에 관해 서구 지역에서의 활동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을 들었다.
김경남 실장은 “공모사업, 결론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공모사업에만 의존하는 사례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입니다. 공모사업이 꼭 필요한 단위에서는 공공의 목적으로 잘 활용하면 되는데 이 부분에 관해 사전에 반드시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면서 “평화시장의 사례가 외부에 알려진 대로 주목을 받게 되고 실상은 보여드릴 내용이 없는 현실에서 사례를 찾아오는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면서 ‘어떻게 내 생각을 이해시킬까?’에 관한 고민을 설명했다.
이야기손님 라정민 활동가는 “청년의 문제는 결국 네트워크가 없기 때문에 힘들다”고 설명하면서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해결해야 하는 풍토가 청년들을 지치게 하는 현실에서 ‘마을은 청년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청년은 마을을 돌아볼 생각이 있는가?’ 질문을 통해 일상에서 기초적인 형태의 민주주의가 일어나야 하며, 마을 공론의 장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대화를 통해 ‘마을에 어떤 이벤트가 필요한지 질문하고 마을이 결정하는’ 구조에서 ‘이벤트가 되는 공모사업’이어야 함을 제안하면서, 사례로 지역 주민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청소년인문학도서관 느루의 설립 과정을 설명했다.
“청소년이 많은 환경 속에서 청소년 도서관의 필요성 고민을 시작한 주민들로부터 출발해서 도서관의 주인이 될 청소년들이 공간을 디자인하고, 주민들이 참여해 도서관을 만들어 갔기 때문에 운영에 관한 독립성과 자율성이 보장이 되었다.” 소개하면서
“행정의 예산지원이 없었기에 행정의 간섭이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오히려 주민의 눈치를 보게 되어 민주적인 도서관 운영이 원활하다.” 동네에서는 청년과 마을 주민들이 둘러앉으면 “청년들이 경제적 기반이 없이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까?, ‘기본소득’에 관한 고민과 상상을 함께 하고 있다.” 면서,
고민을 나누는 단위가 적어도 청년 당사자가 아닌 주민과 함께하는 풍토가 마련되기까지 10여 년이 넘는 세월동안 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선배 주민들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고, 그래서 청소년 인문학도서관 느루의 슬로건은 ‘더디 가더라도 함께’라고 소개했다.
강화군에서 <청풍상회>를 통해 피자를 구우면서 개인적으로는 음악활동을 하고 있는 신희승 활동가는 “공모사업에 별 영향이 없이 살고 있다. 그보다는 청년들이 가치의 전달을 점검하면서 자기세계에 갇히지 말고 다양한 지역이나 사례에 대해 알아보고 관대해질 필요가 있다.” 면서 솔직한 표현이 마을과 지역사회에서 청년으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고 있는 경험을 소개했다.
남동구 정윤호 대표(사회적기업 협동조합 ‘꿈꾸는 문화놀이터 뜻’)는 협동조합 4년차로서 ‘마을축제’를 기획해 남동구 내에서 축제전문 협동조합으로서 성장하고 있는 사례를 설명하면서 “4년간 지속적인 축제 운영을 통해 남동구의 축제모델로 선정이 되어 올해는 19개 동 가운데 12개 동 축제를 맡아 운영하면서 행정과는 친구 관계가 되었고 청년을 바라보는 마을 주민들의 시선도 많이 바뀌어서 다양한 곳에서 러브콜이 들어오고 있다.”
“축제의 출발은 인천문화재단에서 공모한 시민문화 활동지원 사업으로 시작해 지속하고 있고 공모사업이 한 축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어 진행 중이며 과제가 있다면 사람과 관계망을 어떻게 성장시키고 만들어 나갈까?”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구에서 활동 중인 백지훤 대표(거리울림 대표, 공유공간 팩토리얼)는 “1)공모사업을 진행하면서 겪는 어려움 중 하나가 대상층(주민)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사업 운영에 집중하는 청년들의 발상도 문제가 될 수 있고, 2)경제적 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소득과 일자리 창출도 만들어 내야 하는 현실이 반복되어 일의 강도는 높아지고 과부하가 생겨 구성원들 간의 내분이 발생하기도 하고, 3)사업 성격 상 연단위로 평가되기 어려운 사업들도 있는데 행정 관리감독 체계의 지원사업도 한계가 있다.” 면서
청년들 간의 ‘적대감 없는 교류의 필요성’과 ‘관계망=네트워크’가 필요함을 설명했다.
김용구 센터장(남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은 “중․고등학교 협동조합의 사례로는 산마을공동학교 협동조합이 유일한 사례다” 설명하면서 공모사업이 좋은가 나쁜가를 떠나서 필요에 의해 참여할 지 여부를 결정하면 될 문제이고 현재 운영되고 있는 공모사업의 한계가 포괄사업인 점과 복잡한 정산 절차 등의 제도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과제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혜경 센터장(인천광역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센터)은 “사람에 대한 집중과 신뢰가 무너져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많습니다. 행정과 청년, 행정과 예술, 마을과 청년, 마을과 행정의 ‘관계’라는 것이 결국에는 사람이 하는 것인데도 서로에 대한 신뢰와 인정을 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청년, 마을, 공모사업을 연결할 수 있는 ‘고리’가 필요합니다. 특히 청년들이 자립이 힘든 상황에서 ‘공공성’을 토대로 ‘지원을 하되 간섭하지 않는’ 보충성의 원리가 필요합니다. 이 부분에 대한 끊임없는 문제제기와 정책화 시켜나갈 수 있는 동력이 필요합니다.”, “향후 이런 공론의 장이 일상적으로 열려 네트워크의 장이 연결되도록 지원센터에서도 준비해보겠다.”고 설명했다.
‘청년, 공모사업 필요한가?’ 주제에 관한 참여자들의 답은 ‘공모사업 필요하다’ 였으나 사업에 참여하기 전 사전 교육이나 사업 대상층에 대한 사전 학습, 공모사업이 필요할 때 해야 한다 등의 선행 과제가 수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한 이번 컨설팅을 계기로 지역 단위별 활동을 공유하고 일상적인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점을 공동으로 인식하는 자리가 되었으며 향후 지역을 순회하면서 집담회를 개최하기로 하고 공론의 장을 통해 함께 논의하고 정책화 방안 마련 등을 진행시켜 나가기로 하고 4시간의 이야기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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