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의 역할은 뭘까요? “지켜보는 일을 하면 돼요. 필요할 때 도와주면 되고요.”
“누구에게나 기회를 주고 함께 기다려 주는 것도 필요하고요.”
4월 9일(월)오전 10시, 마을활동가 양성 4차 과정에서는 ‘마을공동체 활동 선배’ 임현진 관장(돌멩이국 도서관)의 활동 이야기를 듣고 각 마을현장에서의 고민과 해결방법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2000년 서울 왕십리. 아이를 데리고 작은 도서관을 찾게 되면서 시작한 임현진 관장의 마을 활동이 2018년 올해로 만 18년이 되었다. 2005년 부평으로 이사 오면서 작은 도서관을 매개로 한 마을활동이 이어졌고 군․구를 넘나들기도 하면서 현재는 계양구 작전동 작전시장 내 상가 지하 건물에 ‘돌멩이국 도서관’을 열어놓고 시장 상인, 동네 주민과 함께 재미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과 공간을 새로 만나면서 늘 마을활동 초보라는 생각을 하고 있고 그 때마다 정체성에 대한 정리를 새로 하는 계기가 되었다.
“엄마는 왜 그 일을 열심히 해?” 그래서 생각해 보았어요.
남이 차려놓은 밥상보다는 스스로 차린 밥상이 좋았고
‘나’로 살면서 하고 싶은 재미난 활동들을 하는 것이 즐거웠어요.
무엇보다 ‘끊임없이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좋았고 고마웠고요.’
“마을활동 선배가 되면서 몇 가지 원칙을 생각하고 지켜나가는 중입니다. ‘이전의 경험으로 지금과 앞으로의 마을활동을 미리 판단하고, 독단으로 결정하지 말자.’, ‘마을활동가 누구든 사업이나 활동을 주관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함께 기다려주자.’, ‘마을활동가의 개인적 사정이나 환경적 상황에 따른 활동 중지를 받아들이자.’
어려움은 매번 겪고 있어요. 왜 이웃은 도서관에 오지 않는 걸까? 활동 초창기에 겪었던 어려움은 현재의 활동을 이어주는데 도움이 되었고요. 주체와 객체의 분리로 인해 생긴 문제에 대한 문제해결 방법들이 나오기도 했지만 공론의 장으로 연결하기까지는 내부의 결집력이 부족해 빠져나가는 사람들이 생겨났어요.”
구성원들이 마을활동 혜택을 누리는 수혜자에서 기획자로 성장하기까지
“이 활동을 통해 내 삶이 어떻게 달라질까?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연결이 부족했고 경험이 부족해 생기는 일들을 겪으면서 도서관 운영 방식을 바꾸어 보았어요. 그림책을 할머니와 엄마들과 함께 읽고 난 후 성인책 읽기로 성장했고 ‘자기’를 발견하는 동기가 되었어요. 나는 잘 살고 있나? 우리 사회에 대한 불편함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게 되었고 필요에 의해 지원 사업을 당겨와 진행하면서 즐겁고 재미있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함께하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점차 마을활동의 혜택을 누리는 수혜자에서 기획자로 중심 이동이 가능해졌어요.”
“마을활동 왜 해야 할까? 꼭 해야 할까? 내 고민이 해결되지 않으면 매 번 참견과 브레이크를 거는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어요. “내가 해 봐서 아는데… 선배는 지켜보는 일을 하면 돼요. 필요할 때 도와주면 되고요.”
“지원센터에 고마움이 큽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손을 내밀어 주었고 스스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셨어요.” 작전동 시장으로 도서관 거점을 옮겨가면서 잘 해낼 수 있을까? 어떻게 지역과 연대할 수 있을까? 고민이 컸는데 지원센터에서 ‘마을집담회 모 떠 꿈’을 통해 공론장을 열어주었고 문제해결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
임현진 관장은 “향후에는 마을 활동(풀뿌리 활동)이 정책으로 반영되고 그 정책이 활동을 받침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면서 마을공동체 기본법(안)이 제정될 수 있도록 활동 단위에서 인식을 공유하고 법 제정을 이루어 내야 함을 강조했다.
참여자들은 선배 활동가의 이야기를 들은 후 각 마을활동 현장에서의 고민을 털어놓고 해결방법에 관해 경험을 나누었다.
마을활동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마을활동 구성원의 독특한 면모와 행동에 대한 해결방법은 뭘까?’
“회의 구조 보다는 마음과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관계의 자리를 만들어 보는 것이 좋겠다.”
‘마을활동가들도 일정 정도 활동에 대한 활동비나 인건비가 보장되어야 하지 않을까?’
“마을 활동의 경제적인 면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마을활동’이 삶의 가치와 기준이 조금은 다른 지점에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상호 생각을 나누어 보고 활동가들의 경제적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좋겠다.”
2시간 30분간 진행된 4차 과정에서는 ‘마을활동’을 하는 활동가로서의 자세와 왜 우리는 이 일을 하고 있는가? 어떻게 활동하면 좋을까? 질문을 확인하고 이야기 하는 장이 되었다. 참여자들의 공통점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 즐겁다.’, ‘내가 즐겁다 보니 힘들어도 다시 활동을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점으로 정리되었다.
‘2018 마을활동가 양성과정’은 과정마다 이론(사례)+워크숍으로 운영해 참여자들이 의견을 개진하고 문제를 발견하고 함께 해결해 나가는 방식을 통해 참여자 간의 상호 친밀감과 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마을활동가 양성 5차 과정에서는 ‘마을활동가, 행정과 어떻게 만날까’ 주제로 4월 16일(월)10시, 지원센터 교육장에 진행한다.
글 연구담당 / 사진 회계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