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석1동 주민자치위원회 학습과정을 중심으로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6월 13일 목요일 오전 10시. 간석1동 주민자치위원회와 함께 마을 공동체 대학 마지막 수업을 시작하였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수업과는 다르게 참여자들의 모습에서 뭔가 굉장히 많이 준비된 느낌을 받았다. 역시 그 느낌은 틀리지 않았다. 간석 1동 주민자치위원회 위원들은 앞선 마을 공동체 대학 공유회에서 다른 마을 공동체가 고민하는 부분을 공감하고, 박인규 교수님의 특강을 참고하여 이번 7차시 수업이 진행되기 전에 미리 한 차례 모임을 진행한 것이었다. 마을의 의제를 바탕으로 사업계획을 작성하기에는 1차시 수업으로는 진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자발적인 생각에, 참여자들은 미리 만나 의견 조율을 진행한 것이다. 마을 공동체 대학을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공동체성 회복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여겨지는데, 고민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실천을 옮기는 데 주저함이 없는 간석 1동 주민자치위원회였다. 이분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마지막 수업이 보람되게 마무리될 수 있었다.
마을상상 사업상상 “해를 품은 양지마을”
우리 마을 만들기 사업 상상
이번 수업에서는 마을 의제를 실천할 공동체의 이름과 사업명 그리고 사업 목적을 논의하였다. 간석 1동은 예로부터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는 마을이라서 양지마을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이런 마을의 역사적 키워드를 접목하여 ‘늘 푸른 양지마을 -> 숨 쉬는 양지마을 -> 해 품은 양지마을’이라는 연차별 목표를 세우고 목표에 맞는 주요 사업 내용을 구상했다. 그 과정에서 연차별 목표와 주요 사업 내용을 실행하기 위한 재원 마련에 대한 고민이 발생하였고, 그 고민에 대한 다음과 같은 아이디어가 제안되었다.
‘마을에 있는 공영주차장 관리를 구청에서 넘겨받아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운영하는 방식을 채택하여 발생하는 수익금으로 해 품은 양지마을 사업의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박인규 지도 교수님은 주민자치위원회가 공영주차장 운영을 넘겨받는다면 고려하고 책임져야 할 사항이 있다는 현실적인 조언을 해 주셨다. 우선 수익금이 발생하는 것인가에 대해 잘 계산해 봐야 할 것이고, 관리와 운영을 한다는 것은 공영주차장으로 인한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므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 상황에 대해 예상을 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마을 사업으로 진행된다면 차후 공동체 조직을 통해 마을관리 협동조합이 조성되고 마을기업으로 지원을 받아서 주민자치위원회는 관리하고 마을관리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을 추천해 주셨다. 참여자들이 간과할 수 있는 부분을 잘 짚어주셨고, 이런 논의 과정에서 이번 차시에 진행될 사업계획서 작성의 기준을 세울 수 있었다.
실행계획을 수립하면서 “마을의 자원과 융합하고 유기적 관계망이 필요함을 인식하다”
마을 공동체 사업을 장기와 중기 그리고 단기로 나누어 지금 당장 마을에서 진행될 수 있는 사업에 몰두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꽃길 만들기 사업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보았다. 꽃길 만들기 사업에는 그동안 의제 키워드로 나왔던 쓰레기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방안이 추가되었고, 꽃길을 홍보하기 위한 바자회나 축제에서 청소년과 함께 하는 무대를 제공하여 관내 학교와 소통의 장을 열어보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였다. 청소년과 함께하는 문화 축제를 진행하게 되면 차후 마을의 벽화 그리기 사업(21년)이나 에너지 자립마을 사업(22년)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하였고, 자연스럽게 청소년이 살고 싶은 마을로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했다. 이번 의제 결정 과정에서 꽃길 만들기 사업뿐만 아니라 나머지 의제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이 인지되었고, 마을 만들기 사업은 하나의 의제로 마을의 여러 자원이 융합되어 유기적으로 움직일 때 효과가 있을 것을 상상하게 된 시간이었다.
해를 품은 양지마을, 의제실현을 위해 골목대장 발굴과 지역사회의 참여 어떻게 할까?
간석 1동 마을 공동체 사업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월별로 작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1월엔 꽃길 조성 사업 대상지를 선정하고 우리 마을 골목대장을 모집하여 인적 자원을 구성하고, 2월과 3월엔 마을 만들기 공모사업에 응모하거나 마을 기금 조성을 위한 바자회를 개최하여 마을 공동체 사업을 진행할 예산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4월엔 사업 대상지 클린 사업을 진행하며 ‘늘 푸른 양지마을’ 사업 홍보에 주력하고, 5월부터 격월로 계절에 맞는 꽃을 심고, 화단을 정비하는 계획을 세웠다. 만들어 놓고 방치가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함을 공감하였고, 지속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꽃길 조성된 골목에서 꽃길 장터나 골목길 프리마켓 등을 개최하는 의견이 도출되었다. 그리고 12월엔 결산과 사업평가를 진행하고 2021년 연계사업을 구상해보는 시간을 갖기로 하였다.
연간 세부 계획을 작성하면서 꽃길 만들기 사업을 통해 만들어질 마을의 깨끗하고 온화한 분위기가 상상되었지만, 예산을 세우면서 골목길 10개에 꽃길을 만드는데 필요한 비용이 상당함을 알 수 있었다. 2020년에 꽃길 조성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재원이 당장 마련되는 것은 아니어서 꽃길 만들기 사업에 적합한 보조금 사업을 조사해 보았다. 인천시 마을공동체만들기 공모사업 중 환경개선 사업을 바탕으로 예산을 작성해 보았다. 예산 작업을 하면서 참여자들이 사업 실행에 대한 구체적인 상이 그려지셨는지 이 사업이 재미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을 말씀하셨다.
연간 세부 계획을 작성하고 예산을 세우는 작업을 거치면서 우리 마을 공동체 사업이 주민자치위원들로만 실행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므로 이 사업이 잘 진행되려면 함께 일할 사람과 조직이 누구면 좋을까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었다. 이 과정을 통해 마을 공동체 사업이 잘 실행되기 위해서는 인천시 마을 공동체 만들기 지원센터와 같은 중간지원조직과 연계되어야 하며, 간석 1동 행정복지센터의 적극적인 지원과 전문가의 자문 그리고 마을의 자생적인 시민단체, 마지막으로 새롭게 발굴된 골목대장(마을 사람들)과의 협력의 필요성을 알게 되었다.
사업계획 실행과 공동체 지속을 위해서는 충분한 숙의과정과 지속적인 모니터링 필요해요
마을 공동체 대학 과정에서 마을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까지 상상해 보는 것이 8주에 걸쳐 진행되었지만 깊이 있게 고민해 보기엔 짧은 시간이었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리고 이번 과정을 통해 수립된 사업계획이 실행을 염두에 두고 충분한 숙의 과정이 필요하며 여기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과정과 공동체 지속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글 정지선(간석1동 주민자치위원회 주강사), 사진 민혁기(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