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업데이트 : 20/06/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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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마을활동가 양성과정 3,4강

작성자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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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4일(목), 2020 마을활동가 양성과정의 문을 열었다. 20명의 참여자들과 비대면(온라인 플랫폼)으로 함께 하고 있다. 총 7회 과정으로 마을공동체 개념 이해, 자기언어(견해)갖기와 조직 운영, 마을활동가·마을공동체 사례, 지속을 위한 마을기록, 비전수립을 한다.

[3강] 공동체성이 살아있는 마을비전과 조직운영
6월 11일(목), 이영임(감골주민회 대표) 강사와 공동체 시작부터 구성원들과의 소통, 공간 운영에 관한 사례를 학습했다.

이영임(감골주민회 대표)

올해가 감골주민회로 마을활동 시작한 지 만 10년 되는 해다. 회칙을 보면서 “우리 마을공동체에 이런 게 있었어?”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다. 정관과 회칙은 주민들이 잘 보지 않는다. 그렇지만 되돌아보니 우리 활동이 나름 그 정관대로 해왔고 하고 있더라. 특히나 마을활동을 왜 하려고 하는가에 관한 부분을 잘 정리했다는 생각이 든다. 목적이 굉장히 거창한 것 같지만 실제로 마을에서 주민들과 함께 하는 활동들을 어려운 용어로 표현한거고 결국은 마을에서 사는 사람들끼리 서로 돕고 의지하면서 잘 살 것인가를 고민하고 함께 활동했다. 요즘은 10년간 무얼 해왔고 앞으로 무얼 할 것인지, 정리와 평가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도서관도움어머니회에서 감골주민회로
감골주민회에서 마을자치로!

2010년부터 감골주민회라는 이름을 붙였고 2006년부터 주민모임을 해왔다. 첫째가 초등학교 저학년, 당시 동네 아이들이 1,800명이었다. 동네 주민들이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고 있었다. 학부모로서 공교육에 대해 고민을 했고 자연스럽게 학교 도서관에 나와 같은 엄마들이 모였다. 같이 도서관 책 정리와 주변 청소도 해주고 도서 대출을 하면서 자연스레 책을 읽는 모임을 시작했다.

아이들 동화책으로 토론을 시작했는데 주인공을 바라보는 엄마들의 관점이 녹아들고 이야기를 하면서 마을에서 어떻게 아이들을 키울 것인가 고민했다. 학교 안에서 학부모가 활동을 하는데 여러모로 열악했고 때론 학교와의 관계가 평등하거나 협력적이지 못 할 때도 있다. 그럼에도 교육적으로 도서관을 거점으로 무언가 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했다.

2006년부터 시작했지만 공모사업을 하지 않았던 이유는 10명의 구성원들과 합의하는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공모사업이라는게 있는데 해볼까? 질문에 단 2명만 찬성했다. 마을활동할 때 이 부분이 중요하다. 당장 내 눈엔 공모사업이 필요하고, 혹은 어떤 활동을 했을때 우리 공동체가 성장할 기회가 보이더라도 과반수라도 합의하지 않으면 멈춘다.

2010년 공모사업으로 시작한 일은 어린이 축제였다. 다행히 학교에서 만들어졌던 이웃과의 관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거창하게 마을만들기, 지역축제 이런 것보다 ‘누구 엄마가 한다는데 봉사를 같이 하자, 가서 도와주자’라는 인식이 컸다. 첫 해 동네에 있는 가족들이 다 모인 것 같았다. 지금은 자원봉사자만 500명이 넘는다. 세월호 참사가 있던 그 해를 빼곤 내년 진행한다. 그리고 축제의 모든 식기는 집에서 가져오거나 대여해주는 등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마을에서 공간이 있다는 것

엄마들이 아이들 학교 보내고 갈 공간, 아이들은 하교 이후 편하게 놀 공간, 주민들에겐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는 공간이 필요했다. 처음에는 10평정도 공간만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했었다. 어렵사리 마련한 공간에 주민들이 2개월 동안 치우고 페인트칠하고 구성한 공간이 있었는데 약 3-4년을 알차게 썼는데 좁더라. 물론 그곳에서도 공간 운영이 쉽지는 않았다. 공사 2개월, 임대료 2개월을 까먹었다. 마을카페를 만들면 다 장사를 할 수 있는 줄 알았다. 감골주민회는 고유번호증만 있어 영업을 못하는 몰랐는데 손님들이 음료를 주문하고 카드계산을 물어 볼 때 그제서야 알았다.

처음 만들었던 그 곳은 자기들만의 공간을 원하는 청소년들이 활용한다. 지금 마을숲협동조합에는 공동부엌, 밴드실이 있다. 가치를 추구하는데 활동가, 마을사람들이 보증금을 모았고 인테리어도 주민들이 함께 했는데 협동조합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 찾아가서 도와줘서 절차를 거쳐 만들었다. 2014년 2월 협동조합을 만들었는데 1년 후에 부가세 신고 고지서, 법인세 고지서가 날아오더라. 나도 모르고 시작했고 3년을 지속하니 알겠더라.

우리는 우리 속도를 중요시 여긴다. 무언가를 막 만든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더라. 어떤 가치를 중요시 여기는가. 실무적인 게 세련되지 못했지만 서로 의심하지 않는다. 협동조합은 돈 벌려고 시작한 게 아니다. 최소한의 운영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목공방을 만들었지만 빚지지 않고 주민들이 원할 때 언제든지 쓰면서 운영할 수 있는 베이스는 협동조합이 하고 있다. 감골주민회는 그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협동조합은 감골주민회 활동이 어려워지면 운영이 어렵다. 공동체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면 찾아오는 사람 덕에 운영된다. 감골주민회는 공동체 활동이 활발하게 해서 협동조합의 수익을 낸다. 맞물려 있어서 경영의 잘잘못으로 갈등은 없다. 이제는 수익을 내고 일자리를 내야한다는 고민이 시작되긴 했다. 우리는 우리 속도대로 그 가치에 맞게 가고 있다.

장기적비전이 필요하다

축제가 필요해서 축제를 하고 카페를 만들었는데 활동들이 어째 하루살이 같더라. 올해는 뭐하지? 이런 생각 안하고 주민들이 이야기했던 것을 정리해서 할 일들을 만들어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2015년에 마을계획 시즌1이 시작했다. 그때는 다가구밀집지역의 계획이었다. 그때 한계점이 부딪혔다. 동 단위가 아니라 대표성의 문제, 공식화된 의제라는 문제에 부딪혔다. 주민참여예산에 연계도 힘들었다. 그래서 2019년도에 시즌2를 또 했다. 4년 사이의 변화는 감골주민회는 꾸준히 활동하면서 확장되고 성장했지만 여전히 주민자치회와 연계는 없었다.

그 전에는 주민자치위원회에 들어가려고 하면 일이 많아진다고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마을에서 축제하고 활동해서 성과가 쌓이는 것은 좋지만 주민자치위원으로서는 안된다고. 마을활동가는 자치위원으로 성장하는 게 힘들었다. 연배차이도 많고 섞이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 14년도에 마을축제를 주민자치위원회와 함께 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는데 주민자치위원회는 감골주민회 활동에 들러리를 서는 것 같다고 느꼈고 반대는 감골주민회는 고생은 본인들이 다 하고 자치위원들은 악수만하고 다닌다고 느꼈다. 그 갈등으로 다음 축제는 같이 할 수 없었다.

어떤 일을 같이 하고 나면 분명 잘된 부분이 있는데 평가는 힘들었고 갈등 있던 부분만 남더라. 그래서 2015년은 감골주민회가 주도한 마을계획이었다. 2017년도부터 마을자치, 주민자치 정책이 내려오면서 행정도 고민이 바뀌었다. 우리 동에 온 동장도 주민자치위원회가 자치를 잘하려면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활동가들이 주민자치위원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했고 제안했다. 고민했다. 감골주민회 일도 바쁜데 주민자치위원회 일의 절차와 문화가 마을활동가와 안 맞는 부분도 있었기 때문이다. 확장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 관계를 이어갔다. 주민자치위원으로 2017년도 1년간은 사업하자는 말 자체를 안했다. 그때는 식사를 함께 하고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관계를 잘 만들려고 노력했다.

지금은 감골주민회와 주민자치회 사업의 구분이 사라졌다. 2018년도 이후부터 안산은 주민자치회 시범이 2개동에서 시작했다. 2017년부터 분위기가 무르익어서 2018년도에 마을에 있는 직능단체, 청소년 공간, 동아리, 마을공동체가 사동주민협의회를 만들었다. 주민자치회에 준하는 기능을 했었다. 직능단체와 관계를 잘 푸는데 10년이 걸렸다. 지금 사동주민협의회 부회장으로 일하면서 회장님 보필을 할 때도 있고 대외적인 일을 하시는데 여러 도움을 드린다. 그 전에는 ‘내가 왜 그런 일을 해야 하지?’ 생각을 했었다. 그게 편해진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 분들이 하시는 맺고 있는 네트워크가 지역사회 공동체 활동의 영역을 넓혀준다. 주민자치가 안정화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2015년은 감골주민회가 주도한 특정지역의 마을계획이었다면 2019년도는 다양한 조직과 행정 결합한 마을계획이었다. 그리고 마을의제와 계획의 내용이 굉장히 성숙해졌다. 그리고 진행해가는 과정에서 협의회가 같이 한다. 마을계획 의제 중 절반은 행정과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업이 절반 정도 된다. 참여예산과 결합을 한다든지, 시 정책에 제안을 해야 한다. 감골주민회만으로는 버겁다. 일부의 의견, 마을활동가만의 의견으로 본다. 사동주민협의회 이름으로 된 마을계획은 동네에 있는 리더들이 공감하고 발언하면 파급력이 있다. 우리가 종종거리지 않아도 저변을 확대하면 좋은 조건들이 들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마을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

단순히 기능들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마을을 그리고 그 그림으로 마을 역사를 만드는 것. 좋은 프로그램의 제공이 아니라 그 프로그램의 역할은 공동체를 강화시키고 지역을 변화시키는데 있다. 그럼으로 마을활동을 하는데 수월해지고 감골주민회에서는 목공, 사동지역사, 공동부엌, 마을교사 양성과정을 함으로서 사람을 성장시킨다. 그렇게 성장한 주민들이 새로운 주민을 성장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학습이 굉장히 중요하고 그게 일자리로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골주민회는 12명의 중심활동가가 있는데 각자가 맡고 있는 일에 책임을 갖고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렇게 되는데 10년이 걸렸다. 마을활동을 계획, 기획하는 것보다 힘들었던 건 실행하는 단계에서 깨지고 빠져나간다고 생각한다. 계획대로 안되고 50% 이상씩 변경하고. 과정으로 봐야한다는 생각인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업을 하지만 그 과정에 시행착오와 실패가 있다. 그렇다면 계획대로 됐느냐 안됐느냐보다 그 과정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고 무엇이 만들어졌는지에 집중하면 성장이 있다. 사람도 마을공동체도 계획대로 다 되지 않는다. 10년의 시간 동안 큰 변화, 성장이 있었을 것 같지만 다 그렇지만은 않다.

한 명이 다섯 명 됐다가 세 명이 되기도 하고. 그런 변화의 과정이 있다. 과정이 제일 힘든 건 그것을 견디는 사람들이다. 한 활동가가 10년을 열심히 해왔는데도 불구하고 지속할까 말까를 고민하는 사람이 있고, 우리는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도 있고, 매번 행정을 만나거나 주민을 만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처럼 해야 할 때도 있다.

과정에서 사람들이 떠나고 싸우고 모함하고. 마을에 그런 사람들이 있다. 사업이 계획대로 되는 것 같고 마을의 변화도 되는 것 같지만 마을을 헤집는 사람이 조직 내에 있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생채기를 내기도 하고 자신의 모든 활동을 부정하고 나가거나 욕을 하거나. 그럼에도 원칙과 중심을 잘 지키고 살아온 게 잘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계획은 계획대로 되지 않고 모든 사람이 우리들에게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내부에도 갈등이 있어서 고민하면서 살고 있다.

마을활동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이제 시작하는 분들이 장기적으로 보면 좋겠다. 시작하는 이유가 각자 있겠지만 우리 30대때 공교육이 답답해서 시작한 게 청소년 사업으로 연결될지 몰랐다. 삶의 문제가 그렇게 바뀌면서 이제는 시니어 사업으로 연결되는 과정이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시기에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가게 되면 분명 길이 열리고 나의 삶이 나아지는 것이 보인다. 그것을 길게 보고 가면 좋겠다. 함께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공동체 내에서만의 역량만으로 마을을 변화시키는 것은 어렵다. 사람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어렸을 때 지역 어른들이 어렵고 인사만 하고 도망갔었는데 관계가 생기니 새로운 길이 열린다. 올해 감골주민회의 굵직한 사업들이 끝난다. 내년에는 굳이 공모사업을 하지 않아도 지역사회에서 판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본다. 힘들지만 선입견으로 경계 짓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관계를 맺으려고 했던 데 있다고 본다.

비전에 관한 전망과 신뢰를 갖고 가치와 선한마음으로 갔으면 좋겠다. 그 과정에서 점검은 스스로만이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관계를 계속 만들려는 노력을 했으면 한다.

[4강] 마을활동가, 나의 언어갖기와 자존감

신호승(대화의 정원 대표)강사와 활동가의 언어갖기, 갈등관리, 내면대화시스템에 관해 4강(6월 16일/화), 6강(6월 23일/화)를 함께 한다.

요즘 회복경찰활동을 하고 있다. 작년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 전면화된 사업이다. 형사사건에 고소된 사건이 있는데 그 사건을 기존대로 처벌하고 징계를 하는 대신에 대화를 통해서 당사자들이 관계를 회복하고 피해를 복구하고 행위자가 책임을 질 수 있는 공동체 중심의 정의 시스템이다. 갈등 전환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서두에 꺼내는 까닭은 우리 사회가 안 바뀐 것 같은데 굉장히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 어제 내가 살고 있는 파주에 파주경찰서 담당경찰관과 협력해서 최초로 이웃 간 묻지마 폭행사건을 알게 되었다. 담당 경찰관이 회복적대화로 해보자는 제안을 했다. 당사자 2인, 담당경찰관, 나, 공동 진행자가 대화를 나누었다. 그런데 당사자가 이야기를 잘 되었을까?

예상대로 대화가 잘 안되었다. 개인적으로 파주에서 처음 회복적경찰활동을 하니 폼 나게 화해되었으면 했었다. 이론처럼 화해도 잘 되고 그런 모습을 한편 기대했다. 결론은 검찰로 넘어간 사건이다. 경찰에서 검찰로 송치를 시킨 상태인데 회복적대화를 하면 폭행이 반의사불벌죄라 당한 사람이 처벌을 원치 않으면 그 자리에서  끝낼 수 있다. 그래서 어제 모임이 굉장히 중요했다. 어제 서로의 마음이 잘 연결되고 진심어린 사과가 일어나고 피해를 입은 사람이 이해하고 처벌을 거부했으면 경찰도 기소하지 않고 종결될 수 있었다.

그런데 피행위자가 경찰이 오라고 해서 왔다고 하더라. 나는 사과만 받는 끝이라는 하더라. 사과를 받긴 했는데 알았다고 나갔다. 취지나 목표에 전혀 다가서지 못했다. 결론적으로는. 그걸 보면서 우리가 하려고 하는 일이 어제의 경험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다. 그 둘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던 사람이다.  같은 주거 공간에는 있지만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 행위자가 처벌을 받거나 말거나 나와 관계가 없는 것이다. 만약에 두 사람이 평상시 조금이라도 안면이 있고 알았더라면 관계가 있었다면 회복적경찰과정에서 다른 결과는 없었을까? 애초에 묻지마 폭행이 있었을까?

아파트 주거 문화에서는 서로 분리되어 칸막이가 있다. 삶을 나누지 않는다. 그래서 마을활동가들이 궁극적으로 가야하는 길이라는 게 마을사람들이 서로 연계되고 서로 알게 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닐까?

우리의 일이라는 게

우리의 마을활동(일)이라는게 공공기관에 응모해서 선정되면 활동을 하는 것일까? 이 일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일까? 뜨개질, 축제 등 어떤 일을 하든지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을 알게 하는 것. 그래서 혹시라도 모를 불상사들이 발생했을 때 더 큰 피해로 발생하지 않도록 일상에서 우리의 관계 맺음을 촉진하는 사람이 마을활동가가 아닌가.

마을활동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하는 게 일상에서 사람들이 관계를 어떻게 맺을까 고민하는 것 같다. 그 형식은 다양할 수 있다. 나는 책 읽는 걸 좋아해서 같이 독서모임 꾸리고 영화보면서 이야기하는 것을 잘하는 편이다. 4-5년 해오고 있다.

여러분도 여러분이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어떻게 사람들을 연결할 건가. 그 고민을 하셔야 한다. 왜 중요하냐면 어제와 같은 사건을 미연에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사회가 공동체 붐이 일고 있는데 다시 마을이라는 키워드가 붙었다. 마을과 공동체는 어떻게 다를까?

파주, 30호 정도 시골에 살고 있다. 15년 전 이주했을 때 2가지 목적이 있었다. 당시 어린 자녀를 자연에 가깝게 키우고 싶었고 다음은 마을에 들어가서 그 공동체 안에서 살고 있었다. 아직 그 마을에 살고 있다. 그 전부터 마을공동체에서 살까? 이게 인생의 화두였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15년 마을공동체 생활은 실패했다. 그 마을에 나는 공모사업을 하진 않았고 그냥 같이 살고 싶었다. 몇몇 가구와 친하게 지냈다. 결정적으로 마을공동체 활성화시키는데 실패한 이유는 우리 마을에 내가 갔을 때 아주 조용한 마을이었다. 집 앞에 논이 펼쳐져있고 개구리 소리로 잠 못들기도 했다.

불과 10년 만에 50만평짜리 대규모 공장이 들어섰다. 집 주변  5km 반경에 약 100만평 공장이 들어섰다. 그 환경변화가 무엇을 의미하냐면 땅값이 치솟기 시작했다. 처음 그 마을에는 전통적인 마을의 모습이 살아 있었다. 외부에서 왔던 우리 가족들에게도 먹거리를 나누었다. 공장단지가 들어서면서 마을 분위기가 달라졌다. 돈이 마을에 돌기 시작하면서 갈등이 심해졌다. 그러면서 공동체가 급격히 무너졌다. 분열이 생기고 돈 문제로 살인사건도 생겼다. 황폐화되면서 그 사이에 들어온 이주민과 선주민들의 갈등도 생겼다. 그래서 마을 이장을 5년간 뽑지 못했다.

마을의 모습을 보자니 가슴이 아팠다. 마을 밖에서 주로 하던 써클, 회복적정의와 관련된 활동으로 문제를 해결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었다. 마을이장을 뽑는 회의를 하는데 난장판이었다. 회의가 안되더라. 선관위를 꾸려서 이장을 간신히 뽑았는데 민원을 넣었다.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마을활동을 한다는 게 공모사업을 수행하는 것만이 마을활동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조건하에 삶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서 그 상황에서 한 발, 한발 가느냐 못가느냐가 마을활동인 것 같다.

마을에 살고 있는 여러분들이 좋은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해체하는 곳이 생각보다 많더라. 무엇을 초점에 맞춰 마을공동체 활동을 할 것인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성과를 중심으로 활동하면 멀리가지 못할 수 있다. 길게 보고 일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관계를 어떻게 맺을 것인가. 그게 지속성을 유지한다.

내가 제안을 하거나 아이디어가 있을때 계속 상의를 해야 한다. 내가 리더니까, 주도적으로 이끌어야한다는 부담을 내려야한다. 계속 협의하고 의논하고 물론 결정적인 순간에는 리더십을 발휘하겠지만 논의를 이끌어가는 과정은 끊임없이.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것 같다. 사람의 관계는 효율성으로만 맺어지는 게 아니니까.

[이하 질문과 답]

구성원들과 어디까지 오픈해서 의견을 받아야할까?

정해져있는 건 아닌 것 같다. 어디까지 오픈해야하는 문제가 교과서에 나와 있는 것처럼, 현장에서 되지 않는다. 의견을 구하는 단계, 그것을 토대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단계, 피드백을 받는 것까지. 굉장히 맥락적이다. 그런데 기준은 자신의 직관을 믿으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어떤 걸 이야기해야하는데 오픈해야할지 말지는 내가 안다. 오픈안하면 찜찜하다. 그것을 스스로 안다. 그 직관을 믿고 오픈해라. 가급적 많이 했으면 한다. 어떤 정보를 오픈하면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거나 시간이 걸린다고 판단한다면 자기 자신을 믿고 결정을 보류해도 좋다. 무수히 많은 변수에서 믿을 사람은 우선 나 자신이다. 그리고 상의하는 게 어떨까?

서클에서는 체크아웃이라고 한다. 모둠별로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문을 닫는다는 것이다. 모임을 할 때는 여는 것과 닫는 것을 의식하는 게 중요하다. 열 때는 체크인으로 작은 어떤 시나 음악으로 열고 끝날 때는 우리가 이 모임을 통해서 배운 것이 무엇인지, 품게 된 질문, 혹은 다짐이 있는지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

오늘 만남을 통해서 내가 얻은 것, 배운 것, 질문, 다짐을 공유해보자

: 관계 촉진, 소통의 어려움을 ‘소통’으로 해결하자. 관계를 위한 시간, 나는 너와 우리가 되어 소통하자.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다. 조금을 느리게 살아야겠다. 서로간의 이해, 성과 강박으로부터 탈피, 상대를 보며 배우자. 경청하자. 마을공동체 활동을 즐기고 성장하자.

대학 다닐 때 전공이 교육학이었다. 교육학이 학교에서 배울 때는 학교 교육학이 다였다. 30년이 지난 지금 교육학의 중심축이 학교교육에서 평생교육으로 이동했다. 교육학은 더이상 학교교육만을 배우거나 가르치지 않는다. 우리가 하고 있는 마을활동은 평생교육의 한 부분일 수 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내가 같이 하고 있는 동료, 마을 구성원이 어떻게 배움을 이어가라 것인가와 깊이 관련이 있다. 살면 살수록 모르는 게 많아지는 것, 그 모르는 것을 추구해나가는 것이 인생의 의미이자 삶의 재미이다. 감각적 쾌락보다 내가 모르는 게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것,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 이런 걸 조직하면 우리 공동체 구성원들이 무엇을 배우지? 질문을 품고 있을 때 진정한 활동가이다. 그러려면 활동가 자신이 배움을 즐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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