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주 명예블로그(SNS)기자
11월 16일 인천 계산동에 있는 책방산책이라는 서점에 갔었습니다. 오늘은 책방산책에서 ‘마을이 함께 만드는 모험 놀이터’ 저자이신 김성원님의 강의가 있는 날입니다. 주택 건물 1층에 자리한 책방산책은주택가 사이에 있어서 들어가는 길이 옆집 가는 듯 편했습니다.
인상 좋으신 김성원 님은 차분하지만 강한 어조로 놀이터의 문제점과 앞으로의 대안에 대한 심도 있는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놀이터 디자이너. 적정기술 활동가. 생활기술 연구가, 공예가 등 많은 자격을 가지고 계시며 활동도 많이 하시는 분이라고 들었는데 2시간의 강의를 듣는 동안 너무도 새로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획일적인 놀이터는 아이들의 상상과 판타지를 저해하며 창의력을 키우기 힘든 단품 놀이터이다’ 너무도 당연히 생각하던 놀이터를 바꿔야한다니?
1800년대 모래 위에서 시작된 놀이터는 1차 세계대전 이후 모험 놀이터로 전쟁의 폐허가 남긴 쓰레기들을 모아놓고 부수기. 수리 등을 통한 폭력성을 치료하였고, 그 후 미국에서는 놀이터 협회가 생기면서놀이터도 산업화의 일부분이 되었다고 합니다. 안전을 위해서 플라스틱으로 똑같이 만들던 놀이터는 그동안 세월의 흐름에 따라 자연주의 놀이터, 모험 놀이터, 건축 놀이터, 예술 놀이터 등 많은 발전을 해오고 있답니다.
아이들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가며 만드는 각자의 집망치와 못을 사용하고 건축을 배우게 되는 모험 놀이터. 위험할 것 같지만 전문가들이 함께 하기에 일반놀이터보다 사고율이 훨씬 적다고 합니다.
무인도에 표류한 로빈슨 크루소를 흉내내며 창의적으로 노는 놀이터 아이들은 로빈슨 크루소에 대한 책을 보게될 것이고, 각자 무인도에서 살아나갈 방법을 생각하고 행동하게 될 것입니다.
학교 운동장도 변하고 있습니다. 초등학생들이 있는 운동장에 축구장, 농구장 등 국제규격에 맞추어 지을 필요가 있을까요? 말씀하시는 강사님의 의견에 동감이 됐습니다. 아이들에게 맞춘 규격이 더 필요한 거겠죠. 아이들에게 맞게 작아진 축구장 옆에는 야채를 키우는 밭도 있고 등반하는 언덕도 있고 멋진 예술적 놀이터도 있다면 아이들이 얼마나 즐거울까요?
아이들은 물, 흙, 불놀이를 제일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건 조작, 가변, 각자의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아이들에겐 놀이 본능보다 제작 본능이 많다고 합니다. 외국에서는 각 지역마다 다른 놀이터를 운영하며 홈페이지를 보며 놀이터 순회를 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상황에서 아주 먼 얘기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한 발을 떼고 나면 언젠가는 도착하겠지요. 그 한 발이 나라의 정책이 아닌 지역사회의 주민들의 생각 변화에서 시작한다면 얼마나 멋질까요? 정부 시책은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마을공동체가 모여 지역 단위로 콘셉트를 잡고 특화된 핵심 놀이 하나라도 바꿔가야 합니다. 우리는 놀이터가 재미없으니 돈을 내고 놀이공원을 갑니다. 놀이터는 지역공동체의 중심이 되어 주민이 주인의식을 갖고 변화되어야 합니다. 놀이터는 단지 노는 것 같지만 아이들에겐 처음으로 자기 또래들을 만나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중요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놀이터는 변해야 합니다.
작고 아담한 책방이지만 지역주민들 20명이 모여 강의를 듣고, 강의 후 질문과 답변을 들었습니다. 모두 놀이터의 심각성을 깨닫고 진지한 토론을 하였습니다. 정부에서 해주길 막연히 기다리기보다는 주민들의 생각이 바뀌고 마음이 바뀌면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더 많은 주민들이 알아야 할 너무 좋은 강의였습니다. 너무 학원 투어만 시키는 엄마들도 생각이 바뀔 수 있기를 희망해봅니다.
좋은 시간 준비해주신 책방 산책 홍지연대표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