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진희 | 마을리포터

선선한 바람과 함께 들꽃이 흩날리는 10월 첫날.

가랑비가 가을을 재촉하듯 촉촉이 대지를 적셔 활동하기 딱 좋은 날씨다. 무더운 여름이 완전히 사라졌다. 자연으로 둘러싸인 야외 어린이 활동 공간에는 2~5학년 학생 10여 명이 풍경화를 그리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 떨어진 그곳에서는 최성용 대표님이 제초작업하는 모습이 정겹다. 편안함과 따뜻함이 느껴지는 곳, 만수꿈말교육공동체에 대한 나의 첫인상은 그러했다.

만수꿈말교육공동체는 2018년도에 만수 주공 아파트 특성화, 마을 모델링 사업 등의 계기로 만들어진 청소년 마을 축제가 모체가 되었다. 돌봄 마을로서 확장한 공동체이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2019년에‘일상 전환은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했고 16개 단체가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시작했다고 한다. 돌봄 마을로서 그 역할을 강화해 나갔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절벽’이 이어지고 신입생이 없는 초등학교가 157개교라는 놀라운 국가적 위기에 있는 우리나라, 출산율이 0.72명도 옛말이 되었다. 지금은 0.67명이라고 한다.

교육개혁을 말하고는 있는데 부모 역할을 어떻게 해야 할지 무엇을 도와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과제를 풀어야 할 때이다. 부모와 함께 재미있는 공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서 누구나 꿈을 꿀 수 있는 마을을 만들고자 ‘만수 꿈꾸는 마을’이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공적 공감, 사적 공감, 환대하는 문화, 마을 변화 과정에서 교류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최성룡 대표님께 들었다. 춘천, 호반 마을공동체를 벤치마킹하여 방과 후 아이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돌봄 공간인 어린이 작업장을 여덟 명의 선생님이 돌아가면서 함께 운영한다. 맞춤형 컨설팅사업으로 공동체가 특성화 마을을 계획하고 학생 스스로가 주도하는 활동을 모색했다. 장난감 분해 놀이, 소소한 고구마 축제, 플리마켓, MBTI로 이해하는 나 찾기와 자녀 양육에 이어 어린이 작업장, 텃밭 가꾸기 등 그동안 걸어온 길이 알차다. 아름다운 꿈으로 열매 맺는 주민과 학부모가 마을 선생님이 되는 마을 학교 공동체가 행복한 공간으로 발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문제아는 없고 문제 부모만 있습니다.’라는 책 내용에 일등 부모는 자녀에게 좋고 편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부모가 아니라 편안함을 주는 부모라고 한다. 혼자 크는 내 아이를 위해 부모 역할은 물론 마을과 함께 편안함과 행복한 공간으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고 하듯.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공동과제의 해결법은 결국 마을공동체가 대안임을 다시금 깨닫는다.

만수꿈말교육공동체 배경과 목적은 1) 마을이 돌봄의 장이 되고, 마을이 배움터이며 방과 후 학교의 장이 되는 상상이 필요하다. 지역의 학교, 마을 주민들, 아이와 어른들이 연결되는 관계 중심의 배움의 장이 필요하다. 2) 아이들의 성장과 돌봄에는 부모 외에도 더 많은 어른이 필요하다. 마을 주민들이 다양한 형태의 참여를 만들어내고 관계를 엮는 과정을 통해 마을의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보호받고, 문화적 기회를 제공하며 마을 주민들 간의 협력을 통해 만수동의 마을 회복력, 교육력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3) 만수동에서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문화를 만들고 서로 배우고 성장하며 주체적인 삶을 만들어갈 수 있는 돌봄과 배움의 관계들을 실현하고자 한다. 이를 바탕으로 마을 학교에서 꿈꾸고 꿈을 이루는 공간으로 스토리를 엮어가는 이야기를 지속해서 들려주었으면 한다. 자연의 숨소리가 다시 그리워질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