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문화복덕방 – 요리사람책 장문수 쉐프 편
장문수 쉐프의 요리사람책을 펼치다
쉐프가 되는 법과 쉐프의 삶
지난 2월 23일, 오후에는 서울 여의도에 있는 힐튼 콘래드 호텔 쉐프로 일하고 있는 젊은 장문수 쉐프와 쉐프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들이 청소년인문학도서관 느루에서 요리사람책을 펼치는 시간을 가졌다.
무엇보다 젊고 패기가 있는데다 청소년들의 언어로 쉽게 접근하니 청소년들의 시선은 장문수 쉐프에게 멈춰 있었다. 그는 자기 자신을 ‘기본을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요리사’라고 칭하며 요리에 관심있는 청소년들을 향해 들뜬 마음으로 자기의 이야기를 하나씩 끄집어내기 시작했다.
▲ 사람요리책에 참가하여 장문수 쉐프 말에 경청하고 있는 학생들
그는 자기의 어린 시절부터 청소년 방황기까지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친구들과 어울리며 나름의 방황기를 거치고 나서 하고픈 걸 다 모아보니 그게 요리였다.
어려서부터 과학상자나 레고같이 조립을 하는 기술이 좋았고 미술에도 관심이 있었다.
체력은 어려서부터 아버지가 운동을 많이 시켜서 좋은 편이다.
요리에서 중요한 면이어서 지금도 감사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한국전통문화고등학교에 입학해 요리를 하며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기다리는 법을 배웠다.
계속 요리를 배우기만 하다보니 너무나 버겨워 기본으로 다시 돌아가 연습을 했다.
지금도 기본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을 지키고 사람을 좋아하는 요리사!’라는 것이 그때부터 생긴 것 같다.”
라고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신나서 이야기를 이어가는 모습이 마냥 행복해 보였다.
그는 그동안 요리를 배우기 위해 한국의 대학생활에서 호주의 유학생활, 그리고 군대입대한 얘기까지 고생하며 배운 것들을 다 털어놓으며 속 시원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요리에 관심이 많아 우송대에 면접을 봤다.
깐깐한 교수님 앞에서 떨어지겠다는 생각으로 노래를 불렀는데 그게 잘 먹혀 합격한 것 같다.
입학한 학과가 서양요리였다. 처음 서양요리를 배우고 먹어 보았을 때 감동이 없었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요리만큼은 다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노력했다.
서양요리는 육수와 소스가 매우 중한데 그 육수와 소스를 만들기 위해 아침 일찍 등교하기도 했다.
깐깐한 외국 교수님에게 남자 최초로 ‘A-‘를 받았다.
대학교 1학년 때 요리는 문화라는 사실을 알고 문화를 느끼고자 호주 르꼬르동블루에 유학을 결심했다.
호주는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조화되어 있었고 르꼬르동블루는 학비는 비쌌지만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처음엔 비행기 값만 받아서 알바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집도 전세를 내어 다시 월세를 주는 방식으로 오히려 돈을 벌었다.
입주자들에게 불만이 생길까봐 요리를 대접했다.
부모님이 반대하신 유학이었지만 너무나 학비를 내기 어려워 학비는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했다.
반대하시던 부모님도 도와주셨고, 그때 기둥뿌리가 뽑혔다고 한다.
계속 학교를 다니며 호주에서 일을 했다.
그 덕에 호주에서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었는데 군대문제도 해결되었지만 길게 보고 귀국해서 입대를 하였다.”
그리고 그는 아직 나이가 30대는 아니지만 40을 바라보며 길게 보고 있다고 했다. 요즘은 슬로우푸드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지금의 청소년들이 천천히 가지만 단호하게 갈 수 있는 시기를 보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인사를 남기고 마쳤다.
“마지막으로 나의 인생에 들어와 줘서 고맙고, 나의 책을 읽어주어서 고맙다.”
요리사람책에 참가한 청소년들은 강의가 끝나고 나서도 계속 궁금한 점을 질문하였고, 그에 대해 장문수 쉐프는 그 질문에 허심탄회하게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강의가 끝나고 나서는 참가자들이 장문수 쉐프에게 다가가 사인까지 받고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서로 전화번호까지 남겼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마음을 열어 그에게 다가가 지지를 보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청소년들이 밝게 웃는 모습을 보니 이들의 꿈이 곧 현실로 다가오기를 기대하며, 그 꿈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겼다. 느루는 이들의 꿈을 지지하고 기다려줄 것이다.
기록 : 라정민
사진 : 김희천
글 내용정리 : 한오봉 연구지원팀